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행복한 시니어 프로페셔널의 3가지 조건

전문가 칼럼입력 :2010/11/06 07:45    수정: 2010/11/07 13:13

이정규
이정규

5년이 넘도록 같이 하는 부부모임이 있다. 만나서 먹고 놀기만 하는 모임이 아니라, 때에 따라서는 주제를 정해서 세미나를 하기도 하고,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남자들은 중견 직장인들이고, 부인들은 전업주부들이 대부분이다. 지난번 만남의 주제는 나이가 들게 되어서도 꼭 필요한 것 3가지였다.

멤버들이 서로 말문을 열기 시작했다. 사랑, 돈, 건강 이런 것들이 공통된 소재였는데, 주제를 깊이 생각하지 않은 나는 발표를 뒤로 미루고 계속 듣기만 했다. 몇 시간의 토론 속에서 내 생각도 정리가 되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것, 돈에 궁핍하지 않는 것, 돈을 많이 벌자, 건강을 유지하는 것! 이런 것들은 내가 반복하여 말하기에는 실행에 대한 생각도 구체적이지 않고, 너무 진부한 생각이 들어 답변하고 싶지 않았다.

짧은 시간에 마음 속에 떠오른 생각은 다음의 세가지였다. 튼튼한 장기, 감사하는 마음, 끝없는 호기심!

튼튼한 장기에 대하여 말해보자! 건강유지에 일가견이 있는 분들은 수명은 탄탄한 근육에 있지 않고, 싱싱한 장기에 있다고 한다. 장기가 망가진 사람들은 수명이 길 수가 없다. 추운 겨울에 조난을 당해도 다리보다는 장기가 따뜻하게 보온이 되면 저체온증을 피하여 살 수 있다.

겨울철 카약을 타다가 실수로 강에 빠진 적이 있다. 30초 만에 추위로 정신이 하나도 없고, 온몸이 바들바들 떨리는 경험을 했다. 모두 차가워진 장기 때문이었다. 독한 술을 자주하고, 담배를 피우고, 과식을 하면 장기는 헐고, 때가 끼고, 지치게 된다. 장기를 튼튼하게 하는 방법은 적절한 영양식, 기호품의 절재, 섬유질이 많은 현미식과 채소 위주의 식사가 될 것이다. 의사가 아니더라도 이 정도는 이야기 할 수 있겠다.

감사하는 마음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불평 불만이 가득한 사람이 인생에 만족할 수 없고, 항시 스트레스에 시달릴 것이 자명하다.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은 긍정적인 생각을 유발하고, 인생에 대하여 여유를 가지고 행복감을 느끼게 함이 틀림 없다.

최근의 설문조사를 들으니 인생에 대한 만족도가 제일 높은 연령대는 50대라고 한다. 미국의 경우는 급여 수준이 8,800만원인 계층의 만족도가 제일 높고, 그 보다 수입이 높다고 만족도가 높지는 않았다는 기사도 보았다. 감사하는 마음은 주변 사람들에게 나에 대한 감정계좌의 Credit을 높이게 만든다. 이들은 나에게, 때로는 나의 자식들에게 부채를 갚으려는 발심을 갖게 된다.

목포에 사는 후배가 "덕을 쌓으면 모르는 귀신도 도와준다"라는 말을 한 기억이 있다. 맞는 말이다. 은혜 입은 당신이 보은을 하지 못하더라도, 그러한 발심이 "당신을 지켜주는 수호신을 움직여 은혜 준 이를 대신 돕게 만든다!"는 뜻이리라. 대를 이어 선정을 베풀었던 부자집이 난리통에도 화를 면했다는 미담도 이를 반증한다.

끊임없는 호기심은 어떤가? 지인에게 들으니 병원에 입원한 남성 환자가 질문을 많이 하거나 간호원에게도 관심을 보이는 사람은 대부분은 완치되어 병원문을 나선다고 한다. 반면에 정신이 말짱한 사람이 주변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침울한 경우는 병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서 득도한 사람처럼 주변의 사안에 무관심으로 일관한다면 사는 재미는 없을 것 같다.

항시 모르는 일이나 새로운 정보에 관심을 가지고 알고 싶어하고, 탐구하는 마음을 놓치지 않고 산다면 인생은 생을 마치는 그날까지 축복과 경의의 세계가 될 것이다. 호기심을 가지게 되면 질문을 많이 하게 된다. 질문을 하게 되면, 답을 구해야 한다. 답을 구하려면 식견 있는 분들을 찾아 다니거나 연구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나이가 들어도 새로운 삶에 애착을 가지고 안주하지 않을 수 있다.

어떤이는 월급장이의 최고의 덕목은 "순직"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었다. 예전에는 장수가 말에서 죽는 것이 영광이고, 무사가 죽는 순간에도 칼을 잡고 죽어야 한다는 북유럽의 일화가 생각나기도 한다. 외부의 도전으로 인생을 치열하게 사는 것은 생존을 위하여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가능하면 가족과 오손도손 평화로이 살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은 삶이 아닐까? 한다. 튼튼한 장기, 감사하는 마음, 호기심과 같이 여러분도 시니어 프로페셔널이 되면 필요한 3가지 요소를 지금부터 준비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필자소개]

이정규, 정보관리기술사, 미국공인회계사, 현재 국내 1호 대학 자회사인 트란소노 대표이사로서 IBM, 안철수연구소 상무, 안랩코코넛 대표이사 등 다년간 IT 산업에 종사하여 왔다. 블로그도 운영중이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정규 비즈니스 IT컬럼니스트

(현)사이냅소프트 경영혁신담당 중역. 경영정보학 박사, 정보관리기술사, 미국회계사. IBM, A보안솔루션회사 및 보안관제회사, 기술창업 스타트업, H그룹 계열사, 비영리 D재단, 감리법인 등에서 제조산업전문가, 영업대표, 사업부장, 영업본부장 및 컨설팅사업부장, 대표이사, 기술연구소장, 사무국장, 수석감리원을 역임했다. KAIST 기술경영대학원에서 겸임교수로 '벤처창업의 이론과 실제'를 가르쳤고, 국민대 겸임교수로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IT컨설팅'을 출강했다. 저서로는 '동시병행설계', '딥스마트', '비즈니스 프로세스', '프로세스 거버넌스', '실전IT컨설팅' 등이 있다. 프로보노 홈피 deepsmart.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