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가 추진하고 있는 ‘셧다운제’가 실효성이 없다는 정부기관의 첫 공식적인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1일 국회 입법조사처는 ‘이슈와 논점 159호_청소년 게임 과몰입 해소 논의와 정책적 제언’이라는 보고서에서 ▲게임 과몰입 현황 ▲게임 과몰입 해소를 위한 노력 ▲규제방향에 대한 논란 ▲입법적 제언 ▲정책적 제언 등을 골자로 이 같은 결론을 내놨다.
나채식 입법조사관은 “현재 논의되고 있는 셧다운제와 관련한 정부의 정책적인 개입이 본래 입법 목적에서 벗어난 것 같아 좀 더 객관적인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보고서 작성 배경을 밝혔다.
논란이 일고 있는 셧다운제는 자정부터 오전6시까지 게임 이용을 강제적으로 제한한다는 내용으로 여가부가 발의한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에 담겨 있다. 지난 29일에는 백희영 여가부 장관이 KBS 뉴스라인에 직접 출연해 게임 규제에 대한 입장을 다시 한번 확고히 했다.
이 보고서는 특정 시간대를 기준으로 한 게임물 이용 차단은 게임과몰입 해소라는 근본적인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미흡한 방식이라며, 셧다운제 도입 시 게임이용자의 행복추구권 및 자유권과 게임 사업자의 영업의 자유를 제약하는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게임 과몰입의 심각성과 그에 따른 사회적 문제를 고려할 때 목적의 필요성은 충족되지만, 특정 시간이라는 단선적인 기준으로만 게임 접속을 차단하는 것은 방법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아울러 보고서는 게임과몰입 여부와 상관없이 게임이용을 제한하는 것 또한 최소침해의 원칙에 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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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게임 과몰입 원인 행위 제공자로서 게임업계의 사회적 책임이 제고돼야 하고, 과몰입 전문 상담사 채용 등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업계의 자율 규제 노력과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이에 대해 신필수 게임산업협회 정책실장은 “여가부가 추진하고 있는 청소년 보호법의 취지에는 공감하나 이것이 게임 과몰입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라는 데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여가부가 다양한 연구 결과를 수렴해 강제적인 규제 도입보다 우선적으로 건강한 가정 환경을 만드는데 힘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