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오라클 CEO의 클라우드론에 대한 단상

일반입력 :2010/09/26 16:06    수정: 2010/09/27 11:17

박재현
박재현

9월 중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오라클 오픈월드에서 래리 엘리슨 오라클 CEO는 아마존의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정의에는 동의하나 세일즈포스닷컴 방식에는 동의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고객관계관리(CRM) 분야에서 세일즈포스닷컴이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SaaS0 모델로 오라클 CRM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그의 발언이 다소 정치고 영업적이란 생각도 들지만 이 기회에 SaaS와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오해를 정리할 필요는 분명 있어 보인다.

필자는 2000년초 닷컴 버블 시절 그룹웨어 서비스를 ASP(Application Service Provider) 모델로 개발해 서비스를 제공한 적이 있다. 당시는 온라인으로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착각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기존에 패키지나 인트라넷 형태로 구축, 제공되던 그룹웨어를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월정액을 받는 모델은 많은 투자가와 벤터캐피털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 결과 , 많은 투자도 유치했으며 무사히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었다.

그런데 당시 중요한 문제가 하나 숨어 있었다. 바로 다름 아니라 여러 기업 사용자들이 하나의 그룹웨어 서버를 공유하지 못했기 때문에 사용자가 증가할 수록 장비 투자를 계속해야만 했었다. 특히, 당시 서버 장비는 고가의 썬마이크로시스템즈 제품이었고 소프트웨어 역시 오라클 등 고가 솔루션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때문에 실제 투자 받은 자금 중 많은 부분을 장비 구매에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당시 ASP는 사용자의 개별적인 요구사항에 맞춰 서비스를 유연하게 변경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결국 사용자가 증가해도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는 인프라와 구조를 갖출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 ASP 모델은 서비스와  인프라의 유연성 부족으로 인해 실패할 수 밖에 없었다.

이후 필자는 2005년 다시 한번 유사한 모델의 서비스를 개발할 기회가 있었다. 씽크프리 오피스였다. 씽크프리 오피스는 기존에 데스크톱 패키지로 판매되던 워드 프로세스, 스프레드시트, 프리젠테이션 오피스를 온라인 웹 서비스를 통해 서비스로 판매하는 것이었다. 이 때 , 사람들은 이러한 서비스 모델을 ASP와 달리 SaaS(Software As A Service) 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SaaS의  특징은 웹 브라우저만 이씅면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를 이용하며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Pay as you go)하는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마존 EC2 처럼 데이타센터내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등 시스템 자원을 인터넷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사용하고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클라우드 컴퓨팅이 나타났다. 혹자는 이를 IaaS(Infrastructure As A Service)라고도 부른다.

그렇다면 이 두 모델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될까? 먼저 결론부터 말하면 두 모델은 상호 보완적인 개념이며 다른 개념이다. 다시 말해, SaaS 제공자는 클라우드 컴퓨팅 제공 업체의 클라우스 서비스 사용자로서 이를 이용해 SaaS 서비스를 제공한다. 즉, SaaS 개발자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주요 사용자인 셈이다.

필자의 경우에도 씽크프리 오피스를 개발하던 시절에 아마존 EC2에서 제공하는 EC2와 S3 스토리지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 서비스를 제공했다.  넷플릭스 , 워싱턴포스트 , 징가도 아마존 EC2를 사용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aaS와 아마존 스타일은  인터넷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서비스를 제공받고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비즈니스 모델에 기반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기존에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판매하는 것과는 다른 개념이다.

이렇듯 SaaS와 클라우드 컴퓨팅 모델을 사용하는 것은 과거 ASP 모델이 안고 있던 서비스의 구조적인 유연성과 시스템 인프라의 유연성 문제를 일시에 해결해 준다. 구조적으로 SaaS 서비스는 ASP와 달리 하나의 서버에서 복 수 사용자를 최대한 처리할 수 있는 멀티테넌트 구조(Multi-tenant Architecture) 로 설계되고 서비스 된다.

만약 하나의 서버에서 처리할 수 있는 최대량에 도달하게 되면 SaaS 서버는 증설되어야 한다. 이 때, 클라우드는 서버를 자동으로 증설해 사용자가 증가하더라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러한 퍼블릭 클라우드 컴퓨팅을 제공하는 업체만 해도 아마존의 EC2를 필두로 락스페이스 클라우드(Rackspace Cloud) ,고그리드(GoGrid) , 플렉시스케일(FlexiScale) , Eucalyptus , 스카이탭(Skytap) ,Terremark 같은 전문 업체를 비롯해 MS 애저, 구글 앱엔진 등 거대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도 있다. 이들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많은 SaaS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이렇듯 다양한 클라우드를 제대로 사용해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하려면 많은 지혜가 필요하다.

먼저 SaaS 개발시 특정 클라우드 인프라에 락인(Lock-in)되지 않도록 개발해야 한다. 다시 말해, 해당 SaaS를 다른 클라우드나 자체 프라이빗 클라우드(Private Cloud)로 이관하더라도 문제가 없도록 개발해야 한다.

- 클라우드 컴퓨팅이 이 유용한 경우는 초기 서비스를 런칭할 경우다.

일반적으로 해당 서비스가 성공할지 실패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무조건 장비에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한 의사결정은 아니다. 그러나 해당 서비스가 성공하게 되면 여러가지 이유때문에 퍼블릭 클라우드를 이용하지 못할 수 있다. 가령, 고객의 요청에 따라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에서 제공하는 SLA(System Level Agreement)보다 높은 SLA를 제공해야 할 경우 자체 구축한 프라이빗 클라우즈로 구축하고 옮겨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당 서비스가 특정 클라우드에 의존적이라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 신규 서비스 런칭시 적극적으로 퍼블릭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신규 서비스는 실제 어느 정도의 사용자가 서비스에 가입하고 이용할 지 알 수가 없다. 아무리 무릎팍 도사라 할 지 라도 모른다. 따라서 이런 경우 클라우드에 가입하면 사용자가 급격하게 증가하더라도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소셜 게임 업체 징가의 경우 팜빌(Farmville)을 처음 두달 동안 일일 액티브 사용자가 20만명 일 정도로 성공적으로 오픈했다.

그 후 26주 동안 주당 1백만 사용자씩 증가해 현재 월간 7천만 액티브 사용자가 사용하는 서비스로 성장하였다. 이러한 가파른 사용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큰 문제없이 대처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EC2 클라우드를 사용하여 동적으로 서버 용량을 증가시켜 대처했기 때문이다. 참고로 징가는 현재 약 1만2천개의 아마존 EC2 인스턴스를 사용중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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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박재현 IT컬럼니스트

포항공대에서 DBMS와 Mining 등을 전공 후 현대전자 S/W연구소에서 DBMS,OLTP 엔진 등을 개발했으며 Core Java , Core CORBA 등 다수의 책을 집필,번역하였다. 에이전텍과 와이즈프리를 창업해 에이전트와 검색엔진, 텍스트 마이닝 기술 기반의 솔루션을 개발했으며 , 씽크프리에서 웹 오피스와 삼성전자에서 챗온 메세징 서비스와 삼성페이 서비스를 비롯하여 빅데이타 플랫폼 등 다스의 글로벌 플랫폼과 서비스 개발을 주도했다. 현재 차세대 모바일 디바이스인 자동차를 중심으로 공유 경제, 인공지능 , 핀테크 등 다양한 분야의 개발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