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특별취재팀> 차별화된 전략 없으면 관람객 발길 못잡아요
거대한 홍보물을 온 몸에 두르고 있는 어느 게임사 직원의 말이다. 300여개의 업체가 ‘지스타2010’에서 치열한 신작 경합을 펼치고 있다 보니, 참가사들은 선물 공세를 넘어 개성 넘치는 홍보 전략이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업체들은 쏟아진 볼거리에 분주한 관람객들이 행여나 제 부스관을 지나칠까 노심초사다. 그러다보니 스타 초청은 물론 개성을 넘은 ‘무리수’ 홍보 전략을 보이기도 했다. 게임사별로 다양한 손님 끌기 전략의 특징을 꼽아봤다.
■제발 한 번만 와주세요…‘노가다 관심유도형’
엠게임은 자사의 웹게임 '파머라마'를 소재로 웹툰을 그린 작가 이말년 씨 사인회를 알리기 위해 명동 거리 한 가운데에서나 볼 법한 홍보 전략을 택했다. 사원들이 직접 제작한 커다란 판을 목에 메고 지스타 행사장 곳곳을 누비고 있는 것.
엠게임 관계자는 “오는 손님만 맞는 것이 아니라, 발품을 팔아 엠게임 부스 알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몸은 다소 힘들지만, 관람객들의 호응에 마음은 더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눈길 끌려면 똑 소리 나게…‘똑똑한 스마트형’
한빛소프트는 직원들이 ‘QR코드’가 그려진 후드티를 입었다. QR코드는 숫자만 인식하던 기존의 바코드에서 진화한 이차원 바코드로, 동영상·주소 등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다. 한빛소프트 부스에서 도우미의 뒷모습을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한빛소프트 이벤트 페이지가 바로 연결된다.
한빛소프트 관계자는 “스마트폰을 콘트롤러로 이용하는 온라인 낚시게임 ‘그랑메르’를 선보인만큼, 이에 걸맞는 홍보전략을 세웠다”며 “부스에 온 손님들 대부분 줄을 서면서 지루해하는 대신, QR코드로 얻은 이벤트나 게임 정보를 보며 즐거워한다”고 전했다.
■무엇이든 도와드려요…‘무작정 친절형’
게임 속에서 진행을 돕는 보조 캐릭터(NPC)를 자처하며, 부스 홍보에 열을 올리는 곳도 있다.
2010대한민국게임대상에서 6관왕을 차지한 넥슨은 ‘마비노기 영웅전’을 시연하기 위해 몰려드는 방문객들을 맞기 위해 정신없다. 넥슨 관계자는 “부스가 한산할 틈 없이 관람객들로 꽉 찬다”며 “하나라도 부족함 없이 관람객들을 맞기 위해 직원들이 직접 게임 캐릭터가 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네드와 창천2로 인기몰이 중인 위메이드 부스에서도 NPC를 찾아볼 수 있다. 특이한 건 10부터 30까지 NPC들이 레벨 별로 나눠져있다는 것. 위메이드 관계자는 “레벨이 낮다고 해서 진행요원이 더 모자라게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며 “재미를 위해 한 사원이 낸 독특한 아이디어”라고 설명했다.
부스를 방문한 한 이용자는 “재밌는 설정이다. 게임을 해보려고 왔는데, 눈앞에 NPC들이 있으니 더 친근하게 느껴져 말걸기도 편하다”고 말했다.
■게임보다 스타만 보여요…'스타 의존형'
게임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스타를 활용한 부스도 많다. 네오위즈게임즈는 배우 남규리 사인회를 진행했고, 엠게임은 인기 웹툰 작가 이말년을 홍보 카드로 선택했다.
'마비노기 영웅전' 대규모 업데이트를 공개한 넥슨은 이종격투기 선수 밥샙을, X박스360 동작인식게임 '키넥트'로 부스를 꾸민 한국MS는 한류 스타 배우 장혁의 손을 잡았다. 씨드나인은 '슈퍼스타K'의 Top 4 허각, 존박, 장재인, 강승윤을 내세웠다.
한 부스의 관계자는 스타 인지도가 부스 관람객 수를 결정할 정도라며 스타의 이미지가 게임의 이미지까지 바꾸기 때문에 매우 신중하게 스타를 선택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