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도입…왜?

일반입력 :2010/07/14 17:47    수정: 2010/07/14 18:53

SK텔레콤이 모바일 인터넷전화(mobile-Voice over Internet Protocol, m-VoIP) 도입을 전격 도입키로 발표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14일 간담회에서 “기술 환경과 가입자들의 데이터 이용패턴, 해외 사례 등을 검토한 결과 m-VoIP 도입이 부정적 효과보다 장기적으로 고객유지 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돼 방송통신위원회의 인가를 거쳐 도입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이동통신사업자들은 m-VoIP 도입에 대해 이동전화 음성매출 하락을 가속화시켜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투자를 위축시킨다는 이유로 도입을 미뤄왔다.

하지만 이날 업계 1위사업자인 SK텔레콤이 m-VoIP 도입을 선언함에 따라, KT와 LG유플러스도 이를 쫓아가지 않을 수 없는 부담을 안게 됐다.

■스마트폰 확산이 기폭제?

SK텔레콤의 m-VoIP 도입 선언은 상당히 의외다. 이날 SK텔레콤이 밝힌 것처럼 m-VoIP는 이통사에게는 독(毒)이나 다름없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이통사의 전체 매출에서 데이터보다 음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높다. 더욱이 국내 이통사들은 폐쇄적인 망 운용정책으로 해외보다 데이터 시장의 활성화 정도가 낮아 음성과 데이터 매출의 괴리가 더욱 크다. 대부분의 데이터 수익도 SMS·MMS에서 거둬왔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전 세계적으로 이통사들이 와이파이(Wi-Fi)가 지원되는 휴대폰에서 스카이프 모바일 서비스를 막아왔던 것도 이 때문이다.

SK텔레콤이나 KT, LG유플러스가 불과 지난 하반기까지도 m-VoIP 도입을 미루고, 하나의 휴대폰에서 m-VoIP 서비스와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는 FMS(유무선 대체)나 FMC(유무선 통합) 서비스를 내놓은 것도 같은 이유였다.

지난 하반기와 현 시점에 달라진 것이 있다면 스마트폰의 폭발적인 성장세다. KT의 아이폰 출시로 촉발된 스마트폰의 확산은 갤럭시S로 이어지면서 보급대수가 200만을 넘어섰다.

이와 함께 이통사들이 경쟁적으로 무선데이터 요금을 낮춰 지난해보다 약 10분의 1 정도 무선데이터 요금이 낮아진 것도 달라진 점이다.

따라서 SK텔레콤이 m-VoIP 도입을 선언하게 된 배경에는 이 같은 이유가 크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지속적으로 비중이 줄어드는 음성 매출에 기대기보다는 스마트폰 패러다임에 맞춰 데이터 기반으로 매출의 무게중심을 바꾸려는 것이다.

■왜 하필 지금인가?

SK텔레콤이 m-VoIP를 전격 도입하게 된 이유에는 앞서 밝힌 것처럼 시장상황도 영향을 주었지만, 단기적으로는 2G 가입자의 3G 전환과 방통위의 ‘010 번호통합 정책’이 큰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5월말 현재 국내 이통3사의 2G 가입자는 총 2천230만명으로 ▲SK텔레콤 1천135만명 ▲KT 212만명 ▲LG유플러스 885만명 등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통사들은 무선데이터 시장 확대를 위해 자사 가입자의 3G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2012년까지 서울·수도권의 통신망을 LTE로 전환하고, 2013년까지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고, 이날 SK텔레콤도 비슷한 시기에 LTE 전국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전체 가입자의 90% 정도를 3G로 전환한 KT뿐만 아니라, LTE 조기구축을 선언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향후 1~2년 내에 2G 가입자의 3G 전환을 서두를 수밖에 없는 환경으로 가고 있는 셈이다.

특히 5월말 현재 892만명에 이르는 01x(011·016·017·018·019) 가입자의 ‘010 번호통합 정책’을 방통위가 이달 말까지 결정할 예정이어서, SK텔레콤이 이에 대한 선(先) 대응을 했을 가능성도 높다.

방통위가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가 LTE 전국망 구축시점으로 예상하고 있는 2013년 정도를 010 번호통합의 시점으로 잡았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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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SK텔레콤은 자사 2G 및 01x 가입자의 이탈을 막고 3G로 전환하는 당근책으로 사실상 무제한에 가까운 음성통화를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놓은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스마트폰 라인업 중 갤럭시S에 집중하고 있는 SK텔레콤이 이외 스마트폰의 판매 활로와 경쟁사의 아이폰4 출시 등을 통해 이탈할 수 있는 가입자의 해지방어에도 유리하다는 판단을 했을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