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성장 동력으로 손꼽히는 콘텐츠 산업이 어느 때보다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기존 콘텐츠 산업 종사자 뿐 아니라, 하드웨어 제조사와 이동통신사까지 콘텐츠 경쟁력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정부 부처도 스마트미디어와 다매체 다채널 경쟁 시대에 대처하기 위해 연일 세미나를 마련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국내 콘텐츠 산업의 전반적인 규모와 종사자 수도 늘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콘텐츠 열풍이 애플의 ‘앱스토어’ 성공이 이끈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제대로 된 유통 생태계도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하게 호황을 맞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콘텐츠 산업 생산·수출·종사자↑
17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콘텐츠산업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3분기 이후 콘텐츠산업 생산이 주춤했지만, 지난해부터 경기 회복과 함께 상승세를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문화부 측은 “콘텐츠 생산만 지난 한 해 동안 전년 대비 3.9%가 증가했으며, 올해는 1분기 8.7%, 2분기 1.5%, 3분기 5.9%로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도 활발하다. 콘텐츠산업 관련 상장사를 중심으로 한 2010년 3분기 수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39%나 된다. 상장사 종사자 수 역시 3분기에만 3만 779명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천 256명이 늘어난 수치로 고용시장이 콘텐츠 산업 활황에 힘입어 비수기를 지난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생산과 수출이 활발해지는 이유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의 소비 증대에 따른 콘텐츠 수요 확대에 기인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IT기기 열풍 타고 콘텐츠 ‘신바람?’
아이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 소비자의 눈길을 끈 것은 단연 사용자인터페이스(UI)였다. 애플 고유의 직관적이고 단순한 UI가 만족감을 준 것이다. 하지만 아이폰을 실제로 구매한 사용자들은 애플의 가치로 사용자경험(UX)을 꼽는다.
애플이 콘텐츠를 유통하는 오픈마켓을 선점하면서,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했다는 평가다. 애플은 현재 앱스토어와 아이튠즈 스토어로 음악,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유통 플랫폼을 장악하고 있다.
애플의 사례를 통해 콘텐츠의 경쟁력을 실감한 국내 이통사와 제조사들은 콘텐츠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소 콘텐츠 전문 기업들도 IT기기 대중화 추세에 맞춤형 콘텐츠 전략을 세우며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콘텐츠 열풍에도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하다. 유통 플랫폼 구축이 미숙한 탓에 콘텐츠가 불법으로 유통되는 일이 만연하기 때문이다. 이는 또 다시 이용자들 사이에서 콘텐츠 권리 분쟁으로 번지는 등 열풍 속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통 플랫폼 구축·분쟁 해결 시급”…제도 마련 ‘속속’
한 전문가는 콘텐츠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유통 구조의 선순환 구조를 갖추는 일이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콘텐츠 혁명을 주도할 수 있었던 것은 앱스토어를 통한 유통 선순환 구조를 안착시켰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문화부의 ‘콘텐츠산업진흥법’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이달 11일부터 효력을 발휘한 이 법안은 콘텐츠 정책 총괄 기구인 콘텐츠산업진흥위원회의 설치와 유통 활성화 방안을 포함한 콘텐츠산업 진흥 기본계획의 수립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콘텐츠산업 활성화 뿐 아니라 이용자 보호에 대한 내용 또한 근거법에 명시했다. 문화부는 콘텐츠 전문 분쟁해결기구인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를 출범하고, 이용자들의 권리 구제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관계자는 “콘텐츠 산업 진흥도 필요하지만, 지속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이용자 피해를 줄이는 것이 급선무”라며 “분쟁을 위한 전문위원회 신설로 일반적인 소비자보호 뿐만 아니라 사업자 간 분쟁해결(B2B)까지 지원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