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디카'를 바라보는 두가지 시선

일반입력 :2010/06/09 09:17    수정: 2010/06/09 10:01

남혜현 기자

하이브리드 디지털카메라는 틈새시장이 아니다. 콤팩트 디카, 보급형 DSLR, 캠코더를 아우르며 DSLR의 아성에 도전할 것이다.

소니코리아(대표 윤여을)가 이같은 메시지를 앞세워 하이브리드 디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소니는 지난 7일 첫번째 하이브리드 디카 '넥스'를 내놓고 고급형 카메라의 대명사격인 DSRL과 일대일 대결을 펼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넥스를 통해 DSLR 시장 점유율 25%를 달성하겠다는 야심만만한 시나리오도 내걸었다.

소니의 가세로 하이브리드 시장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캐논과 니콘을 제외한 대부분의 디카 업체들이 뛰어들었다. 그럼에도 고가형 디카 시장 판세는 DSLR 중심 구조다.

하이브리드 디카가 성장하고 있지만 DSLR 시장을 잠식하기 보다는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하이브리드는 틈새용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강력한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판이 그렇게 돌아가고 있다.

■ 하이브리드 디카, 연내 시장점유율 30% 무난?

소니는 하이브리드 디카를 입문형 DSLR 제품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존 DSLR카메라 브랜드인 ‘알파’는 중고급 모델로 한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틈새시장'으로 분류되던 하이브리드 디카를 명실공히 보급형 DSLR급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탤런트 한효주를 광고 모델로 앞세워 NX10 세몰이에 들어갔고, 올림푸스, 파나소닉 등도 '하이브리드 명가'를 내세우며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참여 업체가 늘어난 만큼 하이브리드 시장 성장세도 눈에 띈다.

올림푸스 관계자는 “DSLR시장 전체 매출 중 23%를 하이브리드가 차지하고 있다”면서 “시장 점유율 그래프를 보면 하이브리드 디카 판매량이 계속 늘어나 연말까지 30%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강조했다. 기존 DSLR 시장의 강자였던 캐논과 니콘의 점유율은 줄 것으로 예상했다.

캐논과 니콘은 다른 입장이다. 하이브리드 시장 자체의 가능성을 크게 보지 않는다. 하이브리드 디카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 DSLR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만큼, 두 업체 모두 “올해 안으로 하이브리드 디카 출시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 하이브리드, DSLR 시장엔 ‘미풍’?

캐논과 니콘 모두 하이브리드 디카가 입문형 DSLR 카메라와 하이엔드급 콤팩트 카메라시장의 중간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은 인정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기존 DSLR의 아성에 도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이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DSLR 시장에서 캐논과 니콘이 차지하는 비중은 70~80%에 이른다. DSLR 강자로서 하이브리드 디카를 바라보는 시선은 조금 날카롭다.

캐논코리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디카가 소비자 제품 선택 폭을 넓힌다는 부분에서는 긍적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그렇지만 어느 정도까지 주류시장으로 성장할지에 대해서는 예의 주시하는 상황”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하이브리드의 공략에 대해서는 자사 550D 카메라같은 보급형 DSLR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맞서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캐논 550D같은 경우 중년 소비자를 타겟으로 하는 제품 광고를 제작하고 있고, 실제로 판매실적도 높다면서 캐논이 DSLR 시장을 리드하고 있고, 하이브리드 보다 기존 보급형 DSLR의 성능이 더 뛰어나기 때문에 크게 염려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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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콘도 마찬가지 입장을 피력했다. 니콘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하이엔드와 보급형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하이브리드는 DSLR과는 다른 또 하나의 시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별다른 위기감도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하이브리드 디카 약진에 대항해 DSLR 시장 보호를 위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지는 않다면서 작년말부터 하이브리드 디카가 나오면서 화제는 됐지만 판매량에 영향 미치는 건 미미하기 때문에 기존에 니콘의 강점인 하이엔드 콤팩트 디카와 고급형 DSLR 출시에 더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