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2’, 유비소프트의 ‘어쌔신 크리드 : 브라더 후드’, 그리고 캡콤의 ‘데드라이징2’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정답은 ‘하복’(HavoK)이라는 물리 엔진으로 제작된 게임이라는 것이다.
해외 게임 업체들은 ‘하복’을 선택하는 이유에 대해 다양한 플랫폼에 적용되는 기능과 다루기 쉽고 가볍다는 점, 그리고 사실적인 물리엔진의 표현 등을 들었다. 실제로 ‘하복’으로 표현되는 게임 장면들은 역동적이면서도 사실적인 측면을 놓치지 않고 있다. 덕분에 ‘하복’ 엔진은 지금까지 약 200여종의 게임과 20여종의 영화 제작에 사용됐다.
이런 ‘하복’을 개발한 ‘하복닷컴’(Havok.com Inc)이 우리나라를 주시하고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지난 25일 ‘하복닷컴’의 아놀드 세인트 마틴(Arnaud Saint Martin) 아시아 세일즈 디렉터를 만나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미 여러 차례 우리나라를 방문한 그는 ‘한국은 매번 올 때마다 변화하고 있다’라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한국 게임 업체들은 우리 ‘하복’ 엔진처럼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매번 한국 게임을 접할 때마다 욕심이 날 정도에요.(웃음) 이런 강력한 산업에 우리의 ‘하복’ 엔진이 더해지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세인트 마틴 디렉터는 한국의 게임 업체의 강점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었다. 온라인 게임 환경을 전 세계 퍼뜨렸으며, 다양한 시도와 독자적인 엔진 개발 등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것. 특히 거의 없던 온라인 게임 시장 환경을 확장 시키고 발전시킨 저력을 높이 평가했다.
“한국 게임 업체들은 강합니다.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낼 수도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죠. 저희 ‘하복’이 한국 게임 업체를 눈여겨보는 이유도 이점 때문입니다. 게임의 평가가 사실적인 부분에 의해 많이 좌지우지 되는 지금 시점에서 한국 온라인 게임의 한 단계의 진화를 통해 세계 게임 산업의 흐름에 발을 맞춰야 한다고 봅니다”
그는 ‘하복’ 엔진이 온라인 환경에 적합한지 여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우리의 발전은 끝이 없다’라는 답변으로 대신했다. 한국 업체들이 ‘하복’ 엔진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여러 가지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는 점과 가격에 대한 측면, 그리고 온라인 게임에 적합한지 여부에 대해서는 이미 답변을 준비해놓은 상태라고.
“우리는 이미 몇 군데 한국 업체와 만나 ‘하복’ 엔진의 도입을 성사 시켰습니다. 이들도 처음엔 ‘하복’을 도입하는 것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죠. 확실하게 말씀 드릴 수 있는 점은 한국 업체들이 원한다면 무료로 SDK부터 프로그램 소스 등을 보내드릴 겁니다. 그리고 ‘하복’이 온라인 게임에 안착할 수 있도록 기술적인 지원도 당연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하복닷컴’의 경우 단순히 엔진의 판매가 아닌 서비스라는 개념을 확고히 하고 있었다. 세인트 마틴은 ‘하복닷컴’이 고객 중심에서 여러 차례 개선을 거듭해왔으며, 그들이 원하는 최상의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의 승패가 자신들이 만든 엔진에 좌우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우리가 한국 업체와 일하고 싶은 건 단순히 ‘하복’ 엔진의 도입이 아니라 앞으로 게임 시장을 선도할 온라인 환경에 맞춰 나아가고 싶기 때문입니다. 우린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은 한국 업체와 개발자들을 만나고 그들의 생각과 문제점들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그것이 ‘하복’ 엔진이 게임 업계를 돕는 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국 개발자들과의 소통이 온라인 게임 시장에 가장 빠르게 접근하는 방법이라고 말하는 아놀드 세인트 마틴. 이는 한국 게임 업체의 놀라운 발전을 매년 보고 있는 그의 입장이 아닐까. 세인트 마틴과 ‘하복닷컴’의 바람처럼 ‘하복’ 엔진에 최적화된 그야말로 대단한 온라인 게임이 나오길 손꼽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