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과 IT기술이 융합되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전 이야기다. 인터넷 네트워크 기술, 3D그래픽, 돌비 음향 시스템,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클라우드컴퓨팅 서비스 등을 적용 한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게임은 IT종합예술 또는 IT기술의 집약체라 고 불린다. 게임을 알면 IT기술의 미래가 보인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게임스팟코리아에서는 창간 10주년을 맞아 게임에 적용된 다양한 IT기술 융합 사례를 짚어보고 가까운 미래에는 게임과 어떤 IT기술이 융합할 수 있을지를 5회에 걸쳐 조망한다.[편집자주]
①IT종합예술 게임, 그 속을 파헤친다
②3D 입체기술 게임을 더 생생하게
③영화 아바타 제작 기술로 바라본 게임
④게임소셜을 만나 날개를 달다
⑤게임의 미래에 스마트폰 있다
3D 입체 기술이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왔다. 사람의 시각 작용을 속이는 3D 입체 기술은 극장이나 안방에서도 마치 실제 눈을 보는 듯한 생생한 입체감을 제공한다. 영화 아바타를 통해 전 세계가 한번 놀랐고, 삼성, LG, 소니 등 가전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으로 이제 더 이상 꿈이 아닌 현실이 됐다.
기술은 콘텐츠를 통해 그 모습을 수면위로 드러낸다. 3D 입체 기술이 개발된 것은 벌써 수년 전 일이지만 영화 ‘아바타’에 의해 비로소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됐다. 그 바통을 이어받은 것은 다름 아닌 게임이다.
지난 3월 일본의 게임 기업 닌텐도는 단 세 문단으로 이뤄진 보도자료 한 통을 전 세계 언론에 발송했다. 무안경식 입체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새로운 휴대용게임기 ‘닌텐도3DS’를 개발 중이며, 미국 LA에서 개최되는 E3 2010을 통해 실제 제품을 공개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세계는 경악 그 자체였다. 기술적으로 구현이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이 쏟아졌다. 불과 몇 달 전에 안경을 쓰고 영화를 감상한 터라 더욱 그랬다. 그러나 3D 입체 기술 관계자들은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미 5인치 이하의 디스플레이에서 무안경식 3D 입체 기술은 세부적인 차이만 있을 뿐, 많은 관련 기업에서 보유하고 있는 기술이었기 때문이다.
이를 구체화 한 것은 다름 아닌 게임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게임은 최신 IT기술을 가장 빠르게 접목하고 이를 수익모델로 만드는데 있어 천재적인 수완을 발휘한다.
■ 세계적인 게임 기업, ‘3D 입체’에 올인
게임 그래픽 진화의 역사는 해상도와 폴리곤(3차원 그래픽에서 가장 작은 단위의 다각형)의 숫자 경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3D입체 기술이 대두되면서 이는 또 다른 차원의 경쟁이 됐다. 실사풍의 그래픽에 입체감이 더해지면서 사람의 뇌가 인지하는 실제감은 극대화됐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이하 소니)가 선방을 날렸다. 플레이스테이션3(이하 PS3)의 높은 하드웨어 성능을 바탕으로 특유의 고해상도의 그래픽에 3D 입체 기술을 접목한 것이다.
PS3의 신작 일인칭슈팅게임(FPS) ‘킬존3’는 3D 입체 그래픽을 채택한 대표적인 게임이다. 일인칭 시점 자체가 기존 2D 그래픽에서 입체감을 가장 극대화하기 위한 것임을 감안한다면 3D 입체 기술의 도입은 그야말로 호랑이가 날개를 단 격이나 다름없다.
‘킬존3’를 플레이해본 사람들은 실제로 총알이 날아오는 듯한 생생함에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특히 ‘거리감’에 대한 평이 줄을 이었는데, 상대방과 자신과 떨어져 있는 정도가 너무 생생해 실제로 총을 잡고 쏘는듯한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비단 소니 이외에도 EA, 액티비전블리자드, 2K게임즈 등 세계적인 게임 기업들은 일제히 3D 입체 기술에 대응하는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비록 아직까지 고가인 3D 입체 TV를 필요로 하지만 가격 하락을 통한 보급 확대는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 온라인게임도 ‘3D 입체’ 주목
비단 콘솔게임 분야 뿐 아니라 온라인게임에서도 3D 입체기술은 주목받고 있다. PC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게임은 이미 전용 하드웨어 장비만 구비하면 3D 입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엔비디아에서 개발한 ‘3D 비전’이 대표적인 예다. 3D 비전은 게임 화면을 하드웨어적으로 분리함으로서 3D 입체 효과를 내는 제품이다. 이를 활용하면 기존에 개발된 게임에서도 3D 입체 화면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범용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삼성, LG를 비롯해 중소 모니터 메이커들까지 일제히 3D 모니터 제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했다. 3D 모니터는 TV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에서 향후 빠른 보급 확대가 예상된다.
물론 장시간 즐기는 온라인게임의 특성상 3D 입체 기술의 도입은 눈의 피로로 인해 아직까지 실험적인 성격이 강하다. 특히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에서는 게임 내 글자가 많아 3D 입체기술이 적당하지 않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그러나 3D 입체 기술이 보다 대중화된다면 온라인게임도 그 흐름을 거스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장르에 따라 PC 화면으로도 3D 입체기술이 접목된 온라인게임이 차츰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시도된 사례도 보고됐다. ‘스페셜포스’로 유명한 드래곤플라이는 ‘글로벌 3D 컨소시엄’ 참여해 3D TV용 애니메이션 ‘볼츠앤블립’을 원작으로 하는 동명의 온라인게임을 개발 중이다.
드래곤플라이는 완벽한 3D 온라인 게임을 만들기 위해 기획 단계부터 많은 고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개발 기간 단축 및 좀 더 효과적인 3D 구현을 위해 자체 개발 툴을 사용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 게임에 대한 보편적 인식 전환될 것
게임은 3D 입체 기술의 보급에 있어 최적화된 콘텐츠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세계 게임시장의 흐름이 ‘체감현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체감현실’은 인간이 가진 오감의 자극을 극대화해 보다 생생한 현실감을 추구하는 흐름이다. 각 게임사들이 앞다투어 발표하고 있는 신제품 들은 대부분 ‘체감현실’을 겨냥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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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그럴것이 게임은 입력과 출력의 방식으로 수용자와 신호를 교환하는 미디어다. 입력 분야에서 최신 기술 흐름은 ‘동작인식’이다. 닌텐도 위(Wii)를 비롯해 플레이스테이션 ‘무브’, X박스360의 ‘키넥트’에 이르기까지 동작인식 컨트롤러는 급속히 보급된 점이 이를 반증한다. 심지어 최근에는 조그만한 스마트폰에서 조차 구현될 정도로 보편화 됐다.
반면 출력은 여전히 모니터나 TV 등 디스플레이 장치를 통해 단편적으로 이뤄진다. 이는 게임이 발명된 이후로 변함없이 이어지는 부분이다. 이 가운데 3D 입체 기술은 동작인식과 함께 그동안 게임이 추구해온 패러다임을 바꿀 기술로 어느덧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