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택의 지상파 방송 수신환경이 매우 열악해 디지털 전환이 무의미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공급자인 방송사 입장에서 지상파 커버리지를 판단할 것이 아니라 수신자들의 직접수신 여부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성진 서울산업대 교수는 15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국언론정보학회가 주최한 '디지털 전환시대의 보편적 시청권,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성진 교수는 “지상파 방송의 수신환경은 수치로 언급하기조차 곤란할 정도로 열악하다”라며 “시청자들이 지상파 디지털방송을 직접 수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수용자 복지 차원인 보편적 서비스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정에서 지상파 방송을 직접 수신하기 위해서는 시청 설비를 완벽하게 갖춰야만 한다. 공동주택의 경우 공시청 설비인 공시청 안테나, 안테나 취부시설, 신호증폭기, 전송선로가 필요하며, 단독주택의 경우 안테나, 신호증폭기, 전송선로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국내 주택의 대부분이 지상파 디지털시청설비를 방치하거나 아예 갖추지 않고 있다. 유료방송 가입자의 46.2%가 지상파 방송을 보기 위해 가입한다는 조사결과는 여기서 비롯된다.
최성진 교수는 2006년 방송위원회의 공동주택 수신환경실태조사 결과와 2008년 방송통신위원회 수신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2006년 조사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240개소 중 13개소인 5.42%만이 지상파 방송을 직접 수신할 수 있었다. 2008년 조사결과에서는 조사대상 1천256가구 중 12.6%만 직접 수신이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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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방송을 직접 수신할 수 있는 상황이 갖춰진 가구가 10% 내외에 그친 것이다.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되더라도 이로부터 혜택을 입는 시청자가 10%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최 교수는 “KBS는 시청자에게 지상파 디지털방송을 시청하려면 스스로 복구비용을 들이라고한다”라며 “수신환경이 열악한 환경에서 시청자의 무료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