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장르의 개성을 단순히 혼합한 게임이 아니라면?

일반입력 :2010/10/26 09:01

김동현

퓨전, 혹은 혼합 장르 게임들은 한 동안 게임 산업의 이슈였다. 장르라는 개념이 확고히 된 90년대부터 혼합 장르는 장르의 틀을 깨는 시도처럼 인식됐고, 혼합 장르가 자연스럽게 하나의 새로운 장르가 되기도 했다.

최근 이런 모습은 국내 온라인 게임 산업에서도 조금씩 등장하고 있다. 액션 게임과 역할수행게임을 혼합하거나 슈팅과 격투를 혼합하는 등의 시도가 말이다. 그 중에서도 최근 모습을 드러낸 엘엔케이(L&K)의 ‘거울전쟁 - 신성부활’(이하 거울전쟁)은 슈팅과 역할수행게임을 혼합한 형태로 주목 받고 있는 신작이다.

이 게임이 주목 받는 이유는 단순히 두 장르를 혼합해 선보이기 때문은 아니다.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잘 알려진 원작의 특징을 과감히 버리고 ‘거울전쟁’의 세계관을 활용한 슈팅 방식의 사냥, 그리고 다중접속역할수행(MORPG)을 도입했다는 점은 업계 관계자들이 깜짝 놀랐을 정도로 파격적인 선택이었다.

또한 어느 정도 비슷한 형태를 띠는 장르들이 아닌 슈팅과 역할수행 게임의 결합도 신선한 부분이다. 액션과 역할수행의 결합은 비슷한 구석이 많아 자연스럽게 혼합이 되지만 슈팅과 역할수행의 결합은 ‘거울전쟁’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게임은 임무를 받고 상점에 들르거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마을(역할수행게임 파트)과 몬스터를 사냥하거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사냥터(슈팅) 부분으로 크게 구분된다. 이 두 요소는 각각 따로 움직이는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게임 내에서 꽤나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엔엘케이의 남택원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슈팅 장르를 온라인 게임으로 만드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역할수행 게임과 혼합하는 과정은 3년이 넘는 개발 기간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남 대표의 말처럼 온라인으로 나온 슈팅 게임들 대부분은 좋지 못한 결과를 냈다.

실제로 체험해본 ‘거울전쟁’은 남 대표와 엔엘케이 개발자들이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는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대단했다. 슈팅 부분은 직업군에 따라 매우 다양한 공략 방법이 나왔으며, 여러 형태의 탄막과 고전 슈팅 게임의 특징을 혼합한 적들의 대응이 색다른 재미로 다가왔다.

또한 직업군 마다 존재하는 여러 개의 스킬은 슈팅의 재미와 역할수행 게임의 직업군 차별화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게 해줬다. 체험 시에는 많은 직업군을 접해볼 수 없었지만 각 직업 당 확실한 차별점이 존재, 향후 협력 플레이 및 이용자 간 대결(PvP) 등을 기대하게 만들어줬다.

물론 아직 부족한 부분들이 많이 보이긴 했지만 남 대표는 조만간 진행할 1차 비공개 테스트에서는 지금보다 뛰어난 문제를 보여줄 것이라고 장담했다. 1차 비공개 테스트를 준비 중인 ‘거울전쟁’이 남 대표의 자신감처럼 국내 온라인 게임 산업 내 혼합 장르 게임으로 떳떳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