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온월드 4세대 MMORPG '리프트' 국내 진출 타진

일반입력 :2010/11/09 10:07    수정: 2010/11/09 10:47

김동현

타임워너(TimeWarner), NBC 유니버설(NBC UNIVERSAL), 베텔스만 유럽(BERTELSMANN) 등 3개의 미디어社와 HP, 트리니티(TRINTY) 등 5개 메이저 회사를 단 번에 사로잡은 회사가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더 놀라운 건 그 업체가 2003년 한국의 PC방 열풍과 온라인 게임 ‘리니지’를 보고 북미에서 이런 붐을 일으키고 싶다는 한결 같은 생각으로 지금까지 외길을 걸어왔다는 점이다. 바로 ‘리프트: 플레인 오브 텔라라’(Rift: Planes of Telara)로 한국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는 트라이온 월드(Trion World)가 그곳.

우리나라 돈으로 1천억 원 넘게 투자를 받으면서 북미와 유럽 내에서는 스타 개발 및 유통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트라이온 월드의 라스 버틀러 대표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첫 만남에서 “한국 온라인 게임 문화는 나를 지금까지 달려오게 만든 원동력”이었다고 추켜세웠다.

■ ‘역동적’ 한국 게임에 반한 기린아, 1천억 원을 투자 받다

라스 버틀러 대표는 2003년 한국 방문 때 접한 PC방과 온라인 게임 ‘리니지’로 인해 지금까지 온라인 외길을 걸어온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 전에는 PC 및 비디오 게임 개발 및 유통사에 있었지만 이 사건 이후로 그는 온라인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사방팔방 뛰어다니는 기린아가 됐다.

“한국 온라인 게임을 접한 이후 이 같은 열풍을 미국에서도 선보이겠다는 생각을 접을 수 없었죠. 그래서 안정적인 회사도 그만 두고 당장 ‘트라이온 월드’를 설립했습니다. 처음엔 다소 어려운 부분들이 있었지만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모으면서 회사는 금방 자리를 잡았죠”

한국 온라인 게임 시장을 벤처 마킹한 온라인 게임을 미국 내에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높게 산 것일까. 그는 게임 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안정적인 투자 환경을 이끌어냈으며, 유명 미디어 3社와 안정적인 IT기업 5社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었다. 이렇게 투자 받은 금액은 우리나라 돈으로 1천억 원이 넘는다.

“저희는 처음부터 대기업 옆에 사옥을 지어서 대기업의 문화는 물론 인재를 흡수했습니다. 대부분의 신생 기업들은 이 같은 환경을 기피하는데요. 전 오히려 좋더군요. 처음에는 레드우드 시티의 일렉트로닉아츠(EA) 건물 옆에 사옥을 올렸습니다. 그 후에는 라스베가스, 샌디에이고 등에 사옥을 올리면서 대기업 옆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투자를 받고 난 후에는 인재 모집에 돌입했다. 라스 버틀러 대표는 특이하게도 대기업 옆에 사옥을 잡았다. 대기업 그늘에 가린다는 이유로 대부분 신생 기업들이 기피하는 곳에 그는 당당하게 사옥을 올렸다. 그러자 오히려 인재가 몰렸다. 거울 효과라기보다는 이 회사가 가진 비전이 더욱 커보였기 때문이었다.

■ 'WOW'보다 멀리… 4세대 MMORPG ‘리프트’를 꺼내다

이 같은 라스 버틀러의 대단한 투자 기법 중심에는 4세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프트: 플레인 오브 텔라라’가 있었다. ‘울티마 온라인’과 ‘리니지’로 대표되는 1세대 MMORPG와 에버퀘스트로 알려진 2세대 MMORPG, 그리고 3세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잇는 ‘리프트’는 그야말로 눈에 띄는 수작이었다.

“어떤 게임이든 전 세대의 단점을 해결하고 1세대 진보하기 마련입니다. 에버 퀘스트가 그랬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그랬죠. 그 사이에 무수한 게임들도 기존 게임들의 장점을 흡수하고 단점을 제거하면서 더욱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리프트’는 전 세대의 단점을 줄이고, 최근의 기술을 더한 4세대 MMORPG입니다”

라스 버틀러 대표가 이야기한 ‘리프트’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가졌던 단점들, 고정화된 세계, 다소 낮은 그래픽, 정적이던 전투를 개선한 작품이었다. 이에 역동적인 세계관을 보여줬던 에버퀘스트의 장점을 혼합했으며, 비디오 게임과 같은 액션성까지 더했다. 단순한 혼합을 넘어 조화를 이끌어냈다.

“‘리프트’를 만들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점은 기존 게임들이 왜 성공할 수 없는지였습니다. 우리는 ‘반지의 제왕 온라인’ 개발자들도 흡수했고, 여러 MMORPG에서 경험을 쌓은 인재를 데리고 왔습니다. 이는 단순히 경험을 위한 측면이 아니라 그들이 왜 실패 사례를 이곳에서 만들지 않기 위함이었죠”

그렇게 만들어진 ‘리프트’는 싱글, 멀티부터 PvP, PvE, 그리고 종족 간의 대결과 다양한 협력 파티 플레이까지 더해져 기존 게임에서 볼 수 없던 색다른 게임성을 갖추게 됐다. 선택 가능한 2개의 종족과 행성, 그리고 나머지 6개의 행성에서 쳐들어오는 인공지능 적들은 이용자들로 하여금 한시도 멈출 수 없는 역동적인 게임 환경을 제공한다.

“이용자들에게 우리는 쉴 새 없이 반응하는 세계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어떤 계기로 인해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처럼 움직이는 세상을 말입니다. 그래서 이용자들로 구성된 2개의 행성 말고도 6개의 행성이 서로 침략하고 싸우도록 만들었죠. 물론 이용자들이 다른 행성에 침략할 수도 있습니다”

■ 3개 신작, 한국 이용자들에게 평가 받고 싶어…

다양한 특징을 가진 ‘리프트’ 말고도 트라이온 월드의 신작은 2개나 더 있었다. 한 개는 ‘커맨드&컨커’ 시리즈로 잘 알려진 웨스트우드社의 개발자들이 모여 제작 중인 MMORTS ‘앤드 오브 네이션즈’(End of Nations)와 TV쇼와 액션 온라인 게임을 결합한 ‘사이파이’(SyPy)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이 두 게임도 기대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앤드 오브 네이션즈’는 ‘스타크래프트’로 대변되는 한국 e스포츠 게임 시장에 매우 잘 어울리는 게임이죠. 선수들 스스로가 끊임없이 자신을 발전 시켜야 하고, MMO 성향이 결합돼 여러 사람들과 교류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사이파이’는 실제 방송과 게임을 결합한 형태라서 눈에 띄죠”

라스 버틀러 대표는 언급한 3개의 게임 모두 한국 이용자들의 입맛을 고려한 게임성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리프트’는 한국 이용자들의 취향을 십분 살려 간단하면서도 다양한 게임성을 느낄 수 있게 만들었으며, ‘앤드 오브 네이션즈’는 RTS에 강한 한국 이용자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여러 모드가 마련돼 있다. 또한 ‘사이파이’는 게임 내 스타가 되길 꿈꾸는 이용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독특한 게임성을 자랑한다.

“이 게임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전 세계 이용자들에게 선보이는 것이지만 그 전에 한국 이용자들의 평가를 꼭 받고 싶습니다. 한국 이용자들은 전 세계 온라인 게임 이용자들 중 단연 최고라고 할 수 있죠. 그들에게 인정받는 게임이라면 전 세계 어떤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매력을 가진 게임이 아닐까요?”

한국 내에서 인정받고 싶은 건 비단 라스 버틀러 대표 뿐만은 아니었다. 트라이온 월드의 개발자들 모두 한국 이용자들에게 많은 영감을 얻었으며, 그들의 성향이 한국은 물론 북미나 유럽, 아시아 등을 대표할 수 있는 성향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다는 것. 그래서 트라이온 월드는 한국 시장 공략에 대해 신중하게 준비하고 있다.

■ 한국에 절대 ‘망한’ 게임을 가지고 오지 않겠다!

라스 버틀러는 한국 시장 내 성공을 하기 위해 그전 사례 등에 대해서도 많은 분석을 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미 국내에 들어와서 떠들썩하게 한국 이용자들에게 어필했지만 무너진 게임들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 일부 언론이 지적한 서양 취향은 핑계에 불가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한국 시장에서 실패한 북미 온라인 게임들은 서양 취향의 그래픽이나 게임성 때문이라는 지적을 많이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는 100% 옳은 답변은 아니죠. 실제로는 이 모든 게임들이 덜 만들어졌고, 어떤 타깃을 공략할 것인지에 대한 준비가 전혀 안 돼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망가진 게임이었다는 거죠”

그는 이미 북미와 유럽 시장 내에서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둔 게임이 한국 시장 내에서 잘 될 것으로 내다봤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처음부터 다국적인, 또는 한국을 겨냥한 타이틀이 되어야 했고, 그에 맞춰 다양한 콘텐츠와 확실한 게임성을 가지고 있어야 했다는 것.

“‘리프트’나 ‘앤드 오브 네이션즈’ 등의 게임을 만들면서 우리가 가장 고민한 부분은 과연 이 게임이 완성됐는지 여부였습니다. 제대로 완성도 시키지 않고 온라인 게임이니깐 나중에 붙이면 된다는 생각은 정말 안일한 태도죠. 이는 이용자들에게 실망만 안겨주는 행동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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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 버틀러 대표는 트라이온 월드는 이런 실수를 범하지 않을 것이고 한국 이용자 및 한국의 퍼블리셔가 만족할 만큼의 수준이 될 때까지 착실히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토록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국 이용자와 게임 시장 내에 실수를 범하는 모습을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다.

“내가 영감을 받은 곳이 한국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내에서 인정받는 것은 무엇보다 저, 그리고 트라이온 월드에게 중요한 일입니다. 한국 이용자들에게 꼭 우리의 게임을 선보이고 평가 받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기회가 하루 빨리 오길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