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인터넷 익스플로러(IE)가 압도적이지만 해외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위상이 많이 꺾인 상태다. 이 가운데 MS는 하반기 HTML5 표준 지원과 빨라진 속도를 앞세운 IE9 베타 버전을 공개하며 다시 브라우저 시장에 승부수를 띄워 주목된다.지난 22일 미국 씨넷 블로거 스티븐 섕클랜드는 최근 MS 행보에 대해 올해 IE9를 내놓으며 브라우저 전쟁에 복귀하면서 극적인 반전을 꾀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9월 처음 일반사용자용으로 공개된 IE9는 최신 웹 기술과 호환되며 빨라진 속도를 제공해 눈길을 끌었다.
IE9 버전은 웹용 동영상 재생과 웹기반 글꼴 표시 기능을 포함한 HTML5 표준을 지원한다. 웹문서 디자인을 위한 언어 '캐스케이딩 스타일 시트(CSS)' 3 버전을 쓸 수 있고 그림 크기를 늘이거나 줄여도 윤곽선이 부드럽게 표현되는 스케일러블 벡터 그래픽(SVG) 형식을 보여준다. 또 복잡한 자바스크립트를 사용하는 웹애플리케이션도 빠르게 실행할 수 있고 그래픽 처리 장치(GPU) 기반 하드웨어 가속 기능을 지원한다.
섕클랜드는 IE9에 대해 유연하며 세련되고 상호호환성이 뛰어난 미래형 브라우저라고 평하며 MS가 이를 통해 웹사이트와 웹애플리케이션이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추켜세웠다.
MS의 이같은 태도는 새 IE 버전을 몇 년에 한 번씩 출시하는 신형 운영체제(OS)와 함께 내놓던 과거와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현재 MS는 핵심 엔진만 업그레이드해 선보이는 IE9 개발자 프리뷰(PP) 버전을 8주에 1번씩 내놓고 있다. 최신 버전은 지난달 중순 공개된 IE9 PP7 버전이다. 현재 일반사용자를 위한 IE9는 공개 베타 버전이 유일하다. IE9 최종판은 내년 상반기 나온다.
업계는 글로벌 웹브라우저 시장에서 심각한 점유율 하락을 자각한 MS가 IE9를 통해 재기에 나섰다고 분석한다.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0월초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 발표에 따르면 세계 브라우저 시장에서 IE 점유율은 50% 밑으로 떨어졌다. 2인자 파이어폭스와 3위 크롬이 그 뒤를 꾸준히 추격해왔다.
파이어폭스 4.0 버전 역시 웹표준, 새로운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GPU 가속 등을 강조해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출시가 늦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지난주 나온 파이어폭스4 베타8 버전이 최신판이다.
연말 공개를 예고했던 최종 버전 완성이 늦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업그레이드 속도가 빠른 구글 크롬이 반사이익을 보는 모양새다. 크롬 점유율은 올하반기 거의 두달에 1%씩 성장해, 지난달 이미 시장 점유율 10%대를 바라보는 초고속 성장을 보였다.
섕클랜드는 몇 년 동안 IE의 최대 라이벌은 파이어폭스였지만 크롬이 경쟁시대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며 올해 크롬의 약진이 파이어폭스 점유율(성장)을 계속 억눌렀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구글이 크롬 브라우저와 함께 크롬 OS 기반 넷북, 크롬 웹스토어 등을 선보였음을 지적하며, 크롬OS가 기업과 일반 사용자 시장에서 얼마나 인기를 끌 것인지 짐작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웹애플리케이션 사용자 기반을 확산시키는데 기여했다고 평했다. 크롬은 드디어 지난주 개발자용 크롬10 버전을 공개해 두자릿수에 진입했으며 일반사용자를 위한 최신 정식판은 이달초 나온 '크롬 8 안정' 버전이다.
섕클랜드는 이어서 사파리 브라우저가 느리지만 꾸준히 점유율을 늘려왔다면서도 윈도용 사파리 점유율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징후는 아무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사파리는 크롬과 마찬가지로 오픈소스 엔진 '웹킷' 기반 브라우저다. 그러나 웹킷 브라우저를 통해 데스크톱 브라우저 시장에서 이득을 본 것은 크롬 뿐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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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오페라는 데스크톱 시장에서 답보 상태였지만 모바일용 브라우저 시장에서 여전히 강력해 MS입장에서는 방심할 수 없을 것으로 평가된다. 아직 윈도폰7용 IE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지원하지 못하는 HTML5 등 최신 웹기술을 쓸 수 있고 데스크톱 오페라 브라우저의 설정을 연동하는 등 개인화 기능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섕클랜드는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OS에 내장된) 기본 브라우저를 바꾸게 하긴 쉽지 않지만 오페라 최대 경쟁력은 휴대폰 시장이라며 전성기는 아니지만 여전히 거대 휴대폰 제조사인 노키아 등을 통해 오페라는 1억5천만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