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기 방식의 게임 자동사냥프로그램(오토마우스 및 USB 형태 오토프로그램 등)이 게임 저작물의 저작권을 침해한다는 최초의 연구 논문이 발표됐다.
9일 오후 3시 서울대 기술과법센터 주최로 열린 ‘게임산업의 현황과 과제’ 세미나에서 서울대 법학대학원 박준석 교수는 공저논문(오토프로그램의 저작권 문제)발표를 통해 “기기 방식의 오토프로그램도 게임 저작물의 저작권 침해가 인정 된다”는 점을 밝혔다.
오토 프로그램이란 게임 상에서 정당한 권한 없이 게임 캐릭터의 속도를 증가시키거나 에너지 소모 없이 사냥 등의 행위를 계속 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게임 자동사냥 프로그램이다. 크게 소프트웨어(SW)방식과 하드웨어(HW)방식으로 구분되는데 SW방식의 경우 저작권 침해가 이미 인정돼 판매가 금지됐다. 반면 HW방식의 오토 프로그램은 저작권 침해 여부가 불명확해 대형 포털 사이트나 전자상거래업체 등에서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다.
박 교수에 따르면 기기 방식의 오토프로그램 역시 게임의 동일성 유지권을 침해한다는 것. 동일성 유지권은 저작물이 원형 그대로 유지돼야 하며 임의로 변경, 삭제, 개변 등에 의해 손상되지 않아야 한다는 권리다.
박 교수는 “오토 프로그램은 온라인 게임의 기본 생태계를 망쳐 게임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고 다른 이용자들에게도 피해를 주는 악성 프로그램”이라며 “이를 법적으로 규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게임 회사가 제공 또는 승인하지 아니한 컴퓨터프로그램이나 기기, 장치의 배포나 제작을 금한다’ 등의 내용을 담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지난 2008년 11월 국회에 상정됐으나 여전히 표류 중이다.
토론자로 나선 엔씨소프트 이재성 상무는 “게임 오토 프로그램의 불법성이 명백히 규명된 만큼 수준 높은 게임 문화의 정착을 위해 법제도 측면에서 후속 조치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