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 게임 시장 ‘락밴드3’ 평정..기타히어로는 끝?

일반입력 :2010/10/18 09:23

김동현

다국적 게임 유통사 액티비전의 주요 수익원이었던 ‘기타히어로’(Guitar Hero)의 몰락이 현실화가 되고 있다. 리듬 게임의 후발주자였던 EA의 ‘락밴드’(Rock Band) 시리즈가 연타석 홈런을 몰아치며 판매량 상승에 가속도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연말 출시를 준비 중인 EA의 신작 ‘락밴드3’(Rock Band3)은 기존 리듬 게임의 틀을 벗어난 새로운 형식과 2천여곡이 넘는 방대한 음원, 실제 콘서트 현장을 방불케 하는 뛰어난 그래픽이 더해져 10점 만점에 9.5점이라는 뛰어난 평가를 받아냈다. 이는 한 곳이 아닌 여러 해외 리뷰사이트에서 나온 평가다.

이는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밴드 ‘비틀즈’(The Beatles)의 명곡을 담은 ‘락밴드 : 비틀즈’와 수많은 수상경력을 자랑하는 미국의 밴드 ‘그린데이’(Green day)를 소재로 한 ‘락밴드 : 그린데이’ 등은 높은 평점과 함께 기록적인 판매량을 보여줬다. 자세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판매량은 ‘기타히어로’를 능가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하지만 ‘기타히어로’ 시리즈는 ‘락밴드’와 흡사한 형태의 ‘기타히어로 월드투어’(Guitar Hero : World Tour)를 선보인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액티비전의 리듬 게임 장르 수익은 지난해부터 감소세에 들어갔으며, ‘콜 오브 듀티 : 모던 워페어2’의 엄청난 선방에도 불구하고 2009년 4분기 매출은 소폭 상승했다. 3분기는 한화로 7천2백억 원, 그리고 순이익은 170억 원에 그쳤다.

실제로 이 매출 대부분은 ‘모던 워페어2’에서 나온 수익들이며, ‘기타히어로’와 야심차게 선보였던 ‘DJ히어로’(DJ HERO) 등의 판매량은 2008년 이후 줄곧 하락세다. 액티비전의 사장 바비 코틱(Bobby Kotick)은 리듬 게임 산업이 포화라는 점을 알고 있으며, 그에 대한 대응 마련을 위해 노력 중이라는 말을 남겨 수익 하락세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인정을 한 상태다.

평점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도 액티비전에게는 뼈아픈 대목이다. ‘기타히어로’ 시리즈는 첫 시리즈를 제외한 모든 시리즈가 평작, 또는 그저 그런 수준의 작품으로 평가됐다. 가장 최신작이라고 할 수 있는 ‘기타히어로 워리어즈 오브 락’(Guitar Hero : Warriors Of Rock)은 야심찬 시도에도 불구하고 10점 만점에 6점이라는 낮은 평점을 기록했다.

이는 매번 8점대의 고른 평점을 유지하고 있는 ‘락밴드’ 시리즈와 비교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런 비교를 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타히어로’ 시리즈는 음원 다운로드 콘텐츠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물론 ‘락밴드’ 시리즈도 이 부분에 대해 동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다양한 층의 팬들을 배려한 기획 시리즈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는 점과 타이틀 자체 내장 수록곡을 대거 늘리는 모습들은 마니아들을 넘어 대중까지 흡수하겠다는 서비스 지향적인 후발 주자의 노력이 만들어낸 모습이다.

한 해외 언론 관계자는 “‘기타히어로’에 대한 실망이 ‘락밴드’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액티비전이 빠른 시일 내 새로운 대응을 하지 못할 경우 전 세계를 겨냥한 리듬 게임 시장은 EA의 손에 넘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