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 ‘잘 나가는’ 웹툰이 오프라인에서도 인기다. 최근 주요 포털에서 연재되던 작품이 책으로 묶여 나오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문구, 완구, 키덜트 등 다양한 원소스멀티유즈(OSMU)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웹툰은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옴니버스식 스토리 구성으로 탄탄한 캐릭터 성격을 구축했다는 점이 매력이다. 온라인에서 많은 마니아들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인지도도 어느 정도 갖춘 셈. 이런 장점을 바탕으로 웹툰 마니아들뿐만 아니라 캐릭터 라이선싱 업계에서도 호평을 받는 모양새다.
이러한 현상은 오는 25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 A, B, C홀에서 열리는 서울캐릭터라이선싱페어(이하 캐릭터 페어)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캐릭터 페어에 출품한 다양한 웹툰 캐릭터들이 인기를 얻고 있어 눈길을 끈다.
가장 먼저 A홀의 퍼니이브(대표 양주일) ‘판다독’ 부스에 들어서면 ‘판다독’, ‘구리독’, ‘래빗독’ 등 다양한 캐릭터가 관람객을 반긴다. 부스는 저작권사이자 작품 내 배경이 되는 퍼니이브 사무실을 모티브로 해 꾸몄으며 아무렇게나 놔둔 듯한 캐릭터 우산이 데코레이션 역할을 톡톡히 해 색다른 느낌을 주기도 했다.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되는 ‘판다독’은 디자인 사무실 ‘퍼니이브’에서 일하는 디자이너들의 일상 에피소드를 맛깔나게 그려낸 작품. 문구, 완구류를 비롯해 침구, 무소음 마우스, 퍼스나콘, 모바일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며 웹툰 캐릭터의 상품성을 과시했다. 현재 아시아, 유럽, 남미 등 해외 27개국과 라이선싱 제품 수출계약을 맺고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 중이다.
퍼니이브는 ‘판다독’ 그래픽 판넬과 함께 인형, 스티커, 머그컵 등을 전시해 놓고 관람객들을 맞았다. 행사 현장에서는 캐릭터 인기투표와 모바일게임사 레몬(대표 윤효성)과 손잡고 내놓은 ‘판다독틀린그림찾기’ 게임을 내건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B홀에서는 지강민 작가의 ‘와라 편의점’과 쳐돌았군맨 박동선 작가의 ‘혈액형에 관한 간단한 고찰(이하 혈관고)’이 눈길을 끌었다.
편의점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다룬 ‘와라 편의점’은 네이버 웹툰에 연재되며 누리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작품 내에는 점장, 아르바이트생, 손님들을 비롯해 판매 제품까지 의인화돼 등장하며 현재 애니메이션, 피규어, 출판물, 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했다.
이번 캐릭터 페어 부스는 SK C&C 인디펜던스 내 ‘와라 편의점’ 전담팀 ‘와라 패밀리’가 꾸몄다. ‘와라 편의점’ 부스에 방문한 관람객들은 ‘와라 샤인쿨’, ‘와라 버튼’ 등을 사은품으로 받을 수 있다.
‘혈관고’는 제목 그대로 특정 상황에서 혈액형 별 성격, 반응 모습 등을 비교해 놓은 웹툰이다. A형은 소심하다, B형은 자기중심적이다 등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관심을 가지는 혈액형의 성격분석을 소재로 한 점이 누리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혈관고’의 부스는 지난 2008년부터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리온아이피엘이 준비했다. 인형, 스티커, 문구 제품 등 다양한 상품들이 전시됐으며 실제 등장 캐릭터의 탈을 쓴 퍼펫인형들이 돌아다니며 혈액형 별 성격에 맞는 포즈로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다.
현재 중국, 대만, 태국 등 해외 시장으로도 진출한 ‘혈관고’는 캐릭터 페어 인증샷을 찍어 블로그에 올리면 상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이에 질세라 스튜디오 뮤(대표 전세영)는 다이어트 하는 돼지 ‘다이어트 피기스-샤를 빼야 되지’를 들고 나왔다. 경기디지털콘텐츠진흥원이 지원한 ‘다이어트 피기스’는 ‘돼지가 살을 뺀다’는 다소 특이한(?) 설정으로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스트레스 받지 않는 상큼한 다이어트를 지향하는 ‘샤를 빼야 되지’는 제목을 그대로 딴 돼지 ‘샤를’, ‘되지’, ‘빼야’ 등이 등장한다. 작은 방에서 함께 살던 돼지 3인조는 어느 날 갑자기 방이 가라앉기 시작하자 자신들의 무게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다이어트를 결심한다.
스튜디오 뮤는 ‘샤를 빼야 되지’의 국민체조 영상을 담은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과 ‘덴마크 다이어트’ 스케줄러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유소의 일기장’, ‘고야의 일상판타지’도 웹툰 마니아들의 눈길을 끈다. ‘유소의 일기장’, ‘고야의 일상판타지’는 소소한 일상생활의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풀어내 인기를 얻은 작품. 큰 부스는 아니지만 다채로운 작품과 아기자기한 제품으로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캐릭터 페어에 웹툰 캐릭터를 출품한 업체 한 관계자는 “최근에는 웹툰 캐릭터가 각광받는 추세”라며 “웹상에서의 인지도가 높은 만큼 오히려 인기가 더 좋은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