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옵테론으로 왜 가상화 시장 정조준했나?

일반입력 :2010/06/28 08:00

황치규 기자

AMD가 최근 발표한 고성능 서버 프로세서 옵테론6100 시리즈(코드명 매그니쿠어)를 앞세워 기업 핵심 업무 시스템 시장 공략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고성능 컴퓨팅(HPC)를 넘어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가상화 등 기업에서 널리 쓰이는 플랫폼과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지분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2소켓은 물론 향후 성장이 예상되는 4소켓 서버 시장 대권 경쟁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이를 위해 가상화와 BI 시장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특히 가상화에 대해서는 옵테론과 찰떡궁합임을 강하게 부각했다.

가상화와 옵테론의 궁합을 강조하는 이유

옵테론6100 시리즈에는 프로세서당 8~12개 프로세서 코어가 탑재된다. DDR3 메모리를 꽂을 수 있는 DIMM(듀얼 인라인 메모리 모듈, Dual Inline Memory Module)도 소켓당 12개를 제공한다. 2소켓 서버일 경우 24개 DIMM을 지원하는 셈이다. DIMM은 여러개 DRAM을 회로 기판 위에 탑재한 모듈이다.

프로세서 코어와 DIMM 슬롯수에서 모두 경쟁사를 압선다는게 AMD 설명. 12코어까지 제공되다보니 2소켓 서버로도 24코어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고, 코어당 구성할 수 있는 메모리 용량도 많다는 것이다.

AMD코리아 관계자는 물리적인 코어수와 메모리가 많다는 것은 보다 적은 자원으로 가상화 환경을 구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인텔 제온5600(코드명 웨스트미어) 칩 서버 1.5대가 할일을 1대로 처리할 수 있다고 치켜세웠다.

AMD는 옵테론과 가상화의 궁합을 강조하기 위해 VM웨어가 진행하는 24코어 부문 벤치마크 테스트(BMT) 'VM마크' 결과도 공개했다. VM웨어는 현재 가상화 솔루션 시장에서 최강으로 꼽힌다. BMT에 따르면 옵테론6100을 탑재한 HP DL385 G7 서버는 132개 버추얼 머신(VM)을 돌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소켓 서버였음에도 경쟁사 4소켓 서버보다 나은 성능을 보여줬다. HP는 테스트 결과를 알리는 보도자료에서 이번 결과는 비즈니스 요구에 따라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를 증설해온 기업들에게는 좋은 소식이다고 강조했다.

옵테론6100 시리즈는 2소켓과 4소켓 서버를 모두 지원한다. AMD에 따르면 x86서버 시장에서 2소켓 시장은 75% 점유율을 갖고 있다. 1소켓 서버는 20%, 4~8소켓 시스템은 5% 수준이다.

현재까지 수치만 놓고보면 AMD는 옵테론6100으로 2소켓 시장에 올인하는게 합리적이다. 그러나 AMD는 4소켓 서버도 적극 파고든다는 전략. 가상화 환경이 확대되면서 고성능 x86 서버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가상화는 적은 서버로 가급적 많은 용량을 처리할 수 있게 해주는게 강점이다. 가상화 솔루션을 쓸 경우 서버 10대가 해야할 일을 2대로 해치울 수 있다. 10대에서 2대로 줄이다보니 자연스럽게 고성능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게 마련이다. 도입하는 대수가 적으면 관리도 편하다. 가격만 적당하다면 4소켓 서버 시장도 커질 수 있는 분위기가 마련된 것이다.

AMD코리아 관계자는 가상화로 인해 4소켓 서버 시장이 크게 확산될 것이다면서 4소켓과 2소켓 서버용 프로세서간 가격 차이를 없애 4소켓 서버 시장 활성화를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가격에 동일한 프로세서를 2소켓과 4소켓 서버에 모두 사용이 가능해 4소켓 서버를 구현하는데 따른 추가 비용을 제거한 만큼, 경쟁력이 있을 것이란게 그의 설명이다.

떠오르는 신규 시장, BI를 잡아라

가상화외에 BI와 데이터웨어하우스(DW)도 옵테론6100이 파고들 전략적 요충지다. 그동안 BI와 DW는 유닉스 서버의 독무대였다. 고객들 사이에서 x86 서버는 '성능미달'이란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x86프로세서의 급속한 발전으로 고정관념은 빠르게 파괴되는 모습. 실제로 x86서버의 BI, DW 시장 진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가격 대비 성능만 받쳐준다면 해볼만한 게임이란게 AMD 설명이다.

AMD는 DW 솔루션 전문 업체 그림플럼과 협력해 레퍼런스들도 확보했다. 옵테론6100 이전 모델로 확보한 것들이지만 DW시장에서 옵테론이 파고들 공간은 더욱 넓어질 것으로 AMD는 전망했다. 그린플럼은 SK커뮤니케이션즈, 한화손해보험, 제일화재, 삼성생명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AMD코리아 관계자는 BI 솔루션 가격애 내려가 2소켓 서버에서도 쓰게 되면 중소기업들도 도입할 수 있다면서 강한 기대감을 보였다.

AMD는 그동안 프로세서 신제품을 내놓더라도 구체적인 포인트를 제시하는게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어디에 어떻게 쓰면 좋다는 그림을 분명하게 보여주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옵테론6100에 와서는 태도가 확 달라졌다. 옵테론6100과 어울리는 분야를 적극 알리기 시작했다.

AMD 마케팅을 대행하는 에이블링 파트너스의 김보규 대표는 가상화, BI, DB 분야는 메모리가 발휘하는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크다면서 옵테론 프로세서가 각광을 받을 기회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