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조직개편 '책임소재 분명히 묻겠다'

일반입력 :2010/11/30 11:32

봉성창 기자

다음달 1일부로 단행되는 LG전자 조직 개편은 될 만한 부서는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대신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 소재는 명확히 하겠다는 구본준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이번 조직개편에 대해 LG전자 측은 ▲사업부 중심의 완결형 체제 ▲철저한 미래준비 ▲경영혁신 가속화를 통한 사업 경쟁력 강화 등 3가지 방향에 맞춰져 있다고 밝혔다.LG전자가 밝힌 사업부 중심의 완결형 체제는 조직의 의사결정은 신속하게 하되 이에 따른 결과와 책임은 분명히 물어 각 사업부 간의 경쟁의식을 고취시키기에 가장 적합한 제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이에 따라 지난 10월 1일 임명된 각 사업본부장의 권한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각 사업 본부장들은 자리를 걸고서라도 자신이 맡은 사업본부의 체질 개선을 이뤄내야 하는 책임이 주어졌다.맡은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됐다. 기존 사업본부와 연관성이 별로 높지 않은 PC사업부와 광학매체를 생산하는 DS사업부 그리고 카 사업부를 독립적인 조직으로 분리해 CEO 직속으로 둔 점이 이를 반증한다.이 가운데 PC사업부의 독립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그동안 LG전자가 PC사업 강화를 위해 TG삼보 등 매물로 나온 타 PC 업체의 인수합병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루머가 증권가를 통해 흘러 나온던 터였다. 이 가운데 PC사업부를 CEO 직속으로 개편한 것은 이러한 관측에 힘을 더하는 부분으로 해석된다.철저한 미래 준비를 위해 기존에 신성장동력으로 기대받는 각 조직들이 대거 확대 개편된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우선 컴프레서&모터 조직은 팀에서 사업부로, 솔라 생산실은 생산팀으로, 헬스케어사업실은 사업팀으로 각각 승격됐다. 아울러 LED 사업을 담당하는 라이팅 사업팀은 사업본부 직속으로 운영될 예정이다.헬스케어사업은 삼성전자 역시 일찌감치 신성장동력으로 지목하며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분야다. 최근 LG전자가 정수기 사업을 강화하며 방문판매 등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만큼 헬스케어 사업실의 팀 승격은 의미가 남다르다.이밖에 구본준 부회장은 경영 혁신 가속화를 내걸고 직접적으로 사업 전반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경영혁신부문을 신설해 품질, 식스시그마, 서비스, 구매 등을 맡겼다. 또한 글로벌마케팅담당은 글로벌마케팅부문으로 명칭이 바뀌고, LG 브랜드 제고, 해외법인 판매역량 강화, 공급망관리(SCM), 물류 등을 맡게 된다.해외 사업부의 역할과 위상도 크게 변화됐다. 지역본부를 지역대표로 이름이 바뀌면서 사업에 대한 의사결정 권한은 축소되고 본사의 중점과제 추진 및 조직관리만 맡게 된다. 이는 해외 사업에 대해 본사에서 직접 관리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또한 이를 위해 각 사업본부별로 해외 마케팅 조직이 강화될 예정이다.재계 한 관계자는 "LG전자의 이번 조직개편은 구본준 식 특유의 경영 스타일이 그대로 묻어난다"며 "이를 통해 각 사업본부 들은 보다 위기감을 가지고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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