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제는 마니아들의 전유물이 되어버린 ‘몬스터헌터’ 시리즈가 새로 나온다고 했을 때 일반 이용자 입장인 기자에게는 그리 큰 소식은 아니었다.
캡콤의 '몬스터헌터' 시리즈는 2004년 플레이스테이션2(PS2)로 첫 선을 보인 후 총 8개의 작품으로 대를 이어갔다. PC부터 위(Wii)까지 다양한 플랫폼으로 등장, 특유의 인기를 자랑했다.
그리고 이 게임은 “시작은 미약하지만 그 끝은 창대하리”라는 말처럼 높은 판매량을 유지, 결국 캡콤의 간판 타이틀로 자리 잡았다.
원시림에서 수렵 생활을 하고 거대한 괴수를 사냥하거나 다양한 아이템을 구하는 이 게임이 이렇게 일본 내 범국민적인 타이틀로 발전될지 캡콤도 예측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이 시리즈의 최신작 ‘몬스터헌터 포터블 3rd’(이하 몬헌3)가 국내와 일본에 동시 출시됐다. 물론 한글화는 아쉽긴 하지만 동시발매라는 점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신규 수렴생활 해금! 이제 신세계로 간다
‘몬헌3’는 전작인 ‘몬스터헌터 포터블’ 시리즈의 특징을 살리면서도 한층 나아진 그래픽과 신규 무기, 다양한 괴수 추가, 난이도 하락 등으로 기존 이용자는 물론 신규 이용자들에게 어필한 노력이 보이는 타이틀이다.
이용자는 수렵 마을의 사냥꾼(헌터)가 되어 주어지는 다양한 임무를 소화하면서 강해지면 된다. 임무는 수렵과 토벌, 채집 등 여러 가지로 구성돼 있으며, 온라인 게임처럼 난이도별로 구성돼 있어 차근차근 진행할 수 있다.
눈길을 끄는 점은 게임의 핵심 요소인 괴수들의 모습. 이 게임은 단순히 괴수들의 어떤 특징만을 살린 것이 아니라 수렵 내 생태계를 그려 자연스럽게 이용자들로 하여금 액션 게임이 아닌 사냥 게임의 매력을 느끼게 한다.
괴수들은 전작에 등장한 티가렉스, 나루가크루, 리오레우스 등의 몇몇을 제외하면 변형돼 디자인되거나 새로운 형태로 등장됐다. 움직임들은 대거 달라졌기 때문에 확실히 전작보다 개선되고 발전됐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특히 괴수들은 사냥꾼을 기습하거나 일정 공격을 받으면 다른 지역으로 이탈하는 모습들을 보여준다. 그리고 여러 차례 공격을 당하면 지친 모습 등을 보여줘 기존 시리즈보다 한층 나아진 게임 환경을 이용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시리즈 특유의 패턴 공략은 더욱 섬세해졌다. 이용자들의 움직임에 다양하게 반응하는 괴수들은 전작보다 부지런하게 움직인다. 하지만 약점 자체를 노출하는 상황이 많아져서 초중반까지는 다소 쉬운 사냥이 가능하다.
이런 특징은 단순히 오래 하면 강해진다는 온라인 게임과 달리 이용자 스스로가 성장하는 형태의 재미를 안겨준다. 이용자 스스로가 도전을 느끼고 발전, 성취하는 묘미 덕분에 ‘몬스터헌터’ 시리즈는 계속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또한 이번 ‘몬헌3’는 기존보다 늘어난 12종의 무기가 존재한다. 무기 자체의 성능은 매우 큰 차이를 보이며 조합에 따라 다양한 개성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전작보다 한층 개선된 사냥 환경을 느낄 수 있다.
새로 추가된 패궁의 곡사와 슬래시 엑스는 연출이나 개성 면에서 매우 뛰어나므로 시리즈를 처음 접한 이용자나 오랜 즐긴 이용자들도 꼭 한 번은 성장 시켜봐야 한다.
■한층 쉬워진 게임성, 신구 이용자 모두 잡는다
‘몬헌3’는 Wii용으로 나온 ‘몬스터헌터 트라이’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일본풍의 온천 마을 유쿠모를 배경으로 시작되는 이 게임은 기존 시리즈들이 가졌던 반복성 콘텐츠를 줄이고 경쾌한 게임 플레이를 지향하는 요소들을 대거 도입, 누구나 쉽게 빠져들 수 있도록 했다.
우선 기존 시리즈에서 불편했던 요소인 농장 채집은 한 번에 해결되고, 농장 내에서 다수의 고기를 굽거나 동료 캐릭터 ‘아이루’를 활용해 자신의 잡무를 대신 처리할 수 있다. 덕분에 도와준다는 의미에 그친 ‘아이루’의 활용 빈도는 큰 폭으로 상승하게 됐다.
실제로 게임 내에는 농장 한구석에 마련된 훈련장을 이용해 ‘아이루’를 성장 시킬 수 있고 필요에 따라 전투의 훌륭한 구성원 역할을 할 수 있다. ‘아이루’는 싱글 플레이 시에는 최대 2마리까지, 멀티플레이에서는 1마리까지 불러낼 수 있게 했다.
개선된 요소는 갑옷 및 무기 제작에서도 엿볼 수 있다. 아이템 제작시 성능을 보여주는 페이지는 대폭 개선된 능력뿐만 아니라 장비의 기술 발동 여부까지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방어구를 미리 착용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전작에서 변화된 부분이다.
또한 온천마을을 배경으로 했기 때문에 일본 특유의 온천 문화를 게임 속에서 체험해볼 수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온천에서는 다양한 특수 효과를 느낄 수 있는 음료나 주류를 마실 수 있으며, 온천 전용 임무가 존재, 색다른 재미를 준다.
■너무 쉬워졌나? 새로운 수렵 입문용으로는 제격!
이런 특징들이 있는 ‘몬헌3’이지만 기존 이용자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럽게 느껴지는 부분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너무 낮아진 난이도는 마니아들의 도전 욕구를 저해하는 요소가 되버렸다. 개발사에서 여러 요소로 도전을 촉구하고 있지만 쉽다는 불평은 꽤나 많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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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이번 게임은 새로운 형태의 시리즈의 시작으로 보기에는 더할 것 없이 좋은 타이틀이 됐다. 그동안 ‘모르기 때문’에 ‘몬스터헌터’ 시리즈를 접하지 못한 이용자들에게 입문용 게임 역할을 확실하게 하게 됐다.
만약 말로만 ‘몬스터헌터’ 시리즈의 재미를 느낀 사람이라면 이번 신작 ‘몬헌3’을 통해 많은 일본 이용자들과 국내 이용자들이 체험한 수렵 헌팅의 묘미를 체험해보길 바란다. 특히 ‘아이루’의 매력에 흠뻑 빠져보는 것은 꼭 해봐야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