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를 위한 단 하나의 천국 ‘그란투리스모5’

일반입력 :2010/11/24 13:07    수정: 2010/11/24 15:20

김동현

전 세계가 기다린 단 하나의 명작 ‘그란투리스모5’(이하 그란5)가 드디어 출시됐다.

5천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면서 수많은 마니아들을 배출한 ‘그란투리스모’ 시리즈의 최신작인 이 게임은 그동안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최고가 돼 우리 곁에 돌아왔다.

리뷰 시작부터 이런 말하면 좀 그렇지만 이 게임을 놓치는 플레이스테이션3 이용자는 몇 년을 후회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유네스코에서 선정한 세계 유명 지역을 배경으로 한 70여개의 트랙과 소수만이 살 수 있는 1천여 대의 세계 명차를 마음껏 몰아볼 수 있다는 점 등 셀 수 없을 정도의 많은 매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런 대단한 걸 단돈 6만원에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 드라이버의 천국 ‘그란5’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 게임을 한 마디로 말하면 ‘드라이버의 천국’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만큼 레이싱에 대한 많은 내용을 수록하고 있다.

전작과 달라진 점을 꼽자면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상승된 그래픽과 과거의 명차부터 최신 모델, 궁극의 가상 컨셉카 등 1천여 대의 볼륨, 70여개의 트랙과 자신이 직접 트랙을 만들어낼 수 있는 코스 메이커 기능, 나만의 차량을 구해 무한에 가깝게 고칠 수 있는 튜닝 & 커스터마이즈, 전 세계 명소에서 자신의 애마를 찍을 수 있는 포토 모드, 감독 입장에서 레이스를 진행하는 B-스펙, 드라이버로 레이스에 참가하는 A-스펙, 아이 카메라를 활용한 페이스 트랙킹, 레이스 중에 날씨가 변하는 ‘다이나믹 웨더’ 기능, 3D 입체를 통해 표현되는 완벽한 가상 등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점은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던 ‘다이나믹 웨더’ 기능이다. 레이스를 즐기는 도중 시간이 지나 밤으로 변하거나 비가 내리기도 하는 등 사실적인 날씨를 경험할 수 있는 이 시스템은 그동안 레이싱 게임들이 표현하지 못했던 궁극의 사실감을 이용자에게 전달한다.

실제로 즐길 때 가장 놀란 점은 바람과 상황에 따라 비가 흘러내리는 모습까지 다르며, 차 안에 있을 때 들리는 비 내리는 소리 등은 소름끼칠 정도로 사실적이라는 점이다. 비가 그친 후 젖어 있는 노면의 작은 물보라부터 눈이 가득 쌓인 도로에 생기는 사실적인 스키드 마크, 시간이 지남에 따라 차 위에 쌓이는 눈 등은 현실 그 이상의 감동을 이용자에게 안겨준다.

날씨에 따라 주행에 영향을 받는 것은 무서울 정도다. 겨울 날씨에서는 눈이 내린 후 차량이 자주 지나가면 미끄러짐이 매우 강해지는데 스노타이어가 아닌 일반 타이어로 주행하면 차량이 360도 회전하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즉, 단순히 날씨를 반영한 것이 아니라 날씨로 생길 수 있는 모든 상황을 게임에 도입했다는 것이다.

아이 카메라의 ‘페이스 트랙킹’ 기능도 인상적이다. 이 기능은 플레이스테이션 아이 카메라가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의 얼굴을 인식해서 사용자의 시점에 따라 게임 내 시점이 변화하도록 했다. 즉, 이용자가 얼굴을 왼쪽으로 돌리면 왼쪽 차창 밖 시점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기능으로 여유 있게 차안을 볼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 주행을 하듯 주변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새롭게 추가된 코스 메이커 기능은 트랙의 제한을 없애버린 과감한 시도였다. 물론 70여개, 역대 최고의 볼륨이 들어 있는 상태이지만 이 기능 덕분에 무한에 가까운 트랙을 만날 수 있게 됐다. 재미있는 점은 트랙 제작이 매우 간편하다는 것이다.

이용자들은 트랙 테마 선택 이후 코스의 난이도부터 코너의 개수, 날씨나 환경 등 몇 가지 선택을 통해 자신만의 오리지널 코스를 만들 수 있다. 당연히 이 기능 내에는 세분화된 설정 및 시연 테스트 기능이 들어 있어서 매우 꼼꼼한 제작도 가능하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트랙은 전 세계 이용자들과 공유도 할 수 있다.

실제로 코스 제작을 해봤을 때 걸린 시간은 10분 정도. 간편한 기능들을 활용했을 때는 5분도 채 안 걸렸다. 이 기능만 잘 써도 트랙이 질리는 일은 생기지 않았다. 그만큼 이 기능은 이용자들에게 확실한 재미를 준다.

영화 같은 드라이빙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포토 모드도 인상적이다. 자신의 애마를 유네스코에서 선정한 세계 유명 지역에 놓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 모드는 볼거리와 함께 ‘그란5’의 대단함을 온몸으로 느끼게 해주는 매력적인 기능이다. 사실 레이싱에 약하더라도 이 기능 하나면 정말 오래 가지고 놀 수 있을 정도다.

이 외에도 게임 내에는 드라이버들에게 무한에 가까운 재미를 주는 그란투리스모 TV 기능을 비롯해 레이싱 및 게임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나오는 뉴스 채널, 자신이 쓰지 않는 차량을 교환하고 구매하는 딜러 기능, 진정한 드라이버가 되기 위한 라이센스 모드, 자신의 애마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줄 수 있는 튜닝 모드, 특정 목적을 달성하는 스페셜 모드 등이 존재한다.

■ 단점, 그런 것은 ‘그란5’에서 찾아볼 수 없다

오랜 개발 기간을 떠나서 ‘그란5’의 완성도는 정말 혀를 내두를 정도다. 탄탄하고, 확실한 콘텐츠에 부족함을 느낄 수 없는 게임 모드들, 그리고 무한에 가까운 메이커, 커스텀 기능까지 그야말로 완벽하다.

800여대의 스텐다드 차량들은 완벽한 외관 재현은 물론, 차량의 재원, 성능까지 확실하게 반영됐다. 이 800대의 차량만 구경하는데 에도 반나절이 소요될 정도다. 또한 200대의 프리미엄 차량은 실제 차량의 모든 면모를 완벽하게 재현해냈다. 차량의 곁 모습은 물론 계기판과 헨들, 뒷좌석, 심지어 벨트 모양까지 재현돼 볼거리 그 이상을 제공해준다.

그리고 레이싱 위주의 차량으로 구성됐던 점을 떠나 버스, 군용차, 카트 등 다양한 차량 종류를 등장, 레이싱카 위주의 타 레이싱 게임과는 완전히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이 차량들은 조작감이나 움직임이 다르기 때문에 꼭 한 번 시승을 해보길 권한다.

그리고 온라인으로 만날 수 있는 ‘그란5’의 재미 역시 만만치 않다. 그란투리스모 TV 기능을 통해 제공되는 이 부분은 이용자들의 정보 공유는 물론 커뮤니티, 차량 교환 등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다. 이 부분은 아직 콘텐츠가 많이 존재하지 않지만 정식 출시 이후에는 빠르게 콘텐츠가 쌓일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대단한 ‘그란5’에는 설치 시간이 40여 분간 소요된다는 점과 엄청나게 많은 용량을 필요로 하고, HDMI 케이블을 사용하지 않으면 느낄 수 없는 그래픽의 대단함 등 몇몇 단점이 보이지만 사실상 이걸 단점이라고 봐야할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이 게임은 대단하다.

■ 리뷰를 읽는 것보다 직접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사실 기자는 이 게임 시리즈에 대해 그리 큰 애착을 가지고 있지 않다. 레이싱 게임을 잘 모를 뿐만 아니라 정교한 시뮬레이터에는 더더욱 약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란5’만큼은 정말 대단하다고 본다. 전작보다 많은 발전이 없다는 이야기나 일부 도트가 보이는 몇몇 문제점 때문에 이 게임을 포기한다는 것은 서글픈 일 아닐까.

이 글을 보는 독자가 플레이스테이션3을 가지고 있다면 ‘그란5’는 놓쳐서는 안 될 올해 최고의 타이틀이다. 한 번 구매로 1천여 대 차량의 주인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의 유명 트랙도 돌 수 있으니깐 말이다. 하나의 완벽한 게임을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그란5’를 통해 진정한 드라이버의 천국을 경험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