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자가 로마에 간 까닭은? '어쌔신크리드 BH'

일반입력 :2010/12/24 11:49

김동현

과거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암살자의 활약을 그린 유비소프트의 ‘어쌔신크리드’(Assassin’s Creed) 시리즈는 단 두 편만으로 전 세계 이용자들을 매료 시킨 대작 타이틀이다.

국내에서도 전 시리즈가 자막 한글화돼 발매될 정도로 인기를 끈 이 게임은 고대 아랍 문화와 르네상스로 대변되는 중세 이탈리아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그래픽과 대중 속에서 암살을 성공 시킨다는 특유의 게임성으로 평론가 및 이용자들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

지난 10일 출시된 ‘어쌔신크리드 브라더후드’(Assassin’s Creed Brotherhood, 이하 브라더후드)은 이 시리즈의 최신작으로 전작 ‘어쌔신크리드2’(Assassin’s Creed2)의 연장선에 있는 게임이다.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펼쳐졌던 전작에 이어 로마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이 게임은 기존 시리즈가 가졌던 볼륨의 아쉬움을 최소화 시키면서도 전작 마지막 부분이 담고 있던 비밀에 대해 접근하고 있다.

■기본적인 구성은 전작, 볼륨은 그 이상을 자랑

브라더후드의 기본적인 게임성은 전작 ‘어쌔신크리드2’의 틀에 맞춰져 있다. 일부 암살 기술들이 더해지고, 각종 무기들이 추가돼 액션이나 볼거리가 대폭 상승했지만 게임성 자체에는 큰 변화는 없다.

오히려 게임 자체가 전작보다 쉬워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인공지능 경기병들의 반응은 여전히 좋은 편이지만 동작의 연계나 지붕 위를 달릴 때 그리고 다수의 적을 상대하는 과정도 다소 편해졌다.

움직임은 전작의 노선을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지만 좀 더 잘 짜이게 됐다는 것이다. 덕분에 전작처럼 지붕이나 틀에 맞춰 움직여야 하는 일이 줄었고 정교한 조작이 아니어도 쉽게 게임 속에서 움직일 수 있게 됐다.

새롭게 등장한 총을 비롯해 대포 등의 무기는 로마라는 시대의 변화는 물론 전투의 형태까지도 변하게 만들었다. 이용자는 양 손에 무기를 들고 싸울 수도 있으며, 컨트롤에 따라 최대 3명 이상을 한 번에 암살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외에도 독특한 무기와 새로운 암살 동작, 그리고 간편해진 인터페이스로 전작보다 게임 오버될 확률은 대폭 줄였으며, 여러 편의 기능과 각종 도전과제들이 더해져 기대 이상의 재미를 준다.

그렇다고 해서 이 게임이 전작의 확장 팩이라는 건 아니다. 이 게임의 볼륨은 기존 시리즈 모두를 합친 것처럼 방대하다. 특히 게임의 배경이 되는 로마는 엄청난 크기와 임무를 자랑한다. 세부적인 임무까지 포함하면 30시간 이상의 플레이 볼륨을 자랑한다.

이와 함께 영화와 같은 연출신과 대규모 전투신 등이 임무 도중 자주 나오기 때문에 확실히 전작보다 나아진 몰입 감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시리즈 최초로 들어간 멀티 플레이도 인상적이다. 서로를 속이고 암살하는 내용을 다룬 이 부분은 속고 속인 후에 암살한다는 점과 다수의 인원이 벌이는 눈치 싸움으로 이용자들에게 극한의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협력을 통해 임무를 손쉽게 해결하는 모드도 존재하긴 하지만 브라더후드의 멀티플레이 모드는 암살 모드가 관건이다. 정말 누가 갑자기 나를 공격할지 모른다는 생각과 수많은 사람들이 적으로 보이는 상황은 대결을 소재로 한 그 어떤 게임보다 살벌하다.

이곳에서는 15명이 넘는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해 성장 시킬 수 있으며, 레벨에 따라 장비와 무기, 외형 등을 변경할 수 있다. 물론 성장을 위해서는 살벌한 전장에서 오랜 시간 플레이를 해야 하지만 본편 못지않은 재미를 주기 때문에 꼭 한 번 이상 즐겨봐야 한다.

■완벽한 오픈 월드 게임, 무엇이 더 필요할까

새롭게 추가된 가상훈련 모드는 성과에 따라 추가 복장을 획득할 수 있으며, 의외로 손맛을 자극하는 다양한 스테이지가 존재해 조작 연습이나 싱글 플레이에 지친 이용자들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상훈련에서 획득할 수 있는 콜라보레이션 스킨인 ‘라이덴’ 복장은 게임 ‘메탈기어 솔리드’ 시리즈에서 모습을 드러낸 유명 캐릭터다. 다소 복장이 눈에 띄긴 하지만 재미 삼아 구해서 즐겨보는 것도 좋다.

물론 이런 특징들도 직접 해보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대부분의 게임 부분이 전작에서 이어지다보니 글보다는 한 번 해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실제로 즐겨본다면 글에서 느껴지는 암살자의 매력 그 이상은 아주 손쉽게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리뷰에서는 본편에 대한 스토리 부분에 대한 언급은 피할 예정이다. 이 게임 자체가 가진 이야기의 매력이 상당할 뿐만 아니라 미리 내용을 알아버리면 즐길 맛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 게임의 이야기는 탄탄하다.

그리고 이번 신작 역시 자막 한글화가 됐기 때문에 게임의 이야기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브라더후드가 신작이라서 먼저 하는 것보다 가능하면 ‘어쌔신크리드’ 시리즈 전체를 즐겨보고 해보는 것이 좋다.

본편부터 브라더후드까지 이어지는 이야기를 알고 즐기는 것과 모르고 즐기는 것은 정말 큰 차이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 겨울 확실한 재미를 책임질 브라더후드를 꼭 한 번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