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최대 격전지인 명량해전과 한산도대첩이 펼쳐진다. 거북선·조운선·판옥선, 그 뒤로 세키부네 등 일본함선도 보인다. 이 같은 배경을 3D로 구현한 ‘충무공해상대전’은 아산시와 호서대학교 게임공학과 학생들의 협력으로 제작된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최근 특허 상표로도 등록됐다.
#무리의 학생들이 의자에 가만히 앉아 키보드 없이 컴퓨터 게임을 즐긴다. 조이스틱 없이 스키와 활쏘기를 자유자재로 하기도 한다. 얼핏 보면 이상한 이 장면은 뇌파를 이용한 게임 연구가 한창인 호서대학교 벤처동아리방의 풍경이다.
기획, 그래픽, 프로그래밍 등 각기 다른 분야를 전공하는 학생들이 함께 다양한 실험을 진행한다. 교수진들은 이러한 학생들의 연구를 전담 마킹하며, 산업체가 필요로 하는 인력을 배출하는 것을 포부로 내세운다.
전체 약 300명의 학과 학생들, 다수의 석·박사과정 학생들이 재학중인 호서대학교 게임공학과(학과장 김경식)는 게임 산업 인재 양성의 산실로 평가받는다. 게임 프로그래밍, 게임 그래픽 아트, 게임 기획의 통합형 교육 과정 운영도 전국에서 호서대가 유일하다.
호서대는 특히 벤처를 키우는 학교로 유명하다. 국내외 다양한 업체나 연구소 등과 산학 협력에 나서는 등 막강한 벤처네트워크를 자랑하며, 전국의 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창업육성자금 100억 원을 출연해 교직원과 학생의 벤처 연구를 후원하고 있다.
게임공학과의 ‘특허’ 노인용 기능성게임 연구도 이 같은 학교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가능했다. 이 연구는 노인들의 주의력이나 자기인지력을 길러주고, 근력을 키우거나 각종 신체적 증후군을 예방하는 목적의 게임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경식 학과장 교수는 “고령화 사회에 대한 해법이 바로 게임에 있다”고 자부했다.

지난해 대한민국게임인대상을 수상, 국내 기능성게임 연구의 지평을 연 인물로 잘 알려진 김 교수는 국내 대학 최초로 게임공학과를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는 “게임공학과는 교육계의 벤처나 다름없다”며 “아직 게임공학과를 생소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남아있지만, 컴퓨터공학처럼 게임공학 역시 머지않아 하나의 학문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가 이끄는 호서대 게임공학과는 우수한 인재들을 위한 사관학교를 자처하며 97년 설립 이래 놀라운 속도로 성장해왔다. ▲창업동아리 우수창업아이템 개발 지원사업 선정 ▲창의적종합설계 경진대회 교육부장관상 ▲전국학생게임공모전 대상·특별상 ▲디지털 콘텐츠 창업 경진대회 최우수상 등 그동안 거둬들인 수상실적도 만만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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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성과는 안팎으로 열심인 교수들과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냈다. 현재 9개에 달하는 게임벤처동아리에서는 정규 교육을 잇는 실습 훈련이 방학 중에도 끝없이 이뤄진다. 학생들이 합숙을 자처하며 게임 개발에 여념없는 현장, 호서대학교 게임공학과는 자타공인 ‘벤처요람’이다.
김경식 교수는 “게임은 문학과 사회, 예술과 공학이 어우러진 융합 학문”이라며 “게임 산업에 대한 척박한 인식을 개선하는 데 호서대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호서대학교는 2012년 게임공학과에서 게임학과로 명칭을 바꾸고 더 다양한 벤처 정신을 담아내는 큰 그릇으로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