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셧다운제, 심의 수수료 인상 등 산업 규제안에 몸살을 앓았던 게임업계가 기지개를 켤 준비를 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게임산업협회가 차기 회장직 물색에 한창이다.
게임산업협회는 지난 2004년 김범수 전 NHN글로벌 대표를 1기 회장으로 선출한 뒤 2년 임기로 회장직을 운영해왔다. 제 4기 협회장을 맡고 있는 김기영 한빛소프트 대표의 공식 임기는 주주총회가 열리는 다음달까지다.
김 회장의 후임자 후보 하마평에는 김영만 전 한빛소프트 대표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허진호 현 인터넷기업협회 회장이 올라있다.
김영만 회장은 게임 산업 최초의 산업포장 수상자로 게임업계의 듬직한 ‘맏형’으로 불린다.
김 회장은 지난 1999년 한빛소프트 설립한 후 한국e스포츠협회 초대 회장과 게임산업협회 회장 등을 역임, 2008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는 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SPC) 회장직을 맡은 바 있다.
게임업계 발전을 위해 공을 들여온 그가 사면초가에 빠진 게임업계의 구원투수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김영만 회장은 현재 한빛소프트 지분 7%를 보유, 등기 이사로 등재된 상태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국내 게임산업의 성공신화를 일궈낸 CEO로 손꼽힌다. 김 대표는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 재학시절 이찬진 드림위즈 사장과 ‘아래아한글’을 공동 개발했다. 한메소프트를 창립해 한메한글을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1997년 엔씨소프트를 설립, 지난해 6월에는 대통령직속 제2기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됐다.
김 대표에 대한 하마평이 나돌고 있는 이유는 자타공인 업계 1위 기업인 엔씨소프트의 책임론 때문이다.
게임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김택진 대표가 ‘해결사’로 나서주길 바라고 있는 것. 김 대표는 업계 대표성을 가진 협회장을 맡을 적임자라는 안팎의 평을 얻고 있다.
허진호 현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도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허 회장은 지난 1994년 아이네트 설립을 시작으로 에이아이치코리아, 아이월드네트워킹 대표이사를 거쳐 네오위즈인터넷 대표를 역임했다. 인터넷 1세대로서 IT업계 ‘선구자’로 불리기도 한다.
최근에는 소셜 게임업체 ‘크레이지 피쉬’를 창업하며 강연 등 공식석상에서 특유의 식견을 자랑해왔다. 아울러 개인 트위터를 통해 인터넷·게임 규제에 대한 목소리를 꾸준히 내왔다.
특히 업계 일각에서는 허진호 회장이 오랫동안 인기협 대표직을 수행해 책임을 다해온 것을 높이 사고 있다. 인성과 인격을 겸비한 인물로 게임업계의 대표 얼굴로 제 격이라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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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회장은 2003년 8월부터 4대~6대 인기협 회장직을 맡아왔다. 6대 회장의 임기는 올 3월까지다.
협회가 12일 개최한 이사회에 참석한 고위 관계자는 “물망에 오른 후보자들이 회장직 수락을 고사하는 등의 진통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게임업계 대표 적임자를 찾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