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막형 태양전지, 점유율 어디까지?

일반입력 :2010/10/26 14:00    수정: 2010/10/28 18:45

이설영 기자

박막형 태양전지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박막형 태양전지는 저가라는 장점을 앞세워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이다. 국내에서도 대형 기업들을 중심으로 박막형 태양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뱅크에 따르면 지난 해 전세계 태양전지 총 생산량은 9.6기가와트(GW, 1기가=10억)다. 박막형 태양전지는 전체시장의 19.8%인 1.9GW를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무려 7%P나 증가한 수치이다. 올해에도 박막형 태양전지는 생산량의 23.4%인 2.8GW를 차지하며 시장점유율을 더욱 늘려가게 될 전망이다. 

때마침 현대중공업이 박막셀 태양전지 진출을 선언하고 올연말 공장착공에 들어가기로 하면서 국내 태양광 업계에서도 지대한 관심거리로 부각되고 있다.

■'퍼스트솔라' 전세계 1위 등극···박막형 인기 반영

지난해 카드뮴텔룰라이드(CdTe) 박막 태양전지를 만드는 미국 퍼스트솔라는 가격 경쟁력을 통해 독일의 큐셀과 중국의 선텍파워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큐셀과 선텍파워는 모두 실리콘형 태양전지를 생산하는 업체들이다.

2007년까지 전세계 태양전지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던 일본 샤프도 기존의 주력인 실리콘형 태양전지에서 박막형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시장점유율을 되찾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샤프는 연간 1기가와트(GW,1기가=10억)규모의 박막형 태양전지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큐셀도 자회사인 솔리브로를 통해 구리·인듐·갈륨·셀레늄(GIGS) 박막 태양전지를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실리콘 태양전지에 비해 효율이 떨어지지만 저가 및 심미안적으로 우수한 외형이라는 장점을 앞세운 박막 태양전지 시장이 팽창하고 있다.

김동환 고려대학교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박막형 태양전지는 일단 가격이 저렴하고, 외적인 면에서 실리콘형에 비해 훨씬 보기가 좋고 아름답다"면서 "건물에 적용할 경우 오히려 더 멋있게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국태양광산업협회 서재홍 차장도 "전세계적으로 박막형 태양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게 사실이다"면서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은 차세대 기술로 대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전문가들 "최대 30% 이상 시장장악은 어려울 듯"

그렇다면 박막 태양전지가 실리콘 태양전지를 압도할 가능성도 있을까. 전문가들의 시각은 부정적이다.

김동환 교수는 "그러나 현 상황에서 박막형이 실리콘형을 앞서갈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보통 업계에서 최대 30% 정도까지 점유율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지만 그 이상은 힘들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박막형 태양전지의 장점은 저렴한 가격 및 우수한 외형 등이다. 그러나 광전효율이 떨어져 널리 이용되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광전효율이란 태양전지에 도달한 태양에너지를 100이라고 했을 경우, 이 중 얼마만큼을 전기로 변환해주는지를 나타내주는 수치이다.

현재 세계 시장에서 팔리는 실리콘형 태양전지 광전효율은 15~18%에 달하지만, 박막형 태양전지는 6~10% 수준이다. 효율로만 따지면 절반 정도에 불과한 때문이다. 

김동환 교수는 "박막형 태양전지가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점유율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효율이 15%까지는 올라가야 한다"면서 "효율이 높아지거나, 가격이 더 떨어지거나 두 가지의 조건 중 적어도 하나는 만족을 시켜야 더욱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폴리실리콘가격이 하락이 박막 경쟁력 하락 이끌어  

박막형 태양전지의 최대 장점인 가격 경쟁력에서도 최근에는 큰 이점을 살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폴리실리콘 가격이 하락한데다가 공급 과잉까지 발생하면서 박막 태양전지의 장점인 원가 경쟁력도 약화됐다.

한국태양광산업협회 서재홍 차장은 "박막형 태양전지가 실리콘형 태양전지 효율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반면 가격은 75% 정도이다"라며 "최근에 폴리실리콘 가격이 많이 떨어지면서 가격 경쟁력도 퇴색하고 있는 추세이다"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박막형 태양전지가 대세를 이룰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효율이 낮은 만큼 넓은 면적을 이용해야 하는 박막형은 우리나라처럼 땅 덩어리가 좁은 곳에서는 빛을 발하기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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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박막형 태양전지가 과거에 비해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긴 하지만, 그 이상으로 점유율을 확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김동환 교수는 "박막형이 향후 실리콘을 압도할 것이라는 예측은 현재로서 들어보지 못했다"면서 "많아도 30% 정도가 아닐까 하며, 최근에는 분위기가 안 좋아져서 이 보다 더 낮게 잡기도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