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차세대 자바 전략 공개됐다

일반입력 :2010/09/22 07:27    수정: 2010/09/27 11:14

황치규 기자

[샌프란시스코(미국)=황치규 기자]썬마이크로시스템즈 인수를 통해 자바를 손에 넣은 오라클이 자바 생태계의 대대적인 확장을 예고하고 나섰다.

자바를 서버, 데스크톱, 모바일은 물론 자동차까지 아우르는 전천후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청사진도 내걸었다. 2011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기술과 솔루션을 속속 선보이는 내용을 담은 로드맵도 공개했다. 썬이 오라클로 넘어가면서 자바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는 일부 우려를 해소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오라클은 2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자바원 컨퍼런스에서 자바 스탠더드 에디션, 자바 엔터프라이즈 에디션, 자바FX 등 다양한 자바 플랫폼에 대한 로드맵과 개발자 커뮤니티 강화 전략을 공개했다.

오라클의 자바 전략은 생산성 향상과 다양한 하드웨어로 영토를 확장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서버쪽인 자바 엔터프라이즈 에디션은 모듈화 기능이 강화된다. 컨피규레이션(Configuration:배치)이 편리해져, 개발자들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애플리케이션을 쉽게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지원하는 점도 눈에 띈다.자바스크립트, HTML5와의 공존이 강화된다는 얘기다. 오픈소스 기반 자바 개발 플랫폼인 넷빈즈도 내년에 세대교체가 추진된다. 오라클은 2011년 넷빈즈 신제품 2종을 선보일 예정이다. 오라클의 토마스 쿠리안 제품 개발 담당 부사장은 넷빈즈 다운로드수는 지난 6개월간 20% 증가했다면서 향후 공격적인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이에 따라 자바 개발 플랫폼 시장을 주도하는 이클립스와 넷빈즈간 맞대결이 주목된다.

썬이 어도비 플래시나 마이크로소프트(MS) 실버라이트를 겨냥해 선보인 리치 인터넷 애플리케이션(RIA) 플랫폼 자바FX도 내년 3분기께 2.0 버전이 공개된다. 하드웨어 가속 그래픽, 신형 사용자 인터페이스 콘트롤(UI) 기능 등이 추가된다.

자바FX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콘트롤의 경우 오픈소스로 제공된다.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도 강화해 자바FX가 다양한 하드웨어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성능과 효율성에도 비약적인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오라클은 강조했다.

썬은 오라클에 인수되기전인 지난 2008년 자바FX 1.0 버전을 처음 발표했다. 2009년에는 휴대폰 시장을 겨냥한 자바FX모바일도 공개했다. 그러나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크지 않았던게 사실. 이런 가운데 차세대 웹표준인 HTML5가 웹기반 RIA 환경을 이끌 기대주로 떠올랐고 오라클은 자바FX에 계속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RIA 시장의 판세 변화가 주목되는 이유다.

오라클은 자바를 앞세워 모바일과 임베디드 기기 시장을 정조준했다. 스마트폰은 물론 블루레이 DVD 플레이어와 차량에까지 자바를 확산시킨다는 시나리오다. 아마존 '킨들'이나 라이브스크라이브 '스마트펜' 애플리케이션 등은 이미 자바에 기반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오라클은 자바 마이크로에디션(ME)에 대한 계획도 공개했다. 새롭게 선보일 자바ME는 웹킷 엔진, 자바 스크립트 엔진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바ME를 탑재한 휴대폰은 성능 문제를 크게 고민하지 않고 웹서비스를 물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도 접속할 수 있게 된다. 오라클은 내년에 2D와 3D 그래픽을 지원하는 새로운 자바 렌더링 엔진도 선보인다. 오라클이 준비중인 자바ME 엔진은 마이크로소프트(MS) 다이렉트X부터 오픈GL에 이르는 다양한 그래픽 하드웨어 가속기를 지원한다.

자바ME를 업그레이드하게되면 모바일 플랫폼 시장에서 오라클은 변수가 될 수도 있다. 특히 안드로이드와의 경쟁이 주목된다.

토마스 쿠리안 부사장은 올해도 자바 기반 휴대폰이 아이폰, 안드로이드폰을 다 합친 것보다 31배정도 더 팔렸다면서 모바일 시장에서 자바의 영향력은 크며,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이다고 자신했다.

오라클이 썬을 인수한 뒤 일부 개발자들은 자바의 미래에 대해 우려해왔다. 오라클이 자바의 개방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특히 '자바의 아버지'로 불리는 제임스 고슬링의 경우 자바를 감독할 수 있는 독립적인 재단을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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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에서 오랫동안 근무해온 제임스 고슬링은 오라클이 썬 인수를 완료한지 얼마되지 않아 사표를 낸 바 있다. 토마스 쿠리안 부사장은 오픈월드 기자회견에서 제임스 고슬링의 주장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한편 오라클은 이번에 함께 열린 자바원과 오픈월드 컨퍼런스에서 구글 안드로이드가 자바 특허를 침해했다고 제기한 소송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토마스 쿠리안 부사장도 안드로이드 특허 소송에 대한 질문에는 '노코멘트'로 일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