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낮은 전자책은 500원에도 안팔린다"

일반입력 :2010/12/01 19:13    수정: 2010/12/02 08:31

남혜현 기자

아직까지 전자책이 활성화 됐다는 것을 체감하기 어렵다. 우선 질 좋은 콘텐츠를 전자책으로 구입하기 너무 힘들다.

지난 30일 오후 전자책 커뮤니티 이페이퍼포럼(대표 유종현)이 사용자에게 묻는 전자책 개선 방안을 주제로 진행한 세미나에선 국내 전자책의 낮은 품질과 홍보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번 행사에는 고등학교 국어교사, 서평 파워블로거, 문예창작 전공 학생, 포털사이트 e북카페 운영자 등 비교적 책을 많이 읽는 독자들이 참석했다. 또 4명중 3명은 전자책을 이용한적이 없는 '예비 소비자'였다.

■전자책, 주위에서 볼 수 없다

행사 첫 화두는 참가자들에게 실제로 전자책을 구입해 본 경험이 있는지 묻는 것이었다. 전자책 단말기와 콘텐츠를 구매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e북 카페 운영자인 이광희 씨, 단 한 명이었다.

이광희 씨는 지금은 소비자들이 실제로 전자책 자체를 볼 기회가 별로 없어 인지도와 접근성이 낮다며 아이패드가 풀려서 디바이스가 더 깔리면 전자책을 볼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현재로선 책을 많이 산다는 이들조차 접해보지 못할 정도로 전자책 시장은 활성화되지 않은 셈이다. 이광희씨는 콘텐츠 가격이나 양의 문제가 아니라 퀄리티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가격 이슈가 핵심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는 질 낮은 책이라면 1천원도, 500원도 아깝다면서 우리 카페에서도 '이걸 책이라고 파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숭실대학교 문예창작과에 재학중인 김정연씨도 무언가 끌리는 것이 있다면 마니아들은 돈을 아끼지 않는다며 다양한 필요를 만족시키면서 파이를 키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콘텐츠의 품질 향상을 요구했다.

■e북 단말기, 교육현장에 '적합'

이번 행사에선 전자책의 교육적 활용이란 주제도 다뤄졌다. 대체로 전용 단말기가 교재 부담을 줄여줄 것이란데 의견이 모아졌다. e잉크 단말기들이 6인치로 휴대가 가능하고, 흑백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텍스트 위주로 제작된 중·고등학교와 대학교재에도 어울린다는 것이었다.

청담고등학교 국어교사 강소향씨는 아이들이 쓰는 책들 중 무거운 것이 많아 하나로 합쳐서 가지고 다닐 수만 있어도 큰 도움이 된다면서 특히 근현대소설이나 문학전집 같이 두껍고 권수가 많은 작품들을 전자책에 탑재해 가지고 다닌다면 학습에 유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필 한다스'로 알려진 블로거 박지선씨 역시 아이들 교육에 필요하다면 부모 입장에선 기꺼이 장만하게 될 것이라며 디지털 카메라의 가격이 초기 100만원에서 10만원 대로 떨어지면서 부담없이 구입한 것 처럼 전자책 역시 그정도 가격이라면 충분히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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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M과 관련해서는 통합 요청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이들은 구입한 단말기를 특정 유통사에서 구입한 책에만 사용한다는 건 이해할 수가 없다.고 불평했다. 이광희씨는 유통사에선 소비자를 붙잡기 위한 방편이겠지만 시대착오적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종현 이페이퍼포럼 대표는 책을 실제로 소비하는 독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서 그것들을 전자책 관계자들을 비롯한 다수 여론에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