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7 스위치 시장, 국산 돌풍을 주목하라

L4·L7 스위치 신제품 'AEN 10420' 공개

일반입력 :2010/10/14 16:22

L4·L7스위치 토종 벤처기업 펌킨네트웍스(대표 김영종)가 10Gbps급 스위치 신제품을 출시했다. 지난 6월 제2 창업을 선언한 이래 글로벌 네트워크 기업들과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한 것. 기업용 스위치 시장에서 국산장비의 재도약이 시작됐다.

펌킨네트웍스은 1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0Gbps급 L4/L7 스위치 신제품 AEN 10420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펌킨네트웍스의 '브라뷰라(Bravura)' 프로젝트로 개발된 제품이다. 펌킨네트웍스가 직접 디자인한 스위치보드를 기반으로 전력소모를 기존모델보다 30% 줄이고 두께도 절반으로 줄였다. 제품 자체는 10Gbps급이지만 스위치보드는 20GBPS급으로 설계됐다.

카퍼(Copper)포트와 SFP포트를 콤보로 구성해 20개 포트를 지원한다. 전원과 플래시메모리를 이중화해 장비의 안정성을 높였다. 암호화(SSL) 및 압축 관련 하드웨어 가속기, 캐싱과 로깅을 위한 전용 하드디스크 등을 옵션으로 제공한다.

펌킨네트웍스는 AEN 10420 출시를 시작으로 올해 말 6bps급 장비인 코드명 애니마(Anima), 내년 상반기 20Gbps 최상위 모델인 코드명 푸오코(Fuoco)를 선보일 계획이다.

가장 큰 의미는 역시 보드의 자체개발이다. 펌킨네트웍스가 SW 경쟁력에 비해 기술력이 부족하다는 세간의 인식을 깬 것이다. 권희용 기술이사는 “상용보드는 성능을 향상시키는 데 제약이 많아 자체 보드를 개발했다”라며 “향후 L2, L3 스위치까지 키울 수 있게 된다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신제품 발표는 자체적인 플랫폼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향한 첫 결과물이다. 가상화, 보안, 트래픽 안정성 등 네트워크에 필요한 총체적인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김영종 펌킨네트웍스 사장은 “국산 제조업체가 인프라와 플랫폼이란 구조를 갖고 제품을 출시해 시장을 리딩한 경험이 없었다”라며 “외국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R&D와 리서치 방법을 동원해 펌킨만의 플랫폼을 완성시켜가겠다”고 밝혔다.

‘어댑티브 엔터프라이즈 네트워크(AEN)’는 플랫폼 개발 비전이다. 가상화와 클라우드 컴퓨팅, 매니지드 서비스를 기본으로 한다. 개발되는 모든 하드웨어, SW는 이 비전에 따라 일관되게 진행된다.

권희용 기술이사는 “스마트폰, 클라우드, 가상화 등의 서비스가 원활히 돌아가려면 새로운 개념이 필요하다”라며 “IPv6, 가상화 등에서 안정적인 기반기술을 마련하고, 앱 가속, 다이내믹 페이지 캐싱과 함께 서버 부하를 감소시키는 플랫폼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AEN 준비단계로 스테이지1은 IPv6와 안정성 보장 기능을 추가해 내년 상반기까지 완료하고, 스테이지 2는 연구과정을 거쳐 내년 하반기 구체적으로 설정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펌킨네트웍스는 현재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영업을 보이고 있다. 경쟁사인 파이오링크와 함께 토종업체로서 분투중이다.

김영종 사장은 “경기가 어렵지만 오히려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라며 “내년에는 신제품 라인업을 갖고 더 공격적으로 유통망을 확장해 다국적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식경제부의 토종 네트워크 업체 양성 정책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지경부는 공공기관 도입장비 중 국산 장비르 15%까지 할당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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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사장은 “정부의 지원정책이 나왔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라며 “하지만 누구의 지원없이 자생해야 리더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은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네트워크 장비업체가 기업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이들이 벌여갈 토종기업의 약진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