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문화진흥회 보궐이사에 김재우 전 아주그룹 부회장을 임명했다. 삼성에서 20년 넘게 근무한 구조조정 전문가이기에 MBC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김재우(66세)씨는 방통위에서 이경자 송도균 상임위원의 추천을 받아 비공개 표결을 통해 방문진 이사로 임명됐다. 임기는 지난 3월 사퇴한 김우룡 전임자의 잔여기간인 2012년 8월 8일까지다.
그는 경남 마산 출신으로 고려대 경영학과(62학번)를 나왔다. 이명박 대통령의 고려대 1년 후배로 잘 알려져 있다.
졸업 후 1968년 삼성물산을 시작으로 1993년 삼성중공업 기계사업본부장을 지냈다. 20년 넘게 삼성에서 근무한 ‘삼성맨’이다. 1998년 벽산건설 부회장을 거쳐 아주그룹 건자재부문 그룹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김재우기업혁신연구소장’으로 활동 중이다.
이 같은 그의 이력에서 방송 관련 부분은 전무하다. 대신, 구조조정 전문가로 꼽힌다. 파업 중인 MBC에 대한 정부의 구조조정이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이유다.
MBC는 김재철 사장 취임 후 장기간 파업사태를 거쳤다. 정부는 구조조정 전문가인 김재우씨를 통해 MBC 노조를 진압(?)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방통위 측은 "MBC에 대한 경영감독 및 경영평가를 맡기에 방송경력은 필수가 아니다"며 "방문진이 방송을 직접 경영하는 것이 아니라는 부분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재철 MBC 사장의 임기는 엄기영 전 사장의 잔여임기일인 내년 3월까지이기에 실질적 행동은 김재우씨가 맡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김재우씨는 44년생으로 방문진 이사진들 가운데 가장 연장자이기에 차기 이사장도 유력시되는 상황이다.
방송계 관계자는 “기업 마인드로 무장한 삼성맨이 MBC 사태에 나서게 되면서 적잖은 파장이 나올 것”이라며 “MBC 파업을 종결시키려는 정부의 의지가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은 지난 3월호 신동아 인터뷰에서 “MBC 김재철 사장이 ‘큰 집’에 불려가 조인트 까이고 매도 맞아 인사가 만들어졌다”고 밝혀 파문이 일자 같은 달 자진 사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