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D-1, 발사시간 결정의 과학

3대 변수는 날씨, 태양전지방향,우주쓰레기

일반입력 :2010/06/08 15:36    수정: 2010/06/08 16:28

이재구 기자

우리나라의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 발사일인 9일을 하루 앞두고 온 국민의 눈과 귀는 이제 발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8일 교육과학부와 항공우주연구원이 당초 예정대로 나로호를 발사하기로 결정, 리허설에 들어간 가운데 전국민의 관심은 발사 예정시각이 어떻게 정해지는지에 쏠리고 있다.

정부는 나로호의 최종 발사시간을 발사 당일인 9일 오후 1시 30분 께 발표할 계획이지만 일반인들은 발사시각 결정의 메커니즘이 궁금할 수 밖에 없다. 발사시각은 발사성공 여부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인 만큼 발사책임을 맡고 있는 교육과학부와 항공우주연구원에게는 어려운 숙제다.

항공우주연구원은 발사시각 결정의 최대 요인과 관련, 무엇보다도 발사 당일 '최적의 날씨' 상황을 꼽았다. 여기에 우주궤도에서 최적의 위성 운용을 가능케 해주는 발사 위치와 위성 궤도 등을 고려하게 된다. 발사체와 지상 시스템의 준비 상황과 발사장의 기후 등 고유한 특성까지도 고려된다. 항공우주연구원은 이러한 요인들을 고려한 '발사 가능 시간대(발사 윈도ㆍlaunch window)'를 사전 계산해 발사 운용 준비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발사 성공을 결정할 발사시간 결정의 과학에 숨은 비밀을 알아본다.

■발사성공 최대 요인인 날씨 맑음, 기온 21도

특히 날씨문제는 바로 발사 당일 마지막까지 우주 로켓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발사 조건이라는 것이다.

최적의 발사시간(Launch Window)은 말 그대로 ‘하늘의 뜻’에 가장 크게 좌우된다고 해도 좋을 만큼 ‘기상’은 최대 변수가 된다.

우주로켓을 발사하기 위한 기상조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바람과 낙뢰, 구름 등이다. 특히 지상풍이 강하게 불 경우 로켓 발사시 자세제어 및 안정성 확보에 어려움이 발생하기 때문에 바람의 강도가 어느 정도 이하인 경우에만 발사결정이 내려진다.상층부의 고층풍이 강할 경우에는 발사 시에는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발사체 비행 중 자세제어 및 구조적 안정성 확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한 낙뢰나 구름이 비행궤적의 20km 이내에서 발생할 경우 로켓의 전자장비 및 탑재체에 전기적인 손상을 줄 수 있어 발사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중대한 고려 사항이다. 이밖에 온도, 습도, 강수 등도 발사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행히도 기상청이 8일 오후 2시에 발표한 기상예보에 따르면 당일 나로도의 전반적인 날씨는 나로호의 발사를 성공적으로 인도하는 방향으로 기울고 있다.

무엇보다도 하늘의 날씨가 맑을 전망이다. 또한, 우리나라 상공의 찬공기가 일본열도로 이동하여 대기가 안정되면서 발사 당일 소나기와 낙뢰 발생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나로호 발사 당일인 9일 우리나라는 남해안 지방 기상과 관련, “최근 남해안지방은 맑은 날씨가 이어진 가운데 초속 2~3미터의 약한 바람이 불고 있으며 이러한 날씨가 9일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바람조건도 이날 나로도를 비롯한 남해안지방에서는 발사하기에 적당하다.

동풍이 초속 2~4미터로 약하게 불며 추정 발사 시점인 오후 5시 전후의 기온은 21도 정도로 예상됐다.

상층부의 고층풍이 강할 경우에는 발사 시에는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발사체 비행 중 자세제어 및 구조적 안정성 확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한 낙뢰나 구름이 비행궤적의 20km 이내에서 발생할 경우 로켓의 전자장비 및 탑재체에 전기적인 손상을 줄 수 있어 발사때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기상요소다. 이 밖에 온도, 습도, 강수 등도 발사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궤도에 진입한 위성의 태양전지판 최적자세 제어

무엇보다 우주발사체는 '하늘이 허락한' 특정 시간대에만 발사가 가능하다. '하늘 문이 열리는 시간(Launch Window)'로도 표현되는 이 발사 가능 시간대는 사실 과학기술 위성이 자리잡을 궤도상 위치에 의해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위성은 태양 에너지를 동력으로 하기 때문에 궤도에 진입한 후 위성의 태양 전지판이 태양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만약 궤도에 진입한 위성이 지구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 태양에너지를 이용할 수 없다면 다시 태양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상태가 될 때까지 내장한 배터리를 계속 소모해야 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 위험이 커진다.

따라서 발사시간에는 이러한 위성과 태양간 위치 및 위성 궤도면에 대한 변수가 감안된다. 이를 통해 궤도에 진입한 위성이 태양 에너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게 된다.

위성발사체의 궁극적인 임무는 위성의 궤도 투입뿐 아니라 투입된 위성의 정상적이고 효율적인 운용을 보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로켓발사의 멋진 오렌지색 불꽃만으로 나로호 발사가 성공한 것은 아니다. 로켓발사의 성공을 결정짓는 것은 상층부 1단 고체로켓 위에 장착된 과학기술위성의 궤도안착여부다. 결국 위성이 궤도를 찾아 안착해 에너지원인 태양전지판이 태양빛을 가장 잘 받는 시간대와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발사시간을 결정하는 보이지 않는 과학이다. 과학기술위성 2호는 일식률 25% 이하의 조건만 만족되면 위성의 초기 운용에 필요한 전력 여유를 갖도록 설계돼 있다. 이번 나로호 2차 발사는 위성의 궤도 진입 후 하루 동안 20% 이하의 일식 조건을 갖도록 배려해 발사될 예정이다.

과학기술위성 2호의 경우 20% 이하의 일식 조건에서는 연중 약 2∼4시간의 오후 최적 발사시간대를 갖게 되는데, 여름에는 약 2시간이며, 그 이외의 계절에는 약 4시간으로 늘어나는 특성을 가진다.

우주물체와의 근접회피 분석

기상조건,태양전지판자세 제어 외에 중요한 고려 요소는 우주물체와의 근접회피(COLAㆍCOLlision Avoidance) 분석 결과다.

각국의 우주활동과 우주물체 간의 충돌 가능성이 증가하면서 점점 더 그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957년 구소련이 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발사 이후 지금까지 6천개가 넘는 인공위성이 발사되면서 지구 주위에는 미아가 된 위성 등 이른바 '우주 쓰레기(Space Debris)'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더욱이 비록 질량이 아주 작은 물체라 하더라도 우주에서는 기본적으로 궤도 속도(초속 약 8km)가 빠르기 때문에 발사된 위성이 다른 우주물체와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경우 위성에 매우 큰 충격을 준다.

최근의 사고만 보더라도 지난 해 2월10일 지상 789km의 우주에서 미국의 이리듐-33 위성과 러시아의 코스모스-2251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같은 사고는 우주잔해(Space Debris)를 더욱 증가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의 JSpOC(Joint Space Operation Center)는 직경 10cm 이상의 모든 우주물체를 계속 추적하고 있으며, 약 1만2천개의 우주물체에 대한 궤도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미국을 비롯한 우주개발 선진국에서는 이 정보를 활용해 우주 발사체 발사 시 우주물체와의 충돌 가능성을 사전에 확인, 주어진 기준 거리 이내로 우주물체가 근접 비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충돌을 피할 수 있는 시간으로 발사 시간을 조정하고 있다.

따라서 나로호 발사팀은 우주의 문이 열렸다 하더라도 우주 물체와의 근접 비행이 예상되는 순간을 피해 발사시간을 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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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모든 것을 계산하는 것은 사람의 일이다.

결국 우주발사체를 쏘아 올리는 시간 결정은 천(天),지(地),인(人)의 3박자가 맞아 떨어져야 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