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패드로 시작된 태블릿PC 열풍이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아이패드는 출시 28일만에 100만대가 팔려나갔고, 아이패드 대항마를 외치는 태블릿 신제품들도 쏟아진다.
태블릿이 PC를 대신할 수 있는 차세대 기기의 대명사가 될 것이란 얘기도 들린다. '회의론'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까지 태블릿을 둘러싼 기상도는 '맑음'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이채기 이사는 태블릿이 성장할 것으로 보는 근거로 ▲ PC의 개인화 현상 ▲ 움직이는 디스플레이 ▲ 간소화된 입력단계를 꼽았다. 세가지 흐름이 맞물려 태블릿이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 태블릿이 유리한 3가지 이유
이채기 이사는 "최근 디지털 환경은 PC 등 기기뿐만 아니라 콘텐츠, 광고 모두 개인화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전에는 제품이나 광고 등이 가족을 하나의 소비 대상으로 상정했다면 이제는 개인 중심으로 전환된 것.
특히 '공용'이라는 딱지를 최후의 보루로 달고 있던 TV마저 서비스가 수반되며 개인화 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번주 '구글-소니-인텔'이 합작해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안드로이드 TV 가 그 좋은 예로 지목된다.
개인화가 진행될수록 태블릿이 성장할 수 밖에 없는 건 PC가 '소지품화'되는 현상과도 무관치 않다. 이채기 이사는 "가능한 사람 몸에 밀착될 수 있는 형태가 유리한데, 그건 데스크톱PC보다는 노트북이, 노트북보다는 태블릿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편의성’ 관점에서 본다면 스크린의 궁극적 목표는 ‘허공에 소환하는 형태’로 볼 수 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을 떠올리면 쉽다. 향후 원하는 곳에 명령만 하면 디스플레이가 보이는 시대가 올텐데 '움직이는 디스플레이' 관점에서는 태블릿이 최초의 도구라는 설명이다.
마우스보다 간편한 '터치' 입력방식도 태블릿의 강점으로 분석된다. 키보드로 일일히 입력하는 것을 마우스가 '클릭'이라는 손가락 동작으로 단순화 시켰다면, 터치를 기반으로 하는 태블릿PC에선 '누르는 것'보다 덜 힘이 들어가는 '만지는 것'으로 보다 편의성을 살렸다는 평이다.
■ 태블릿 말고, ‘태블릿형 넷북’도 있다
태블릿 시장에 아이패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직 국내에 정식 수입되지 않는 아이패드와는 달리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멀티터치 태블릿이 이미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것.
아수스는 태블릿이 키보드 입력 등 사용에 제한이 있다는 점을 착안, ‘태블릿형 넷북’을 국내 출시했다. 태블릿형 넷북이란 멀티터치 LCD를 탑재해 두 가지 용도 모두에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한 제품이라고 아수스측은 설명했다.
관련기사
- 올 PC 사상 최고 호황···"하루에 100만대씩 팔린다"2010.05.18
- 14개국 e북·태블릿 가격저항선은?2010.05.18
- 버라이즌, 안드로이드 태블릿 내놓는다2010.05.18
- 모바일 리눅스, 애플과 경쟁할 수 없다?2010.05.18
최근 아수스가 선보인 태블릿형 넷북(제품명 Eee PC T101MT)은 10.1인치 회전 멀티 터치 LCD와 터치 슈트 프로그램을 탑재했다. 기존 태블릿 터치방식보다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한 256단계 손가락 압력 인식 터치 모드가 탑재돼 터치감을 개선했다는 평이다. 윈도7프리미엄을 탑재했으며 160기가바이트(GB) 하드디스크(HDD)를 저장공간으로 제공한다.
인텔 역시 지난달 교육용 노트북 ‘컨버터블 클래스메이트 PC'를 공개했다. 180도 회전하는 태블릿형 터치스크린 모니터를 장착했다. 전 세대 모델보다 평균 소비전력을 20% 줄였으며 매터리 수명을 최대 8.5시간까지 늘렸다. 인텔측은 "이러닝 시리즈의 일환인 학습관리 시스템을 탑재해 학생들이 추가로 교육용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지 않아도 된다는 게 장점"이라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