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의 간판 IT기업 대표들이 직원의 봉급인상과 함께 고용도 유지하면서 직원들의 기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무엇보다 향상된 사업실적과 함께 높아진 직원의 경쟁력이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완전한 경기회복이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이뤄지는 이러한 현상을 한꺼플 벗겨 보면 실리콘밸리 내부의 복잡한 계산이 깔려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임금인상 도미노의 배경에는 기살리기를 통한 기업실적 향상과 아울러 유능한 직원을 경쟁사에 빼앗기기 않으려는 줄다리기도 함께 숨어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무선 및 모바일단말기 전문가들이 스카웃대상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같은 우수인력 이탈방지를 위한 봉급인상 기업의 맨 앞줄에는 HP,인텔,구글 등 실리콘밸리에서도 가장 치열한 경쟁을 치르며 선두를 지켜야 하는 소위 ‘잘 나가는 기업’들이 포진해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등 외신은 25일(현지시간) 이같은 미 실리콘밸리 소재의 세계적 IT기업들이 직원 기살리기에 나선 소식과 그 배경을 전했다.
■HP,봉급 환원으로 ‘일석삼조’ 노려 HP는 이번 주 직원용 내부 블로그를 통해 전임 마크 허드 CEO의 명령으로 지난해 2월부터 삭감됐던 전직원의 기본급을 원래대로 되돌려 지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구글이 이달초 자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10%의 임금인상을 결정했고, 인텔이 자사 직원들에게 내년초 10년내 최고의 임금인상을 실시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이후에 나온 것이다.
마크 허드 전임 CEO는 전반적인 사업비 및 비용 축소, 연구개발(R&D)비 삭감은 직원급여지급 등에 있어서도 구두쇠로 악명이 높았던 인물이다. 지난 해 초 경기부진이 심화되면서 그는 자신의 월급부터 20% 삭감하고는 전직원을 대상으로 한 일괄적인 봉급삭감을 명했다.
HP가 삭감된 봉급을 되돌려 주기로 한 것은 어떤 면에서 보면 가장 드라마같은 반전이다. 이는 지난 9월 선임된 레오 아포테커 신임 CEO에 의한 것으로서 이 회사의 직원이 30만4천명이나 되는 점을 감안할 때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드는 조치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HP가 이번 봉급환원으로 한 분기에만 2억달러를 추가로 지불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카우프만 브로스의 쇼 우 분석가는 “HP가 더높은 마진을 보이는 사업에서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연구개발비 및 판매사원을 늘리면서 이뤄지는 이같은 임금보상책이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구글의 임금 10% 인상도 알고 보면
이 지역 최대의 IT회사들은 다른 지역에서조차도 직원들을 찾기에 혈안이 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이달 초 에릭 슈미트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사기 진작이 필요하다면서 “내년 1월부터 전직원 2만3천명에 대한 급여를 10%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구글 직원이 열심히 일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인재들이 구글에 매력을 느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페이스북같은 인터넷회사들이 등장해 구글을 포함한 기존 유명 IT기업에서 엄청나게 사람을 빼내가 충원하고 있는 와중이었다. 당연히 우수인력을 스카웃 당하지 않기 위한 조치란 분석이 나왔다.
이에 대해 구글 측은 일상적인 급여 인상이며 인력 쟁탈전 방어를 위한 인상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구글은 심지어 어떤 성향의 직원들이 주로 이직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개별 직원들의 특징 등을 이용해 만든 관련 수학적인 공식까지 시험해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졋다.
■인텔도 10년만에 대형 보너스 잔치 세계최대 반도체 회사인 인텔의 폴 오텔리니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직원들에게 내년 초 보너스기본급의 400% 이상에 달하는 보너스를 지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텔은 지난 2001년 이래 자사의 보너스는 기본급의 200% 정도에 불과해 400%와는 거리가 멀었다고 말했다. 이는 회사의 매출, 이익산출능력,그리고 다른 목표 같은 요인에 기반한 공식에 따라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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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 우 IT산업분석가는 “경제에 대한 완전회복 전망이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이는 여전히 매우 곤란한 일이다.
그는 특히 이 실리콘밸리 베이에어리어에서 괜찮은 실력을 가진 사람들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아주 치열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