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업자가 한 해 동안 집전화·이동전화·초고속인터넷에 사용할 수 있는 보조금·경품 등의 한도액이 총 매출 대비 22%로 결정됐다.
올 1분기에만 이동전화시장에서 KT가 매출액 대비 29.8%, SK텔레콤 26.8%, 통합LG텔레콤이 32.9%의 마케팅비용을 지출해 향후 보조금 규모는 소폭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집전화·초고속인터넷 등 유선시장에서는 같은 기간 동안 KT가 7.9%, SK브로드밴드 19.0%, 통합LG텔레콤 13.4%에 그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3일 KT, SK텔레콤, 통합LG텔레콤, SK브로드밴드 등 주요 통신사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비용 가이드라인’을 확정 발표하고, 이를 5월부터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 휴대폰 구입비 늘어날까
이번 마케팅비용 가이드라인 결정으로 통신사와 소비자 모두 관심의 대상은 휴대폰 보조금규모의 축소 여부다. 업계에서는 마케팅비용 가이드라인으로 당장 휴대폰 보조금이 크게 줄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방통위가 KT의 요구사항이었던 스마트폰 보조금을 마케팅비용에서 제외시키지는 않았으나, 유선 마케팅비용을 1천억원까지 이동해 쓸 수 있도록 했고 스마트폰 등 개별품목에 대한 규제가 아닌 마케팅비용의 총액 규제를 원칙으로 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통위가 매출액에서 단말기 매출을 제외시킴에 따라 그동안 이를 매출에 포함시켰던 2·3위 사업자인 KT와 통합LG텔레콤은 상대적으로 마케팅비용 지출에 있어 SK텔레콤에 비해 불리하게 됐다.
아울러, 이동통신3사가 올 1분기에 마케팅비용으로 가이드라인 제한선인 22%보다 높은 각각 KT 29.8%, SK텔레콤 26.8%, 통합LG텔레콤 32.9% 등을 지출한 바 있어 적은 규모나마 보조금 정책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집전화·초고속인터넷 경품 경쟁 계속될 듯
올 1분기 통신3사가 집전화·초고속인터넷 등에 사용한 마케팅 비용은 매출액 대비 KT 7.9%, SK브로드밴드 19%, 통합LG텔레콤 13.4% 이다. 방통위가 제한선으로 정한 22%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따라서 그동안 통신3사가 가입자 유치를 위해 제공했던 마케팅비용에도 큰 영향을 없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SK브로드밴드의 경우 모회사인 SK텔레콤이 지난 4월부터 재판매에 나선 상태여서 가입자 확보를 위한 마케팅비용에 대한 부담도 줄어든 상태다.
따라서 SK브로드밴드는 KT와 통합LG텔레콤과 달리 가정 고객 대상보다는 기업용 시장에 집중하면서 마케팅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KT는 SK텔레콤이 직접 집전화와 초고속인터넷 영업을 개시함에 따라 가입자를 지키기 위해 1분기 7.9%에 불과했던 마케팅비용의 증가가 예상된다. 또 KT는 부족한 이동전화 마케팅 비용의 확보와 유무선 결합상품의 할인율 조정을 통해 유선의 마케팅비용을 최대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KT가 하반기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3G 아이패드의 경우 유선과 무선 어느 곳의 마케팅비용으로 결정할 지는 변수로 남게 될 전망이다.
■ 마케팅비 논란 규제 끝?…행태 규제 ‘2라운드’
방통위는 마케팅비용 가이드라인에 통신3사가 최종 합의에 실패함에 따라 ‘행정지도’ 방식으로 가이드라인 규제를 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방통위의 행정지도에 통신사들이 순응해 왔다는 점에서 통신3사가 이번 결정에 불복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마케팅비용 가이드라인의 세부 규제사항이 될 방통위 이용자보호국의 행태규제 내용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를 두고 논란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통3사의 마케팅비용이 주로 신규 가입자 확보에 집중돼 왔고, 스마트폰 이용자 확보를 위해 보조금이 주로 여기에 쓰일 수 있다는 점에서 행태규제 내용의 방향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용섭 방통위 통신정책국장은 “사업자들이 행정지도를 지키지 않는다면 요금조정까지 검토할 수 있다”며 “마케팅비 가이드라인은 총액규제이고 방법론에서 이용자보호국의 행태규제가 곧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스마트폰 활성화의 초입 시점에서 방통위와 사업자 간 마케팅비 지출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