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DMB의 양방향데이터방송서비스 'DMB 2.0'이 난관에 부딪혔다. 기술력은 인정받았지만 지원단말기 보급 난항으로 서비스 확산이 지연되면서 사업방향을 수정해야 할 상황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DMB 2.0서비스의 지원단말기인 LG전자 ‘카페폰’(모델명:LG-SU420)은 약 2만대 판매됐다. 당초 올해 보급목표였던 50만대에 크게 못미치는 성적이다.
DMB 2.0은 DMB TV 또는 라디오 시청과 동시에 방송 연관 정보를 노출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확인하고, 간단히 이동통신사 무선 인터넷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양방향 방송 시스템이다. 방송망과 통신망을 동시에 활용해 적극적인 고객 참여가 가능하다.
DMB2.0에서는 화면이 TV화면과 정보 화면 2개로 분리되며, 정보 화면을 통해 양방향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 받는다. 데이터 서비스에서는 ▲뉴스 검색 ▲광고·이벤트 참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올해 멀티미디어기술대상에서 국무총리상도 받았다
하지만 방송사가 아무리 화면을 내보내더라도 볼 수 있는 단말기가 없다면 무용지물. 단말기 보급이 저조한 현 상황에서는 방송사들이 1년 이상 공들인 DMB 2.0이 힘을 발휘하기 어려운 실정인 셈이다.
이같은 성적의 원인은 휴대폰 시장의 급격한 변화에 있다. LG전자 카페폰은 피처폰으로 스마트폰이 아니다. 아이폰 출시 후 스마트폰이 시장의 대세를 이루면서 제조사가 피처폰 전략을 대폭 축소한 것이 DMB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방송사 관계자는 “제조사의 피처폰 출시계획이 대부분 취소되면서 DMB 2.0 후속단말기 전략도 함께 취소됐다”라며 아쉬워했다.
여기에다 새로운 IT기술에 관심이 많고 적극적으로 이용할 만한 잠재 소비자층들이 대거 스마트폰으로 이동한 점도 한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스마트폰 탑재로 경쟁력 업그레이드
초반 성적이 부진하면서 방송사의 당초 사업로드맵에 차질이 생겼다. 올해 50~60만대를 보급하고 내년부터 서비스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려던 계획도 시점을 미뤄야 할 상황이다 .
휴대폰 시장이 다시 피처폰으로 돌아오는 것은 사실상 힘들어졌기에 DMB 방송사들도 전략을 스마트폰에 맞추는 것으로 수정했다. 올해 안에 단말기를 출시하기는 어렵게 됐지만 긍정적인 입장에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방송을 웹 콘텐츠와 연동하도록 함으로써 UI나 콘텐츠 품질을 높여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일단, 방송사는 콘텐츠를 웹기반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애초 DMB 2.0서비스는 와이파이(Wi-Fi) 접속이 아닌 네이트, 매직앤 등 이통사 무선인터넷(WAP)과 연동되도록 설계됐다. 웹기반이 아니었던 만큼 화려함이나 서비스 수준이 스마트폰에 비해 많이 부족했다.
방송사 관계자는 “스마트폰으로 DMB 2.0을 서비스하게 되면 그동안 제약됐던 서비스들을 제공할 수 있다”라며 “오히려 서비스 품질을 높일 기회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후속 DMB 2.0 단말기를 스마트폰으로 내놓기 위한 작업도 계속 진행중이다. 그는 “현재 LG전자, SK텔레콤과 스마트폰 개발을 협의중”이라며 “단말기 출시는 내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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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DMB 2.0의 미래는 불확실하다. 제조사와 이통사들의 태도도 서비스 자체에는 호의적이지만 스마트폰 탑재를 위한 개발비용 문제로 결정을 주저한다. 하반기 이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을 세웠던 LG유플러스도 전면적인 서비스 도입은 못하고 있다.
DMB 2.0은 수익성 부재로 어려움을 겪어온 지상파DMB의 생존을 위한 필승카드였다. 광고에 의존하는 수익모델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업모델을 찾겠다는 그들의 꿈이 어떻게 반전에 성공할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