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가 노트북 시장을 잠식할 것이란 관측이 있는 가운데, 국내의 경우 아이패드가 성공하려면 노트북 보급률이 더 높아져야 한다는 흥미로운 주장이 나왔다.진원지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다.
한국MS의 논리는 우리나라는 아직 아이패드가 뜰만큼, 노트북 시장이 커지지 않았다는게 골자. 한국MS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작년 하반기부터 (넷북을 비롯한) 노트북이 잘 팔리기 시작했다면서 데스크톱PC를 가진 사람이 이동성을 고려해 PC를 하나 더 구입한다고 가정했을 때 아이패드를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은 노트북을 이미 가진 사람일 것이다고 말했다.
아이패드로 대표되는 태블릿 시장이 커지려면 노트북은 좀더 보급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아이패드나 갤럭시탭같은 미디어태블릿은 서브 노트북으로 활용하기엔 기능이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콘텐츠를 소비하기에는 좋지만 생산성을 중요시 하는 업무에서는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것. 언론이나 얼리어답터 중심으로 미디어태블릿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것은 역시 노트북을 비롯한 PC라는 설명이다. 나중에는 몰라도 초반에는 태블릿과 노트북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라는 얘기로도 들린다.
그럼에도 한국MS는 아직까지 태블릿 시장에 대해 조심스런 모습. 태블릿에 대한 이른 기대를 가라앉히고 현실적으로 국내 소비자들이 무엇을 더 원하는지를 관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근욱 한국MS 컨수머&온라인 사업본부 상무는 아직까지 MS의 정책은 모바일 OS보다는 PC OS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서 태블릿을 비롯한 모바일 컴퓨팅 시장 준비는 단말기 보급에 급급하기보다는 콘텐츠 생산자나 사용자들이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에 먼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넓게보면 MS에게 태블릿은 양날의 칼이다. PC시장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MS에게 모바일 시장은 도전해야만 하는 새로운 땅이다. 아이패드나 갤럭시탭같은 미디어 태블릿 인지도가 높아질수록 모바일 컴퓨팅 시장에서 MS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최근 '태블릿PC 시장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MS 윈도 PC OS가 컴퓨팅 디바이스에서 주류가 되는 기회를 놓쳤다라며 태블릿은 MS에게 있어 컨수머 및 모바일 컴퓨팅 OS의 시장 점유율을 잃게 하는 아킬레스 건이 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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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트너는 MS가 이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선 가격 경쟁력을 갖춘 태블릿PC 보급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했다. 가트너에 따르면 애플iOS나 구글 안드로이드 같은 모바일용 운영체제(OS)를 채택한 태블릿은 '미디어 태블릿'으로, 윈도7같은 풀PC OS를 갖춘 태블릿은 '태블릿PC'로 분류된다. MS가 전체 태블릿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시장에 자리 잡으려면 가격 대비 성능을 갖춘 태블릿PC를 앞세워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전망은 윈도7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태블릿이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힘을 받는다. 휴렛팩커드(HP)가 선보인 윈도7기반 태블릿 '슬레이트'같은 경우 해외서 호평을 받고 있지만 기업을 중심으로 팔려나갔다. 국내서도 LG전자가 윈도7 기반 태블릿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출시는 되지 않았다. 경쟁사인 iOS나 안드로이드가 저변을 넓혀가고 있는 것에 비해 다소 늦은 행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