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D데이: 가장 긴 하루가 시작됐다

일반입력 :2010/06/09 10:14    수정: 2010/06/09 13:53

이재구 기자

'가장 긴 하루가 시작됐다.'

드디어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항공발사체 나로호(KSLV-I)가 9일 오후 5시께 전남고흥군 외나로도 발사장을 떠나 지구궤도로 향하는 역사적인 날을 맞이했다.

지난 번 발사 실패 이후 거의 1년을 기다려 왔기에 발사 당일인 오늘은 한국우주항공의 역사, 아니 한국과학기술사에서 가장 긴 하루가 될 전망이다.

지난 해 8월 발사 때엔 보호덮개(페어링 fairing)가 절반만 분리되며 무거워진 하중으로 인해 위성은 제궤도를 찾지못하고 실패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를 것이다. 하나로호는 100kg급 과학기술위성 2호를 지구 상공 304km의 저궤도에 안착시키기 위한 2단로켓이다. 먼저 분리될 1단로켓(액체연료)은 러시아의 후루니체프사가 제작했고, 이어 분리될 2단로켓(고체연료 로켓)은 우리의 힘으로 만들었다. 2단 로켓 위에는 이번 발사의 최종 목표인 우리기술로 만든 과학기술위성2호(STSAT-2)가 실려 궤도 진입을 준비하게 된다.

절반의 성공을 안고 결전에 임하는 9일 오후 5시 전후 발사될 나로호는 한국이 세계10번로 자력으로 우주로켓을 쏘아올린 국가그룹인 ‘스페이스클럽(Space Club)’을 향한 최종 카운트다운을 기다리고 있다.

오후 5시로 예정된 나로호 발사를 앞두고 나로호발사 전후의 상황을 ▲나로호 발사장 주변 ▲로켓 카운트다운과 이륙 ▲위성의 궤도 진입 ▲지상관제국 교신 ▲향후 과학위성의 임무 등 5단계로 나눠 살펴본다.

■긴장속의 발사장 주변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 나로우주센터의 발사장에서 기립을 마친 '나로호(KSLV-I)'는 9일 오후 5시 전후의 발사를 앞두고 흥분과 긴장속에 싸여있다. 특히 나로우주센터의 발사장은 지상에 보이는 외양처럼 단순히 발사체를 세우고 지지하는 역할 이상의 공간이다.

발사대의 지하의 '발사동'이라 불리는 지하 3층 공간은 발사를 지원하기 위한 273개의 각종 서브시스템이 마련된 대형복합시스템이다.

발사대시스템은 크게 ▲지상기계설비 ▲추진제 공급설비 ▲발사관제설비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지상기계설비는 발사체 종합조립동에서 발사대까지 발사체의 수송 및 발사패드 위로 직립, 지지 등 발사체에 대한 기계적 지원을 마쳤다. 추진제 공급설비는 발사체에 필요한 연료, 산화제 및 압축가스를 최적의 조건으로 공급한다.

항공우주연구원측은 이번 나로호 발사를 위한 연료주입 일정을 오후 3시로 잡고 있다.

물론 발사 취소시엔 발사체에서 연료, 산화제 등을 배출하게 된다.

항우연측은 “발사체로부터 분사되는 고온 고압의 연소가스로부터 지상설비를 보호하기 위해 초당 900L의 냉각수를 분사한다”고 설명했다.

이 모든 것을 총괄하는 발사관제설비 요원들은 발사준비와 운용, 지상기계설비와 추진제 공급설비를 비롯한 발사체의 주요 시스템들을 감시하고 발사 전후의 운용을 총괄하기 위해 가장 긴 하루의 낮과 밤을 보내야 한다.

로켓 발사 9분후 과기위성 궤도진입

발사 예정 시간까지 모든 기기가 정상 상태를 유지하고 기상 상태와 주변 환경 역시 발사에 이상이 없을 경우 발사 15분전(발사 900초전)부터 자동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로켓은 발사 약 14시간 전부터 15분 전까지 추진제 충전 및 탑재시스템 점검/운용이 수행되고, 15분 전부터 자동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10,9,8,7,6,5,4,3,2,1, 발사!

나로호는 이륙 후 20여 초 동안 거의 수직으로 비행하여 900m 상공까지 치솟은 후 남쪽 방향으로 비행하기 위해 발사체를 기울이는 킥턴(Kick-turn)을 한다.

나로호는 발사 54초 만에 7.2km 상공에서 음속(340m/초)을 돌파한다.

로켓 이륙속도에 따라 발생하는 열에서 과학위성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만든 위성보호덮개(페어링 fairing

)를 이 때 분리하게 된다. 발사 3분35초 만에 177km 상공에서다. 이어 14초가 지난 후(발사후 3분49초) 1단엔진이 정지된다. 지상 193km상공이다.

엔진정지 3초 만에(발사후 3분52초) 이륙용 1단 액체로켓은 분리된다.지상 196km상공이다.

이어 63초 후(발사후 6분35초) 2단 고체로켓이 점화하게 된다. 303km상공이다.

점화가 시작된 지 58초 후(발사후 7분33초)에 2단고체 로켓연료 연소가 종류된 채 목표궤도인 지상 304km의 저궤도에 진입한다.

고도 300km쯤에서 2단 킥모터(고체연료 엔진)가 연료를 다 태우게 된다. 지구 위성 저궤도다. 이어 100여초후 발사 9분만에 과학기술위성2호(STSAT-2)가 분리된다.

항우연 관계자는 나로호에서는 국내에서 개발한 킥모터를 사용한 2단이 초속 3.3km, 1단이 초속 6.8km의 속도 증분을 갖도록 설계함으로써 2단형 발사체로 과학위성의 지구 저궤도 진입 임무수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위성의 궤도 진입

나로호는 100kg급의 소형위성을 근지점 고도 300km, 원지점 고도 1천500km의 궤도에 투입할 수 있는 성능을 가지고 있다.

과학기술위성2호(STSAT-2)는 발사 9분만에 지구 저궤도(고도 304km)에 진입하게 된다. 이때 나로호 상단(1단 고체연료 로켓)과 완전 분리되는데 이때의 위치는 나로우주센터로부터 2천50㎞ 떨어진 태평양 상공이 된다.

발사 40여분 만에 남극을 넘어 지구 반대편에서 돌아야 할 궤도에 진입한다.과학기술위성 2호는 타원궤도(300×1천500㎞)를 따라 지구상공을 돌게 된다.

발사 후 3시간 가량 지나면 위성은 북극 상공을 통과하는데 이때 노르웨이가 운영하는 스발바드 지상국이 과학기술위성 2호의 비콘(Beacon·응급신호발생기) 신호를 감지하게 된다.

이 신호가 감지되면 위성이 정상궤도에 진입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상관제국과의 교신은 언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는 과학기술위성 로켓 발사 약 13시간 후(10일 오전 5~7시께)에 첫 위성 신호를 탐지하게 된다.

이때 지상국과 위성의 거리는 최소 2천300㎞에서 최대 4천300㎞가 된다.

교신이 가장 확실하게 이뤄지는 시간은 지상국과 위성 사이의 최소 거리가 1천300㎞로 좁혀지는 발사 후 13시간 9분부터 28분까지 19분 동안이다.

발사 후 14시간 58분부터 15시간 10분까지 12분 동안에도 교신은 가능한데 이때는 최소거리가 3천80㎞로 멀어진다.

과학기술위성 2호 2년간 임무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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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위성 2호는 앞으로 2년간 103분에 한 바퀴씩, 하루에 지구를 약 14바퀴씩 돌면서 대기의 복사에너지를 측정해 지구 전역의 대기 수분량, 강수량 등을 분석하고 지구온난화 및 기후변화에 대한 연구자료를 제공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또한 위성의 정밀자세제어에 필수적인 별추적기와 펄스형 플라스마 추력기, 정밀 디지털 태양센서 등 향후 실용급 위성에 활용 가능한 핵심기술의 우주환경 검증을 수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