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동영상 공유 서비스 유튜브가 플래시가 HTML5보다 낫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핵심 기능을 위해서는 계속해서 플래시를 써야 한다는 것이다. 유튜브는 차세대 웹표준으로 급부상한 HTML5를 지지하는 대표적인 업체중 하나로 꼽혀왔다.
영국 IT미디어 더레지스터 등 외신들은 6월 30일(현지시간) 구글이 유튜브 서비스에 어도비 플래시를 핵심 기술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웹기반 고화질(HD) 동영상 콘텐츠를 실시간 전송방식으로 재생하는데 플래시만한게 없다는 얘기였다.
유튜브 서비스에 필요한 기능은 디지털 콘텐츠 권리 관리(DRM), 전체화면 보기, 카메라와 마이크 사용, 고성능 동영상 스트리밍 등이다. HTML5는 유튜브 서비스에 필요한 기능을 모두 지원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구글은 유튜브 공식 블로그를 통해 "HTML5 동영상 제어기능은 충분히 발전하지 않아 서비스에 필요한 기술을 만족시키지 못한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HTML5를 비롯한 다른 웹표준이 미래형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기술이라고 공언해온 구글은 올초 HTML5 기반 동영상 재생 서비스를 실험적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업계 전망은 유튜브, 비메오, 훌루 등 웹동영상 서비스들이 HTML5를 도입하면서 플래시 비중을 줄여나간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훌루도 지난 5월 HTML5를 도입하는 대신 플래시 재생기능을 업그레이드해 업계 전망과 상반된 움직임으로 주목됐다. 당시 훌루는 HTML5가 고화질 영상 지원이나 음량 자동 조정, 광고 실적 측정과 콘텐츠 보호 등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기능을 충분히 지원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플래시 기반 동영상 재생 기능을 개선하는 방식을 택했다.
유튜브가 플래시를 중시한 배경에는 HTML5기반 서비스에서 기술적인 구현이 제한될뿐 아니라 정치적인 문제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튜브 SW엔지니어 존 하딩은 "일차적인 문제는 HTML5를 지원하는 브라우저 개발사들이 동영상 재생기능에 표준 코덱을 무엇으로 할지 합의하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코덱은 동영상 파일을 영상신호로 바꾸는데 필요한 SW다.
구글, 모질라, 오페라소프트웨어 등 브라우저 업체들이 구글 오픈소스 코덱 VP8을 채택하기로 했지만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는 H.264라는 유료 코덱을 우선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유튜브가 플래시기반 서비스를 유지한다는 것은 H.264코덱을 계속 사용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H.264코덱은 HTML5 표준 후보 기술이 되기 이전부터 플래시 동영상에 활용돼왔다. 유튜브는 지난 2007년부터 플래시 동영상을 H.264기반으로 서비스했다.
한편 구글이 모바일 사업을 위해 전략적으로 플래시 서비스를 고수한다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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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IT미디어 테크레이더는 "구글이 유튜브 플래시를 안드로이드폰을 위한 콘텐츠로써 밀어주려는 것처럼 보인다"고 분석했다.
어도비가 안드로이드 2.2에서 돌아가는 플래시 10.1 베타버전을 최근 선보였기 때문이다. 애플은 아이폰 운영체제(OS)에서 플래시를 지원하지 않으며 HTML5로 플래시나 실버라이트같은 플러그인 기술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