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이 떴고, 안드로이드폰이 슬슬 뜨고 있는 시점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폰을 얘기하는 개발자들은 보기에 따라 '느닷없다' 또는 '뜬금없이'란 핀잔을 들을 수 있다.
MS에겐 좀 미안한 얘기지만 개발자 세계에서 윈도폰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에 비해 흥행성에서 밀리는게 사실이다. 대세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이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렇다.
이런 상황에 느닷없고 뜬금없이 윈도폰앱 개발에 나선 이들이 있으니, 블루피시시스템의 박현철(책임연구원), 성경환(대표), 안기수(선임 연구원)씨가 주인공이다. 직책은 제각각이지만 사실 알고보면 다들 친구사이다. 직원도 이들이 전부다.이들이 한국MS가 개최한 리믹스2010에서 발표하는 것을 봤을때도 이후, 만나자는 연락을 했을 당시만 해도 안드로이드나 아이폰을 하면서 윈도폰앱도 개발하겠거니 생각했더랬다. 그런데 왠걸? 윈도폰에 거의 올인 수준이다.
■윈도폰7의 클라우드 서비스 주목하라
그동안 해왔던 플랫폼이 MS 기반이었습니다. 모바일도 바로 시작할 수 있겠다 싶어 윈도폰을 선택했어요. 세계 시장을 놓고보면 윈도폰은 여전히 가능성이 큽니다. 클라우드 컴퓨팅과의 연동에 있어서도 앞서 있어요.
MS가 최근 모바일 플랫폼에서 시행착오를 겪기는 했지만 잠재력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성경환 대표의 얘기다.
MS는 올해말 차세대 모바일 운영체제(OS) 윈도폰7을 선보일 계획이다. 윈도폰7은 이전 버전인 윈도모바일6.5와는 소스코드 기반 자체가 달라진다. MS로선 과거와의 결별을 통해 새출발을 선언하는 셈이다.
윈도폰7은 아직 공식 버전이 나오지 않았다. 테크니컬 프리뷰 버전 단계다. 그러나 전반적인 평가는 비교적 긍정적이다. 아이폰과 붙어볼만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갖췄다는 얘기도 들린다.
블루피시스템 멤버들은 윈도폰7에 대해 기대가 큰 모습. 특히 클라우드와의 연동에 기대감을 보인다.
윈도폰은 모바일 플랫폼 시장에서 새로운 전쟁의 시작이 아닐까 싶어요. 개발자 입장에서도 승부를 걸어볼만 합니다. 윈도폰은 클라우드와 관련해서는 가장 우수한 플랫폼이라고 생각해요. 라이브 오피스나 라이브 핫메일 모두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들입니다. 웹브라우저로 접속할 수 있습니다. 윈도폰7에서는 브라우저가 아닌 모바일앱 방식으로도 클라우드와 연동이 가능합니다. 모바일앱이 편리한 측면이 있어요. 윈도폰7은 X박스나 PC와의 연동도 잘됩니다. (박현철 책임연구원)
앞서 언급했듯 윈도폰7은 윈도모바일6.5와 호환되지 않는다. 이에 윈도모바일6.5 기반 애플리케이션 UI는 새로 개발해야 윈도폰7에서 쓸 수 있다. 모바일앱 설계나 알고리즘은 기존에 있는 것을 활용하면 된다. 환경이 크게 바뀌는 바람에 개발자 입장에선 불편할 수도 있지만 개발 생산성은 윈도폰7이 훨씬 낫다고 한다.
윈도보바일6.5과 비교하면 윈도폰7에선 UI 개발 기간이 최대 3분의 1까지 줄어든거 같아요. 모바일앱 개발 진입장벽도 낮아졌습니다. 실버라이트로 개발할 수 있어, 기존 실버라이트 개발자들이 쉽게 진입할 수 있을거에요. (안기수 선임 연구원)
블루피시스템은 윈도폰7용 모바일앱 개발을 완료한 상황. 리믹스10에서 선보인 '쁘띠 다이어리2'가 바로 그것이다.
'쁘띠 다이어리'는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개인용 다이어리다. 휴대폰에서 쉽게 쓸 수 있는 다이어리를 만들어보자는 의도로 개발됐다. 지난해 9월 SK텔레콤 T스토어를 통해 첫 판매에 들어갔는데, 윈도모바일앱 중에서는 명성이 좀 생겼다고 한다. T스토어에서만 7천건 정도 다운로드가 이뤄졌다. 참고로 쁘띠 다이어리는 유료다.
'쁘띠 다이어리2'는 윈도모바일6.5를 윈도폰7용으로 바꾼 것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용으로 개발됐다. 블루피시시스템은 윈도폰7이 나오고 관련 앱스토어 서비스가 제공되면 세계 무대를 본격 노크할 계획이다.
나름 자신감도 엿보인다. 리믹스10에서 쁘띠다이어리를 시연한 뒤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는데, 이틀뒤 조회수가 많이 늘었어요. 리뷰를 올려놓은 해외 사이트도 있더라고요.(박현철 책임 연구원)
블루피시스템은 PC와 스마트폰 그리고 웹에서 연동되는 쁘띠 다이어리 서비스도 개발중이다. 스마트폰을 넘어 멀티 스크린을 겨냥한 포석이다.
■모바일에 미래를 건 까닭은?
성경환, 박현철, 안기수씨는 대학 동기들이다. 교수님과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졸업후 각자 직장에서 개발자로 일하다 '우리식대로 직접 한번 해보자'고 의기투합하게 된다.
2008년 10월의 일이다. 의기투합은 지난해 5월 실제로 회사를 설립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모바일을 선택한 것은 당시 상황을 반영한 것이었다. 스마트폰이 전문가에서 일반인으로까지 확장되던 시절이었던 만큼, 모바일은 확률높은 승부수였다.
일단 우리 이름을 알리자는 목표로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앱스토어 시장이 너무 빨리 커졌어요. 스마트폰이 올해 500만대가 팔릴 것이라고 하잖아요?
스마트폰 시장이 커진다고 해서 모바일앱 사업 전망이 밝다고 생각하는 것은 심한 오버액션이다. 나왔다가 눈에 띄지도 못하고 무덤속에 들어가는 모바일앱이 수두룩하다. 정상의 면적이 좁기는 다른 분야나 모바일이나 마찬가지다. 모바일 시장이 특별히 소규모 신생 벤처에게 너그러운 것도 아니다.
그래서다. 블루피시스템과 같은 신생 벤처가 모바일 생태계에서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은 도전이 될 수 있다. 참신한 아이디어의 유통 기간은 길지 않다. 블루피시 멤버들도 피부로 느끼는 사실이다.
이에 대한 해법을 물었다.
우선 쁘띠 다이어리를 글로벌 시장에 진입시키는 것과 함께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엔터프라이즈와 관련해서는 올해안에 샘플 정도는 나올 것 같아요. 기업들이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엔터프라이즈 사업 방향이 정해질 겁니다.(성경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