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MA 아이폰, 한국서 출시 가능성은?

동기 부여에도 불구, 시장 전망은 미지수

일반입력 :2010/08/13 09:01    수정: 2010/08/13 11:18

아이폰의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버전 출시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2G 스마트폰에 대한 요구가 높아 한국 출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CDMA 아이폰 출시가 현실로 이뤄질 경우 국내 출시는 가능할까? 국내 통신시장의 현재 상황을 바탕으로 가능성을 재구성해봤다.

일단 2G 가입자들의 기대치는 높다. '01x'번호를 유지하는 한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는 현실에서 CDMA 아이폰 출시는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현재의 시장 상황을 보면 한국 출시 전망은 그렇게 밝지 않다.

■SK텔레콤, 011가입자 2G 아이폰으로 달랠까?

CDMA 아이폰 출시 후보군 가운데 가장 유력한 사업자는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의 현재 2G 가입자는 600만명을 넘는다. 이들은 011 식별번호에 대한 충성도나, 가입자당 평균수익(ARPU)이 높아 SK텔레콤으로서는 놓칠 수 없는 고객층이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지난달 15일 “제조업체들과 2G 스마트폰 출시를 논의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CDMA 주파수 대역도 800MHz~900MHz로 버라이즌과 동일해 망호환성에서도 별도 조치가 필요없다.

하지만 SK텔레콤을 둘러싼 주위 환경이 문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010번호통합정책을 추진하는데, SK텔레콤이 아이폰으로 2G 가입자를 묶어두게 되면 정책에 반하는 셈이 된다.

또한 CDMA가 음성통화를 목적으로 한 네트워크란 점도 걸림돌이다. 2G 네트워크는 3G에 비해 속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데이터통신을 주로 활용하는 스마트폰으로서는 마이너스가 크다.

■소비자는 LG유플러스를 원하지만…

LG유플러스가 아이폰을 내놓고 오즈요금제를 사용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소비자가 가장 원하는 형태다.

오즈요금제는 3만5천원에 1GB 데이터용량을 제공한다. 또한 이동통신기술도 CDMA기반의 ‘EVDO 리비전A’인 만큼 데이터통신에서 SK텔레콤보다 유리하다.

LG유플러스 측은 “CDMA 아이폰을 리비전A 망에서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주파수 호환성이 장애물이다. 전세계적으로 CDMA 이동통신서비스에 1.8GHz대역을 사용하는 통신사업자는 LG유플러스가 유일하다. 때문에 주파수 망호환성 문제를 애플 측에서 별도로 해결해줘야 한다.

그동안 애플이 이동통신사업자에 보여온 태도를 감안하면 LG유플러스만을 위해 별도로 제품을 생산할 지 의문부호가 붙는다. 만약 성사되더라도 생산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서라도 LG유플러스에 선공급량을 최대한으로 잡을 가능성이 높다.

LG유플러스 이동전화 가입자는 886만명이지만 그들 모두가 아이폰을 구매할 가능성은 낮다. 아무리 폭발적인 판매량을 보이더라도 100만대를 넘길 수 있을 지 미지수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애플이 전용 아이폰을 출시해준다면 좋겠지만 애플이 원하는 물량을 소화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라며 “때문에 아이폰 출시를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요금제의 경우도 LG유플러스가 오즈요금제를 아이폰에 그대로 적용할 것인가도 확신할 수 없다. 오히려 별도 요금제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LG유플러스의 지난 2분기 스마트폰 ARPU는 5만1천원으로 3사 가운데 가장 낮다. 통신사가 아이폰을 도입해 얻는 가장 큰 이익은 데이터서비스 ARPU 상승. 결국 LG유플러스가 기존 요금제를 유지할 경우 아이폰 도입의 실익이 없게 된다. 요금제 문제가 생기는 이유다.

■CDMA 아이폰4 국내출시, 현재로서는 ‘가능성 낮다’

다음으로는 KT가 남는다. 하지만 KT는 이미 3G기반의 아이폰4 출시를 기정사실화한 상태다. 한 회사에서 기능이 같은 제품을 2가지로 출시해 내부 잠식을 초래할 이유가 없다. 2G 네트워크 운영에 대한 입장도 회의적이다.

이밖에 가상이동통신망(MVNO) 사업자가 있다. 올해 9월 방통위가 고시안을 발표하면 준비사업자들의 구체적인 계획이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MVNO 준비사업자들은 2G망 임대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케이블텔레콤(KCT) 측은 “2G 서비스는 점차 사라져가는 추세기 때문에 MVNO는 3G 서비스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온세텔레콤은 데이터통신 MVNO사업을 준비 중이다.

이통3사가 2G망 임대에 나설지도 불확실하다. KT측은 2G망 임대계획이 없다고 밝혔고, SK텔레콤의 입장도 확실하게 알려진 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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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상황을 종합할 때 현상황에서는 CDMA 아이폰4를 국내에서 보게 될 가능성은 낮다. 다만, 외신에서 예측한 CDMA 아이폰 버라이즌 출시 시점은 내년 1월이다.

010 번호통합, MVNO 등 국내 통신시장이 그때까지 어떻게 변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