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와이브로 품질 좋아도 ‘찬바람’…왜?

일반입력 :2010/05/18 17:28

김태정 기자

SK텔레콤이 와이브로 품질 평가에서 KT보다 좋은 평가를 받았음에도, 가입자 수는 9배 이상 차이가 나는 기현상(?)을 나타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8일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측정한 이통사 통신서비스 품질 결과에서 SK텔레콤이 KT보다 전송성공률과 홍보속도 대비 모두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전구간 와이브로 다운로드 속도는 SK텔레콤이 2.11Mbps로 KT 1.76Mbps를 앞섰으며, 업로드 역시 SK텔레콤 0.83Mbps, KT 0.77Mbps로 우세 판정을 받았다.

100번 전송시도 후 연결 성공률을 따지는 ‘서비스 전 지역 전송 성공률’ 역시 SK텔레콤이 98.1%를 기록해 97.4%의 KT보다 소폭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방통위 이용자보호국 이재범 과장은 “KT는 초기장비인 ‘웨이브1’이 주축이지만 SK텔레콤은 신형장비 ‘웨이브2’를 내세워 속도에서 앞섰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입자 수에서는 정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지난 연말 기준 SK텔레콤 와이브로 가입자 수는 3만2천명으로 KT 28만7천명의 10%를 겨우 넘는 수준이다.

이는 SK텔레콤이 다른 서비스와 비교해 와이브로에 소극적인 마케팅으로 일관해 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와이브로가 많은 투자를 필요로 하면서도 새 시장 개척보다는 기존 서비스의 대체재 성격이 강했기 때문이다.

실제 SK텔레콤은 와이브로보다 3G에 집중 투자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수년간 ‘WCDMA HSDPA’에 수조원을 투입해왔고, 최근에는 후속으로 ‘WCDMA HSUPA’를 늘리는 중이다.

당장 오는 19일이면 전국 59개시에서 ‘WCDMA HSUPA’ 사용망을 가동한다는 것이 SK텔레콤 측의 설명이다. 와이브로에 대한 여력은 그만큼 부족하고 중복투자라는 뜻이다.

SK텔레콤은 ‘WCDMA HSUPA’를 전국 84개시로 확대하는 한편, 향후 출시 스마트폰 전략도 이에 맞춰갈 계획이다. 이미 ‘디자이어’와 ‘갤럭시A’는 ‘WCDMA HSUPA’와 연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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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KT는 초고속인터넷 사업이 유선에서 무선으로 옮겨가는 길을 와이브로로 지목, 초기에 벌인 마케팅 효과를 적잖이 봤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와 와이브로 탑재 넷북 이벤트로 끌어 모은 고객도 15만명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KT와 SK텔레콤이 정부의 와이브로 활성화 요구에 표면적으로는 따르고 있지만, 3G 사업과 와이브로를 어떻게 병행 지속시켜 나갈 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