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덕분에 초고속 인터넷 요금 ‘인상?’

일반입력 :2010/08/01 18:54    수정: 2010/08/02 09:42

‘스마트폰 덕분에 초고속인터넷 요금 올린다?’

지난달 중순 LG유플러스의 100Mbps급 와이파이(Wi-Fi) 서비스인 ‘U+와이파이100’에 이어, KT가 유사한 ‘쿡허브’를 월 1천500원에 제공한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초고속인터넷 요금을 인상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802.11n 방식의 ‘U+ 와이파이100’ 서비스는 기존 802.11b/g 방식의 AP(Access Point)보다 전송속도가 2.5배 빨라, 무선에서도 100Mbps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가능케 한다는 것이 LG유플러스의 설명이다.

KT 역시 ‘쿡허브’에 802.11n을 채택해 기존 AP보다 전송속도가 3배 빨라졌다며, 최대 150Mbps의 서비스가 가능하고 향후 이를 홈 게이트웨이로 활용한다고 밝혔다.

■무료 와이파이 AP 임대료로 ‘전가?’

이처럼 통신사업자가 100Mbps급의 와이파이 AP 보급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와이파이 모듈을 탑재한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좀 더 빠른 무선인터넷 환경을 집 안에서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업자 입장에서도 스마트폰에서 발생되는 이동통신망의 과다 트래픽을 와이파이로 분산시킴으로써 투자절감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꼭 소비자를 위한 조치만은 아니다.

실제,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은 “최근 네트워크별로 스마트폰의 데이터 트래픽 분담 현황을 살펴보면 와이파이가 67%, 와이브로 22.5%, 3G 10.5%였다”며 “만약 KT가 3G망만 갖고 있었다면 12.6배의 망증설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통신사들이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올 하반기부터 와이파이를 탑재한 아이패드 등의 태블릿PC나 디지털액자 등을 속속 내놓을 예정이어서, 여기에 필요한 무선 인프라를 확보하는 측면도 크다.

따라서 통신사들이 집과 사무실 밖에서 이용하는 와이파이를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댁내에서 이용하는 와이파이에 대해 요금을 부과함으로서 생색내기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100Mbps 와이파이, 인터넷전화 유인책?

또 다른 문제는 와이파이 기반 인터넷전화에 AP가 꼭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요금을 부과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든다는 것이다.

최근 통신사업자들은 무선전화에 익숙한 소비자들을 위해 와이파이 기반의 무선 인터넷전화 단말을 보급하고 있는데 여기에 필요한 AP에 요금을 부과하는 형식이다.

이 때문인지 KT는 쿡인터넷전화 가입자의 경우 쿡허브를 무상 임대한다고 밝혔으나 2년 약정의 조건을 걸었다. 초고속인터넷만 사용할 경우 2년 동안 월 1천500원을 내야 한다.

LG유플러스는 한 술 더 떠 초고속인터넷만 이용할 경우 월 2천500원, 초고속인터넷과 인터넷전화를 함께 써도 월 1천500원이다. 더욱이 3년 약정 조건이다.

월 이용금액도 논란거리다. KT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쿡허브를 이용할 경우 약정기간 동안 내야 하는 AP 임대료는 3만6천원으로 그나마 양호한 편이지만, LG유플러스의 경우 9만원이다. 인터넷전화를 이용해도 5만4천원을 내야 한다.

시중에서 듀얼 안테나를 탑재한 802.11n AP가 2만원~5만원대에 판매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대량 구매를 하는 통신사가 소비자들에게 임대하는 요금치고는 비싸다.

특히 통신사가 임대하는 AP의 경우 약정 만기 이후에도 통신사가 소유권을 가져간다는 측면이나, AP를 공용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감안할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이에 대해, 이정식 LG유플러스 홈 솔루션 사업본부장은 “시중에서 5~6만원대에 판매되고 있지만 U+와이파이100의 경우 사업자가 품질에 대한 개런티를 하는 만큼 비싼 것은 아니다”며 “평균 월 1.5회씩 보안 업그레이드를 하고 있고 (공유에 동의하는) 가입자 간 서로 공유하도록 만들 것이기 때문에 월 2천500원도 싸다”고 밝혔다.

■100Mbps 와이파이, 100Mbps 맞아?

KT와 LG유플러스는 쿡허브와 U+와이파이100 서비스가 기존 AP보다 약 2.5~3배 정도 전송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100~150Mbps 속도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 IPTV 등을 묶은 결합상품 가입자가 늘고 있고 여기에 스마트폰까지 덧붙여 이용하면서 실제 100Mbps 전송속도가 가능하냐는 문제제기가 나오고 있다.

KT나 LG유플러스 모두 유무선 공유기로 활용할 수 있는 AP 한 대에서 스마트폰,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 IPTV, 와이파이 서비스 등을 모두 제공하고 있고, 이 같은 서비스들을 동시에 이용할 경우 전송속도가 크게 저하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AP라는 유무선 공유기는 원래 초고속인터넷 회선의 대역폭을 n분의 1로 나눠 사용하도록 만든 것이라 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할 경우 속도가 크게 저하될 수밖에 없다”며 “사업자들이 100Mbps 서비스라고 내놓은 만큼 약관에 최저보장속도를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