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렛패커드(HP)가 세계 서버 시장에서 '빅블루' IBM을 1위에서 끌어내렸다. 2000년대초 컴팩을 인수하며 명분으로 내걸었던 목표를 이룬 셈이다.
25일(현지시간) 시장 조사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HP는 1분기 세계 서버 시장에서 출하량과 매출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HP는 그동안 x86서버 시장에서의 강력한 입지를 앞세워 출하량에서는 부동의 1위를 지켜왔지만 매출에서는 고성능 서버를 많이 파는 IBM에 밀리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x86서버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매출에서도 결국 IBM을 따라잡았다.
가트너에 따르면 HP의 1분기 서버 매출은 전년대비 15.9% 늘어난 34억달러에 달했다. 시장 점유율은 31.5%까지 늘었다. 반면 IBM은 1분기 서버 매출이 2.1% 감소한 31억달러에 그쳤다. 점유율은 28.4%였다.
3위는 델이 차지했다. 델은 1분기 서버 사업에서 전년대비 35.5% 늘어난 16억7천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시장 점유율은 15.6%였다.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인수한 오라클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출하량이 전년대비 29.5% 떨어진 4만2천528대에 그쳤다. 매출도 38.7% 감소한 5억9천800만달러에 그쳤다. 서버 사업에 대한 투자를 계속하겠다는 오라클의 약속이 아직까지는 고객들을 효과적으로 설득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1분기 세계 서버 시장 규모는 108억달러에 달했다. 전년대비 6% 늘어난 수치다. 출하량은 23% 증가한 210만대를 기록했다.
특히 x86서버의 약진이 눈부셨다. 1분기 x86서버 시장은 전년대비 32% 성장한 71억8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출하량도 206만대로 늘었다. 반면 고성능 RISC와 아이테니엄 기반 서버 시장은 27% 감소했다. 메인프레임을 비롯한 다른 서버 플랫폼도 15%까지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