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날려버린다”…아이폰 좀비게임 ‘출격’

일반입력 :2010/06/24 11:23

정윤희 기자

쨍쨍한 햇빛에 후덥지근한 여름이 왔다. 여름하면 생각나는 것은 역시 호러. 무시무시한 게임은 더운 여름에 즐겨야 제 맛이다. 바쁜 일상에 바다로 산으로 떠나기 여의치 않은 이용자들은 벌써부터 호러게임으로 여름 준비를 시작하는 추세다.

아이폰에서도 마찬가지다. 아이폰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특유의 섬세한 터치를 이용한 좀비 슈팅 액션 게임이 입소문을 타며 앱스토어에서 선전 중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여름을 겨냥한 아이폰 좀비 게임들이 이용자들의 눈길 끌기에 나섰다.

가장 눈에 띄는 게임은 블루윈드가 내놓은 국산 게임 ‘좀비쇼크(Zombie Shock)’다. ‘좀비쇼크’는 바이러스로 폐허가 된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 게임으로 윌 스미스 주연 영화 ‘나는 전설이다’와 설정이 비슷하다.

‘좀비쇼크’를 실행하면 다짜고짜 좀비를 죽이러 나서야하는 다른 게임과 달리 배경 스토리를 설명하는 만화가 친절하게 이용자를 맞는다. 스토리는 챕터를 깰 때마다 더해져 이용자로 하여금 게임의 배경에 대해 이해하게 하고 좀 더 몰입할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한다.

플레이 방법 자체는 단순하다. 이용자는 좌우의 가상 조작패드를 통해 리볼버, 샷건, 크로스보우 등 다양한 무기로 쫓아오는 좀비를 물리치게 된다. 좀비를 죽일 때마다 얻게 되는 돈으로는 새로운 무기를 사거나 공격력, 방어력, 이동속도 등 캐릭터의 스탯을 올릴 수 있다.

‘좀비쇼크’는 특징은 빠른 속도감에서 오는 긴장감이다. 달려오는 좀비들에게 쫓기다 보면 저도 모르게 몸을 움찔거리게 될 정도로 배경 음악도 빠른 템포의 헤비메탈 음악을 채택해 속도와 긴장감을 높였다. 피가 난무하고 사지가 절단되는 등의 화끈한 표현은 18세 게임답다.

게임 내 특유의 개성을 자랑하는 좀비들도 볼거리다. 챕터가 끝날 때 마다 등장하는 보스 좀비 말고도 기본 좀비, 모히칸 헤어스타일의 좀비, 한 방으로는 잘 죽지 않는 덩치 큰 경찰 좀비 등이 이용자를 쫓아온다. 특히 금발머리를 휘날리는 간호사 좀비는 몸이 분리돼도 상체만으로 쫓아오는 좀비다움(?)을 과시해 눈길을 끌었다.

다만 초반 난이도는 약간 높은 편이다. 게임을 처음 접하는 이용자라면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조금 걸릴 수도 있다. 가상 조작패드가 작은 것도 아쉽다. 화면 어느 부분을 터치해도 총은 발사되지만, 주로 오른손으로 터치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총의 방향키와 동시에 터치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블루윈드 관계자는 “메일, 트위터 등을 통해 수집한 이용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조만간 업데이트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업데이트 내용은 기본 체력을 100에서 150으로 높이고 10스테이지까지의 난이도를 하향 조정해 이용자들이 더 쉽게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조작패드를 양쪽으로 밀고 무기 선택 버튼을 키우는 등 인터페이스도 편리하게 바꿀 계획이다.

1.99달러에 판매되던 ‘좀비쇼크’는 미국 및 한국 앱스토어에서 서비스 중이며 현재 세일 이벤트로 0.99달러로 할인판매 중이다.

지난해 출시됐던 ‘얼라이브 포에버(Alive 4-ever)’는 슈팅게임적 요소에 RPG가 더해진 게임으로 싱글플레이와 멀티플레이 모드를 지원한다. 이용자는 4명의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해 다양한 퀘스트를 수행하고, 그 후 얻는 포인트로 캐릭터를 성장시켜 나가게 된다.

‘얼라이브 포에버’의 가장 큰 특징은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을 채택했다는 것. 여기에 시원시원한 가상 조작탭이 플레이를 편리하게 한다.

지난 4월에는 업그레이드된 최신작 ‘얼라이브 포에버 리턴즈’가 서비스에 들어갔다. ‘리턴즈’는 4인 플레이 모드를 지원해 친구들과 함께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리턴즈’는 한국 앱스토어에도 서비스 되고 있으며 현재 1.99달러에 판매 중이다.

유명 1인칭슈팅게임(FPS) ‘콜오브듀티’도 아이폰으로 들어왔다. 액티비전이 서비스하는 ‘콜오브듀티:월드엣워:좀비’는 5번째 시리즈 ‘월드엣워’를 배경으로 했다.

‘콜오브듀티:월드엣워:좀비’는 ‘좀비쇼크’나 ‘얼라이브 포에버’와 달리 1인칭 시점이라 무시무시한 좀비의 숨결을 실감나게 느낄 수 있다. 여기에 음산한 사운드와 좀비들의 괴성이 더위를 물리치게 한다. 화면 스크롤이 느린 점은 옥의 티다.

지난 3일에는 전작에 비해 그래픽이 향상된 ‘콜오브듀티:월드엣워:좀비2’가 나왔다. 전작과 최신작 모두 미국 앱스토어에서 9.99달러에 판매 중이다.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Pride and Prejudice and Zombie)’ 역시 지난 3일 앱스토어에 데뷔했다.

제인 오스틴의 고전 ‘오만과 편견’을 패러디한 세스 그레이엄 스미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게임은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총은 등장하지 않고 칼, 검 등으로 전투를 펼치게 된다. 게임 내 공중 콤보 등 다양한 전투 기술이 게임의 몰입도를 높인다는 평이다.

스토리는 영국 메리톤에 정체불명의 전염병이 퍼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죽는 것으로 시작된다. 죽은 사람들은 좀비로 변해 돌아오고 여주인공인 엘리자베스 베넷과 그 자매들이 좀비를 물리치는 것. 여기에 거만한 미스터 다아시가 등장해 엘리자베스와 사랑에 빠지며 둘이 함께 좀비의 위협에서 빠져나오게 된다.

단점은 전체적인 챕터가 짧고 스토리 모드가 단순하다는 점이다. 여기에 특유의 고전스러운(?) 그래픽은 이용자들의 취향을 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 앱스토어에서 2.99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한 아이폰 이용자는 “단순한 공포게임보다는 슈팅액션의 재미도 느낄 수 있는 좀비 게임이 더 심플하고 부담이 없다”며 “정신없이 빠져들다 보면 더위도 못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