3D, 대세되려면 '멀었다'

일반입력 :2011/01/22 08:22    수정: 2011/01/23 12:57

이설영 기자

가전 및 PC 시장에 '3D' 바람이 거세다. 주요업체들이 3D 관련 제품들을 속속 발표하면서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3D 제품이 '대세'로 자리잡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 2011에서는 태블릿과 함께 3D 제품이 IT 업계 주요 트렌드로 부각됐다. 지난해 개봉된 영화 '아바타'로 촉발된 3D 열풍이 가전시장에까지 불어 닥친 것.

실제 TV 시장에서 3D 제품의 인기는 날로 치솟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다나와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한 3D TV는 1년만에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당초 3D TV는 지난해 개최된 월드컵 시즌과 맞물려 판매가 늘 것으로 예상됐지만 고가였던 탓에 큰 재미를 보지 못했던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가격이 떨어지면서 판매량 점유율 기준으로 2011년 1월 현재 11.18%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액 점유율 기준으로는 20%를 넘어선 상황이다.

■3D TV '훨훨' 3D PC '잠잠'

반면 모니터 및 노트북 시장은 아직 잠잠하다. 3D 노트북은 지난해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등장했으나,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전체 시장 중 3D 노트북의 판매량 점유율은 2011년 1월 기준으로 0.94%로 1%도 채 되지 않는다. 그러나 약간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나와 측은 3D 관련 콘텐츠가 보강될 경우 하반기 즈음 3~4% 수준의 점유율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3D 모니터 시장은 더욱 불확실하다. 3D 모니터의 경우 대부분 가격이 40~50만원 수준이기 때문에 가격진입장벽이 높은 상황. 일반 모니터보다 2배 이상 비싸다. 이에 따라 판매량 점유율의 경우 전체의 0.1% 수준을 보이며, 성장세도 불분명하다.

다나와 관계자는 콘텐츠가 아직 활성화 단계가 아니라서 3D 모니터 및 노트북의 판매량이 많지 않은 것 같다면서 3D 관련 제품의 경우 아직 유통업계에서 그렇게 주목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3D 필요충분 조건…기술·가격·콘텐츠

전문가들은 3D 관련 시장이 '대세'로 자리 잡기까지 향후 2~3년 가량 소요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채기 가트너 이사는 장기적으로는 3D가 분명 대세로 자리잡을 것은 분명하다면서 그러나 현재로서는 기술, 가격, 콘텐츠 삼박자가 잘 조합되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3D 영상의 경우 현재로서는 안경을 끼고 보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TV는 물론이고 PC를 이용할 때 안경을 껴야 한다면 거추장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이채기 이사는 무안경 방식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 제조사들이 노력하고 있다면서 현재는 안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한 두시간 보면 어지럽다는 얘기들이 많다고 말했다.

지난 CES 2011에서 일본 도시바는 65인치 무안경 3D TV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도시바는 올해 안에 40인치와 50인치의 무안경 3D TV를 양산할 예정이다. 그러나 시야각이 좁아 여러명이 보기 힘들고, 누워서 보는 데에도 제약이 따른다.

업계에서는 무안경 방식의 대형 3D TV 기술이 안정적으로 발전하는 데에는 약 3~4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채기 이사는 3D용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점도 악영향으로 작용한다면서 교육 콘텐츠, 게임 등을 3D로 구현한다면 보다 넓은 사용자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도 문제다. 3D 모니터의 경우 일반 제품보다 2배 이상 비싸다. 지난해 도시바가 내놓은 20인치 무안경 3D TV 가격도 24만엔(약 325만원)에 달한다. 이보다 크기가 커질 경우 훨씬 비싸질 것이 뻔하다.

이채기 가트너 이사는 일반 제품과 완전히 똑같아질 수는 없겠지만 일반 제품 대비 약 1.5배 정도 된다면 어느 정도 수긍할만한 수준이지 않겠냐면서 기술이 발전하고, 관련 제품의 출시가 늘면 자연스레 가격이 떨어질 것이고 그 시점이 약 2~3년 후에 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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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도 부족하다. 3D 용으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제작비가 필요하다. 그러나 아직 수요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콘텐츠제작사들이 무턱대고 3D 콘텐츠를 만들기는 어렵다. 결국 제품 가격, 기술, 콘텐츠 등의 유관 산업이 발을 맞춰 함께 발전해야 한다.

이채기 이사는 결국 기술과 가격, 콘텐츠 삼박자가 잘 조합됐을 때 3D가 시장의 '대세'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그 시기를 정확히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대략 2~3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