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승천의 기세로 성장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페이스북을 겨냥한 구글의 견제에 점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페이스북과 유사한 '구글미(Google Me)'를 조만간 선보일 것이란 관측도 있다.
그러나 구글이 구글미를 내놓더라도 감성에 호소하는 페이스북을 상대하기는 벅차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기술 중심의 코드로는 페이스북을 넘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미국 씨넷 블로거 크리스 매티시치크(Chris Matyszczyk)는 지난 5일(현지시간) '구글이 소셜 서비스 시장에서 페이스북을 쓰러뜨릴 방법'이라는 글을 통해 구글과 페이스북간 역량을 대조 분석했다.
매티시치크는 구글판 SNS를 만드는 디자이너들이 호소력을 제공하기 위해 풀어야할 최대 숙제는 구글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아닌 것처럼 보여야 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글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형성된 고정관념 때문이다. 구글이 보유한 검색기술이 화근이라는 얘기가 떠오른다. 페이스북의 피터 뎅은 "구글은 전세계에 흩어진 정보를 모아서 어떤 것이든 검색되게 만드는 특기를 갖고 있다"며 "그러나 구글 이미지에 걸맞는 소셜 네트워크를 만들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검색왕 구글, 기술은 뛰어나지만...
구글은 검색이 주특기다. 자타 공인이다. G메일, 구글 독스, 음성 검색, 뉴스와 각종 콘텐츠 검색, 구글 지도 등 구글이 선보인 웹기반 서비스들도 대부분 검색 기술이 결합된 형태로 제공된다.
이에 대해 매티시치크는 소셜게임업체 플레이돔의 모바일 게임 사업부 총괄 담당 크레이그 도스 산토스 발언을 인용해 "구글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아니라 기술적인 도전과제를 해결하는데 앞서나가는 경향을 보여왔다"며 "소셜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해서는 제품 서비스 측면에 더 전문화된 역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서툴다는 얘기다. 일례로 구글은 친구들끼리 실시간 메시지를 공유하는 '구글 버즈'를 올초에 내놨고 지난 2005년 '닷지볼'이나 지난 2007년 3D 가상캐릭터 기반 '라이블리' 등 커뮤니티 서비스도 시도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얻지 못했다.
매티시치크는 "구글은 너무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는 점도 부각했다. 구글은 다른 제품과 서비스에서 검색 기술을 통해 정보를 찾아내듯이 SNS에서는 사용자 정보가 속속들이 검색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섞여 있다.
실제로 구글 등 검색엔진에서 아이디와 활동 커뮤니티 등 과거 웹사이트 기록을 찾아내는 것만으로도 실명과 연락처같은 개인 신상을 추적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NS, '감성적 디자인'이 승부수
매티시치크는 "구글이 페이스북 대항마로 내놓을 SNS 서비스는 방문자 시선을 잡아끄는 시간과 편안함, 서비스를 체험해보고 싶다는 욕구를 일으키도록 디자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글과 달리 다른 기술 업체들은 사용자들에게 심리적인 공감을 이끌어내는 마케팅을 펼친다는 것이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만드는 애플이 대표 사례다.
매티시치크에 따르면 페이스북 사이트 디자인은 방문자들에게 시각적인 인간미를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됐다. 방문자에게 회원 개인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이 자연스럽고 편안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방문자가 다른 사용자 페이스북 홈페이지를 방문할 경우 눈에 들어오는 것은 해당 사이트 주인과 친구로 연결된 다른 회원들이다. 페이스북은 방문자에게 홈페이지 주인 이름, 언행, 얼굴, 가족과 애완동물, 친구들과 동네에서 어울려 지낸 흔적 등을 보여준다.
매티시치크는 "페이스북은 사용자 사이트 배색과 문자 디자인을 편안하게 구성해 많은 회원 정보를 자연스럽게 노출한다"며 "이 정보들은 사람들이 동네 찻집이나 술집에서 탁자에 둘러앉아 잡담을 하다가 흘러나오듯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또 "페이스북이 최근 사용자 프라이버시를 소홀히 다뤄 구설수에 오르긴 했다"면서도 "페이스북은 사용자들이 보기에 세련되고 환영받을만한 보편적이고 편안한 디자인으로 호소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평했다. 구글이 페이스북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감성적 호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구글이 페이스북보다 잘할 수 있는 부분은 없을까. 매티시치크는 '페이스북은 이랬는데, 구글도 같은 실수를 할 것인지 두고보겠다'는 식으로 힌트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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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회원들이 마우스나 자판을 한 두번 눌러서 탈퇴하고 개인정보를 사라지게 할 것인가. 페이스북은 회원 탈퇴가 복잡하고 사용자 정보를 좀처럼 안 지워준다. 구글은 각 사용자들이 자기 정보를 공개하는 수준을 각자 선택하게 할 것인가. 페이스북은 모든 사용자 개인정보를 동의 없이 개방했다가 거센 비판을 당하고 철회한 적이 있다.
매티시치크는 "구글이 광고수익을 지키기 위해 뭔가를 만들고 있다는 점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는 듯하다"면서 "구글 SNS는 구글 광고수익과 함께 회원 프라이버시를 조화롭게 보호할 수 있을까"하고 의문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