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4 한국 공급 ‘제외’…그 배경과 파장은?

KT, “7월 중 출시→1~2달 지연” 발표

일반입력 :2010/07/18 14:18    수정: 2010/07/18 22:44

애플이 30일 아이폰4 출시 국에서 한국을 제외하면서, 당분간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SK텔레콤이 내놓은 갤럭시S의 독주가 예상되고 있다.

갤럭시S는 지난 6월24일 SK텔레콤이 판매를 개시한 이후 출시 한 달도 되질 않아 개통량이 35만대(15일 기준)를 넘어서는 등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KT는 18일 아이폰4에 대한 공식 입장자료를 통해 당초 7월 중에 출시할 예정이었던 아이폰4의 형식승인 준비 작업이 길어져 출시 일정을 1~2개월 늦추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17일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도 트위터를 통해 “아이폰4 출시 연기소식에 당황하셨을 것”이라며 “19일 이전에 회사 공식채널을 통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해 아이폰4의 출시 지연이 불가피하게 됐음을 알린 바 있다. 이에 따라, 80만대를 넘는 판매량을 기록한 아이폰3GS의 흥행을 아이폰4로 이어가, 스마트폰 시장의 주도권을 확고히 하겠다는 KT의 계획에도 상당한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지난달 초 애플은 7월 중 한국을 포함해 호주, 오스트리아, 벨기에, 캐나다, 덴마크, 필란드, 홍콩, 아일랜드,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노르웨이, 뉴질랜드, 싱가포르, 스페인, 스웨덴, 스위스 등 18개국에서 아이폰4를 출시키로 한 바 있다.

■형식승인 지연, 안테나 수신불량이 문제?

스티브 잡스는 16일(현지시간) 아이폰4 수신 결함 관련 간담회에서 “오는 30일 한국을 제외한 17개국에 아이폰4를 출시할 것”이라며, 이유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의 허가 절차 문제”라고 짤막하게 설명했다.

여기서 잡스가 언급한 허가 절차는 규제당국인 방송통신위원회 전파연구소의 형식승인을 말하는 것으로 국내 출시되는 모든 단말은 이를 통과해야 일반에 판매될 수 있다.

이를 놓고 업계에서는 “실제, 아이폰4의 안테나 수신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한국을 제외한 17개국에서는 일정대로 출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전파연구소 관계자는 “수신 강도 표시 오류는 전파세기가 약한 지역에서 마치 좋은 지역에 있는 것처럼 혼동을 줄 수 있게 잘 못 인식해 표시한다는 것”이라며 “이는 소프트웨어의 오류일 뿐 통화품질과는 연관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안테나의 위치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도심지역에서 이는 무시할 수 있을 정도”라며 “전파세기가 미약한 도서지역이나 깊은 지하에서는 차이가 나타날 수 있지만 이것이 통화에 주는 지장은 없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 견해”라고 덧붙였다.

■아이폰4 상륙 지연…KT ‘울고’ SKT ‘웃고’

아이폰4의 국내 출시가 1~2개월 지연되는 것이 불가피해짐에 따라, KT뿐만 아니라 유통망의 입장도 상당히 난처해졌다. 그동안 일부 KT 대리점에서는 7월 중 출시 일정에 맞춰 예약판매까지 진행한 상태에서 출시가 연기됐기 때문이다.

반면, 갤럭시S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순항 중인 SK텔레콤은 아이폰4 대기 수요를 일정부분 끌어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 중 일부가 갤럭시S나 지난 15일 출시된 팬택의 ‘베가’ 등 다른 스마트폰에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간담회에서 박병엽 팬택 부회장은 “스티브 잡스를 존경하고 아이폰3GS의 혁신성도 인정하지만 아이폰4는 사람과 호흡하지 못하는 ‘딱딱한 기계’일 뿐”이라고 혹평하며, 자사 스마트폰인 베가의 우수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아이폰4 상륙전 시장 지분을 최대한 늘리려 한 경쟁사들이 시간을 벌게 됐다”며 “애플 마니아들을 끌어 올 전략이 더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SK텔레콤이 KT를 정조준 해 무선데이터 무제한 서비스와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등의 출시를 예고한 상태에서, KT의 아이폰4 출시 연기는 그 만큼 뼈아프다.

더구나 국내 소비자들이 애플의 A/S 정책에 대한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아이폰4의 안테나 수신불량 논란과 출시 지연 발표는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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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정만원 SK텔레콤 사장도 지난 14일 간담회에서 “애플과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무조건 아이폰을 들여오지는 않겠다”며 “새 휴대폰을 중고로 바꿔주는 애플의 사후 서비스 정책은 수용할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아이폰4의 출시 지연으로 시장 환경이 변화한 것은 맞지만 꾸준히 요금정책을 개선해왔고 3분기에도 새 스마트폰을 지속 출시할 예정이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좋은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