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그로브 “IT 제조업 해외보내지 말라”

비즈니스위크 기고 “어떻게 미국인의 일자리를 만들까”

일반입력 :2010/07/18 14:46

이재구 기자

미국의 일자리부족사태는 제조업의 가치를 무시한데서 온 것이다. 제조업은 기술진화에 매우 중요한 경험사슬을 제공한다. 제조업을 해외로 보내지 말라······

앤디 그로브 전 인텔회장이 미국내 일자리 창출을 위한 일자리중심의 리더십과 함께 미국내 고용을 다시 늘리는 수단으로서의 제조업 중요성을 설파하고 나섰다. 그는 IT제조기업을 주로 인용하면서 이들 제조업을 '일자리 창출기계'로 표현했다.

최근 중국소재 세계최대 전자제품 OEM기업 폭스콘이 직원의 임금을 30% 이상 크게 올려 중국 저임금,저비용 메리트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시점이어서 설득력은 더욱 크다.

앤디 그로브 전 회장은 지난 5일자 비즈니스위크에 기고한 “어떻게 미국인의 일자리를 만들 것인가‘라는 글에서 새로운 산업은 기존의 기술노하우와 제조경험, 공급자와 고객간 친밀성이 발전되어 가는 효율적인 생태계에 기반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금 미국이 겪는 일자리부족사태는 제조업의 가치를 무시한데서 온 것이라고 분석하고 미국기업들은 제조업의 해외이전을 통해 기술진화에 매우 중요한 경험의 사실을 부숴버리는 우를 범했다고 질책했다.

이어 미국 제조업의 규모를 키우는 투자를 함으로써 미국의 일자리를 함께 창출할 수 있다는 제안을 내놓았다.

그는 지금이 미국이 일자리를 창출할 마지막 기회이며 70~80년대에 급성장한 아시아국가들처럼 정부가 전략적으로 나서서 한시바삐 손을 써야 한다고 점을 주지시켰다.

이와관련, 그는 해외노동으로 만들어진 제품에 대한 특별세를 매기자는 극단적인 방법까지도 제안했다.

그는 또 고부가 일자리가 있으면 저부가 산업이 해외로 가도 좋다는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저널리스트와 저명 경제학자에 대해 잘못된 믿음을 전했다며 질타했다.

앤디 그로브는 지난 1997년부터 2005년까지 인텔의 최고경영책임자(CEO)였으며 이후 폴 오텔리니가 CEO자리를 이어받았다.

■미국의 일자리는 왜 없어졌나?

앤디 그로브 전회장은 미국의 일자리가 없어진 것은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잘못된 신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여기에는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같은 언론인과 앨런 블라인더 프린스턴대 교수같은 유명인들의 “고부가 산업이 미국내에 있으면 문제없다”는 주장이 큰 역할을 했다고 꾸짖었다.

그는 이들의 주장에 대해 “고부가가치 산업만 미국에 유치하고 나머지 제조업을 해외로 보내면 고임금 노동자와 실업자로 이뤄지는 사회는 어떻게 될 것인가” 반문해 고임금직종과 저임금직종의 공존필요성을 주장했다.

앤디 그로브전회장은 또 벤처캐피털회사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 중국으로의 생산라인 이전 전략을 바탕으로 투자계획을 입안하는 이른바 '중국전략'을 부추긴 것도 미국의 일자리가 없앤 주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개별기업이 자신과 주주들의 이익을 쫓아 저비용의 해외로 나가면서 결과적으로 미국의 '일자리 창출 기계'는 멈춰버렸다고 간파했다.

또 이러한 사태는 과거 계획경제에 승리한 자유경제에 승리했을 때에 도취돼 이러한 상황이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수정할 여지가 있다고 본데서 비롯됐다고도 주장했다.

■초기 기술진입에 무관심해 생긴 비극들

앤디 그로브 전 회장은 이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고가품이던 제품들이 생필품수준이 되더라도 이를 해외로 보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개발한 초기기술을 일찍 포기한 결과 미래기술로 바뀌었을 때 이에 진입할 기회가 없어졌다며 대표적인 것으로 전기자동차의 핵심인 리튬이온전지, 태양광셀 등을 꼽았다.

앤디 그로브는 미국이 리튬전지의 개발을 초기에 중단하면서 미래기술로 등장한 전기자동차나 노트북용 배터리의 공급자 지위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컴퓨터의 핵심이 마이크로프로세서라면 전기차의 핵심은 배터리지만 미국이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상황이 된 것을 예로 들어 제조업의 중요성에 대해 풀어갔다.

앤디 그로브는 제조업의 중요성에 대해 새로운 산업이 이뤄지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하는 것으로 주장을 폈다. 앤드그로브 전회장은 ▲기술노하우의 축적 ▲경험에 경험이 더해진 기술 축적 ▲공급자와 고객간에 긴밀한 관계 발전 등의 효율적인 생태계가 제조업을 통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미국은 가전기기 생산을 중단한 30년전에 배터리부문에서의 주도권을 잃었다. 하지만 당시 누가 배터리를 만들었더라도 부각됐을 것이며 오늘날의 노트북용 수요를 잘 공급할 수 있는 공급자와 수요자간 친분을 만들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로브는 이 경우 이후 보다 수요가 많은 자동차시장에서도 기회를 만들었을 것이지만 미국 미국기업들은 첫단계에서 발을 담그지 않은 결과 다음단계의 주자로 뛰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규모확대의 투자에 힘쓰고 해외이전은 하지마라

앤디 그로브 전회장은 악화되는 미국의 고용을 살려내기 위해서 상황을 뒤집을 유일한 기회는 우리가 빨리 결단력 있게 행동하는 것뿐이라며 기업과 정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자신의 생각이 보호주의적이어도 할 수 없다며 기업이 상장하는 시점에 기업공개로 생기는 자본 외에도 엄청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앤디 그로브는 일본 반도체기업의 사례를 들면서 인텔이 투자를 주저할 때도 일본기업은 투자를 멈추지 않아 결국 인텔의 메모리산업은 손을 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사진에 수십억달러규모의 반도체라인 투자 승인을 요청하면서도 자신은 여전히 두렵다고 말했다.

그는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우리의 산업적 상식을 다시 세우는 것이며 이를 위해 재정적 센티브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앤디 그로브 전회장은 이 글에서 해외노동에의한 제품에 대한 특별세를 매기는 극단적 방법까지 제안했다.

그리고 그 결과가 무역전쟁일지라도, 이를 이기기 위한 다른 전쟁처럼 다뤄야 한다고까지 주장했다.

앤디 그로브 전회장은 기업확대은행을 만들면 이 시스템이 기업인들에게 산업기반을 지키고, 사회를 유지할 의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매일매일 각인시켜 주게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미국 사회의 사명을 외국투자자에게 지울 수 없다.

앤디 그로브는 자신이 매일 다니는 레스토랑에 중국의 벤처캐피털리스트들과 실리콘 밸리의 기술임원과 사업가들이 넘쳐나지만 마음이 좋지 않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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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이 만나는 많은 사람들은 친구들이며 그들이 맞고 있는 기술적 도전과 이사와 주주들로부터 그들이 받는 재정적 압박을 이해하지만 외국의 자본투자자들에게 회사와 종업원을 대신해 또다른 사명을 짊어지길 기대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매우 한심한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변화를 위한 지상명령은 현실적이고 선택은 단순하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이 앞선 경제를 유지하려면 자신부터 바꿔자고 강조했다. 앤디그로브 회장은 “그러지 않으면 변화는 우리에게 다가와서 압박하게 될 것이다”라고 기고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