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렛패커드(HP)는 지난 2002년 세기의 빅딜로 불렸던 컴팩 인수를 완료했다. 프린터, 컴퓨터, 소프트웨어, 서비스, 서버·스토리지 등 IT 인프라에 이르는 토털 솔루션 업체로 변신하는 순간이었다.
HP의 M&A 레이스는 계속됐다.
2002년 상업 및 공업용 인쇄 시스템 회사인 인디고를 인수, 디지털 출판 시장 공략에 나섰고 2006년에는 IT 관리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업체 머큐리인터랙티브를 삼켰다.
2008년에도 IT서비스 업체 EDS를 손에 넣었고 지난해에는 네트워크 장비 업체 쓰리콤을 인수했다. HP판 전방위 대공세는 컨버지드 인프라스트럭처란 큰 그림아래 수렴된다.
컨버지드 인프라스트럭처란 기존의 개별적인 컴퓨팅, 스토리지, 서버 및 네트워크를 단일한 관리 체제로 통합해 필요에 따라 신속하고 유연한 기술 환경 및 가상화, 고도의 자동화 기술 환경으로 조정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IBM과의 세기의 빅매치를 위해 HP가 야심차게 선보인 승부수로 꼽힌다. 가급적 산업 표준 기술을 적극 활용해, 확실한 가격 경쟁력을 틀어쥔다는 시나리오도 포함됐다.
스티븐 길 한국HP 대표는 컨버지드 인프라스트럭처 전략을 기반으로 차세대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읠 주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또 지난 11월 전문적인 컨버지드 인프라스트럭처를 제공하기 위한 기반으로 최근 서버·스토리지 사업부에 네트워크 부문을 추가, 조직을 개편하고, 고객에게 필요한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했다고 덧붙였다.
HP는 모바일 시장에서도 대형 변수로 떠올랐다.
PDA의 원조 팜을 인수하고 IT 최대 격전지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HP와 애플간 빅매치도 피할 수 없게 됐다. HP는 태블릿에 이어 스마트폰에서도 강력한 애플 대항마로 급부상했다.
HP는 최근 인수한 팜이 갖고 있던 모바일 운영체제(OS) 웹OS를 스마트폰을 넘어 태블릿과 웹기능이 있는 프린터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청사진을 내걸었다. 스마트폰에 머물지 않고 좀더 전략적으로 웹OS를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HP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팜이 소유한 지적재산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독자적인 OS를 확보한 것에 대해 고객 경험을 관리하기 위한 것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