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케이블의 재송신 분쟁의 마감시한을 이틀 앞둔 가운데, 케이블업계 1위 업체인 티브로드의 모회사인 태광산업이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받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태광산업은 티브로드의 지주회사인 티브로드홀딩스 지분을 58.99% 보유하고 있다.
13일 검찰 및 태광산업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은 이날 오전 10시께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의 불법 상속·증여 의혹을 이유로 서울 장충동에 위치한 태광산업을 압수수색했다.
티브로드의 지주사인 티브로드홀딩스 등의 신주를 헐값에 발행해 이 회장의 아들에게 불법 상속·증여를 했다는 것이다. 검찰의 압수수색에 앞서 태광산업은 지난달 국세청의 감사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지상파-케이블 간 재송신 갈등이 최고조에 있는 시점에, 방송통신위원회의 중재 마감시한을 불과 이틀 앞두고 케이블업계 1위 업체라는 상징성을 지닌 티브로드의 모회사가 압수수색을 받았다는 점에 업계는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더욱이 티브로드가 업계 6위였던 큐릭스를 인수하면서 케이블업계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해 왔고, 지상파 재송신 이슈에 강경 입장을 고수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압수수색에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이날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티브로드를 포함해 CJ헬로비전, 씨앤앰, 현대HCN, CMB 등 5개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의 사장단과 김인규 KBS 사장, 김재철 MBC 사장, 우원길 SBS 사장과 재송신 갈등 봉합을 위한 오찬을 약속한 날이기도 했다.
방통위는 지난달 30일 케이블업계가 지상파방송의 광고송출 중단키로 한 10월1일을 불과 하루 앞두고 10월15일까지 숙려기간을 갖기로 중재한 바 있다.
일단, 티브로드 측은 “이번 태광산업의 압수수색과 관련이 없다”며 “내부적으로도 별다른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을 아끼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KBS 수신료 인상에 동의하는 방통위가 지상파-케이블의 재송신 갈등, 그리고 케이블업계의 지상파방송 송출 중단 건을 굉장히 예민하게 여기고 있었다는 점에서 검찰의 압수수색 시점이 오해를 불러일으킬만한 하다”며 “향후 방통위 중재 결과에 따라 뒷말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