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가 모바일 환경에서의 소셜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내세워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그동안 토종 포털들에 밀려 시름에 잠겼던 야후가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야후코리아는 24일 서울 삼성동 라 멘사에서 ‘소셜커뮤니케이션 데이’를 마련하고 신규 서비스 시연회를 가졌다.
이날 선보인 서비스는 야후메일 베타, 야후메신저 베타, K포스트 등이다. 야후메일은 이미 지난달부터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지난 16일부터는 야후메신저 베타 서비스가 시행 중이다. 야후는 메일, 메신저 등을 이용해 해외와의 화상통화, SMS 발송 등을 서비스를 시연했다.
김봉균 야후코리아 오디언스 이사는 인사말을 통해 “최근에는 커뮤니케이션 서비스간의 연동, 멀티 디바이스화 등 크게 두 가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메일이나 메신저는 이용자를 늘리기가 쉽지 않은데 환경이 바뀔 때마다 기회가 온다”고 말했다.
야후가 국내 포털 시장에서 검색 점유율이 2~3%대에 그치는 등 자존심이 구길 대로 구겨진 만큼, 스마트폰으로 촉발된 이번 패러다임 변화를 놓칠 수 없다는 전략이다.
■메일-메신저, SNS 연동에 ‘주력’
새롭게 내놓는 메일, 메신저의 키워드는 SNS 연동이다. 소셜펄스를 비롯해 페이스북, 트위터 등 다양한 외부 SNS와의 쌍방향 연동을 지원한다.
야후메일 이용자는 따로 로그인하지 않고도 홈 화면에서 바로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업데이트를 체크하고 공유할 수 있고, 야후 메신저에 등록된 친구들과 온라인 채팅도 가능하다.
메신저에서도 마찬가지다. MS 윈도우 라이브 친구를 추가하면 야후메신저에서 바로 라이브 채팅을 할 수 있으며 페이스북 계정을 연동해 두면 ‘페이스북 친구’ 그룹이 자동 생성돼 페이스북 친구들과도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모바일 멀티태스킹 기능을 염두에 두고 ‘로그인 상태 유지’ 기능도 도입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야후코리아 강보영 대리가 태국에 떨어져 살고 있는 부모님과의 화상통화를 시연해 눈길을 끌었다. 강 대리는 가족들과의 연락을 위해 자신이 사용해본 서비스들을 예로 들며 모바일에서의 화상통화, 해외 SMS 송수신, 지난 대화 확인 등을 시연했다.
그는 “웹보다 모바일 이용자가 늘어나는 것이 빠르다”며 “모바일에서 확보한 이용자를 PC웹으로 끌어오려고 머리를 굴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K포스트로 이슈 리딩 ‘겨냥’
또 다른 서비스 K포스트도 있다. 야후가 네이버, 다음 등에는 없는 차별화된 서비스라고 설명한 야심찬 프로젝트다.
K는 키워드로, 말 그대로 하나의 키워드에 대한 다양한 생각, 정보 등을 모아놓은 일종의 게시판 형태의 서비스다. 단순하게 말하면 검색과 커뮤니티가 결합된 형태로 ‘모든 이슈는 키워드에서 시작된다’라는 생각에서 탄생했다.
야후 오디언스 고광호 차장은 “타 포털의 검색 시스템과는 다르다”며 “기존에는 군더더기 있는 정보들이 많이 있었다면 K포스트의 경우 키워드 하나에 대한 핵심 정보들이 정갈하게 있다”고 강조했다.
K포스트 검색 방식의 예로는 지난 23일 연평도 포격사건과 관련된 ‘연평도’, ‘북한’을 들었다. 타 검색 포털에서는 북한의 수도, 인구 등 지리적 정보가 먼저 나온다. 이어 연평도 포격 관련 뉴스, 김정일 김정은 세습, 북한 붕괴 시나리오, 북한산 국립공원, 연평도 수심 등이 나오는 식이다.
반면 K포스트에서는 최근 1, 2주일 사이의 정보들을 얻을 수 있어 편의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이용자는 전사한 서정우 하사와 문병욱 일병, 연평도 포격이 생일축포?, 북한 해안포 대대의 임무, 남쪽에서 너무했던 면은 없었나, 지금 연평도의 폐허 모습 등 이용자가 알고 싶어 하는 정보들을 하나의 포스트에서 볼 수 있다.
이용 계층으로는 일반 야후 이용자뿐만 아니라 회사, 언론사, 연예기획사, 광고주, 스포츠 구단 등 다양한 이용자 풀을 들었다. ‘롯데자이언츠’, ‘삼성’, ‘이명박’ 등 키워드화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포스트 생성 대상이다.
그렇다고 해서 롯데자이언츠 포스트를 롯데 구단만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고 차장은 “이용자 누구나 포스트를 생성해 폴, 여론을 형성할 수 있다”며 “이용자들은 K포스트를 생성함으로써 이슈의 중심에 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K포스트는 페이스북, 소셜펄스와도 연동돼 다양한 소셜 활동들을 한 눈에 확인, 관리 가능하다.
■너도나도 ‘소셜’, 관건은 차별화
문제는 차별화다. 최근 대부분의 포털들이 소셜을 표방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는 만큼, 이용자의 핵심 니즈를 파악한 서비스를 내놓지 못한다면 트렌드에 묻히기 쉽기 때문. 게다가 야후의 경우 국내 시장 점유율도 높지 않은 만큼 넘어야할 산이 많다.
이에 대해 야후는 키워드 검색과 화상통화를 특징으로 내세웠다. K포스트의 경우 다방면의 토론이 이뤄지는 다음 아고라나 세부 정보가 나오는 네이트 시멘틱 검색과 달리 키워드에 특화됐다는 얘기다.
커뮤니티적 측면도 강조됐다. 키워드 하나하나에 다 운영자가 있어 포스트마다 커뮤니티가 형성된다는 것. 운영자는 해당 키워드에 합당하지 않은 내용이 있다면 통제할 수 있다. 만약 운영자가 잘못한다면 이용자들 사이에서 투표를 통해 운영자 교체도 가능하다.
야후메신저의 경우에는 화상통화다. 강 대리는 “야후처럼 화상통화를 지원하는 등 다이내믹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이 별로 없다”며 “현재 야후가 추구하는 것은 심리스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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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균 이사는 “베타서비스 중이므로 향후 개선 여지가 남아있다”며 “피드백을 보고 내년 상반기 내에 어떻게 하면 좀 더 독특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인가 고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일, 메신저, K포스트 베타 서비스는 내년 초 정식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