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아이패드를 곧 출시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저기서 이렇게 해석할만한 징후들이 나오면서 초읽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마저 나오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애플의 아이패드 출시 국가에서 KT가 제외되고, 아이패드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3G→와이파이 무선인터넷 공유기’ 에그(단비)를 출시하는 등 크게 네 가지 측면에서 KT가 아이패드를 출시할 것이란 분석이다.
#1. 애플, 아이패드 출시국가서 한국 제외…왜?
애플은 지난 8일(한국시간) 태블릿PC인 아이패드를 오는 28일부터 독일, 영국, 이탈리아, 일본, 스페인, 스위스, 캐나다, 프랑스, 호주 등 9개국에서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7월부터 네덜란드, 뉴질랜드, 룩셈부르크, 멕시코, 벨기에, 싱가포르, 아일랜드, 오스트리아, 홍콩 등 9개국에서 아이패드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지만, 한국은 제외됐다.
애플은 지사를 두고 있는 다른 다국적 기업과 달리 모든 나라의 유통망을 본사가 직접 관리한다. 애플코리아 역시 지사가 아닌 애플의 한국부문이다.
따라서 애플이 4개월여 만에 아이폰을 60만대나 판매한 한국을 아이패드 출시국가에서 제외했다는 것은, 다른 유통경로가 논의되는 것으로 해석돼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즉, 애플의 한국부문인 애플코리아가 아닌 제2의 유통사, 통신사가 판매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제2의 유통사로 KT를 지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애플 본사가 발표한 것 외에는 더 이상 언급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한국이 출시국가에 포함되지 않은 만큼 애플코리아에서 아이패드를 판매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2. KT, 3G→와이파이 변환 무선공유기 애그(단비) 출시…왜?
KT는 9일 3G WCDMA를 와이파이(Wi-Fi)로 변환해 주는 에그(단비)를 선보였다. 최근 와이파이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의 증가로 휴대폰에서 저렴하게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와이파이의 커버리지 확대가 통신업계의 핫이슈이지만 출시 시점이 공교롭다.
또 에그(단비)는 제조사인 웨이브텔레텍이 KT와 함께 새로 출시한 제품이 아니라 이미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던 상품을 에그 브랜드를 붙여 에그(단비)로 내놓았다.
에그(단비)는 주 용도가 3G 휴대폰에 연결해 테더링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인데, 동영상 같은 대용량의 파일의 구동은 어렵지만, 텍스트 파일이나 메일, 폰뱅킹 등은 원활히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에그(단비)를 휴대폰에 연결해 테더링 서비스를 이용하면 아이폰, 아이패드, 쇼옴니아 등에서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또 반대로 3G 아이패드에 연결해 테더링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웨이브텔레텍 홈페이지에는 아이패드에서 테더링을 이용하는 동영상이 올라와 있다.
웨이브텔레텍의 한 관계자는 “보통 휴대폰에서 이용하는 테더링 서비스는 케이블이나 블루투스 등을 연결해야 돼 불편하지만 단비는 휴대폰에 꽂기만 하면 된다”며 “또 아이패드의 테더링을 지원하기 때문에 찰떡궁합이고 아이폰에서도 테더링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라고 밝혔다.
KT는 노트북이나 PMP 등의 단말에서 저렴하게 무선데이터를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에그(단비)를 출시했다는 설명이지만, 이용자가 가장 많이 분포한 서울·수도권 지역에서 기존 와이브로 에그를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낮다.
KT가 현재 서울·수도권의 와이브로 커버리지를 내년까지 전국 84개시로 확대할 예정이라는 점에서는 더욱 그렇다.
오히려 와이브로의 인빌딩 중계기 투자 없이 실내에서도 에그(단비)를 이용해 아이패드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려는 목적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3. KT, 경쟁사 스마트폰 물량공세 돌파 해법
SK텔레콤이 올 2분기까지 총 10종의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이 중 9종의 단말을 독점 출시할 계획이어서, 올 하반기 KT나 통합LG텔레콤의 스마트폰 라인업은 열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준비한 갤럭시S에 대한 기대가 남다른 상황에서 이 모델마저 SK텔레콤의 독점 출시가 예정돼 있어 경쟁사들은 울상을 지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KT가 이 같은 경쟁상황의 돌파구를 아이패드로 삼고 반전을 꾀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고, 경쟁사인 SK텔레콤마저도 이를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한 SK텔레콤 관계자는 “올 하반기 KT가 아이폰의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아이패드를 출시하는 것밖에 해법이 없다”며 “조만간 KT가 아이패드를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삼성전자와의 관계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는 이유 중의 하나도 아이패드 출시 때문 아니겠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KT가 합병 1주년 맞는 6월을 전후에 아이패드 도입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해석이 우세하다.
#4. KT, 아이패드로 교육사업 본격화?
KT가 오는 6월부터 앱스토어 형태로 서비스하는 전자책 서비스인 ‘쿡 북카페’는 기성작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글을 써서 판매할 수 있다. 애플의 도서콘텐츠 서비스인 ‘아이북스’와 유사하다.
당초 KT는 교보문고에 MVNO(가상이동망사업자)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었지만 방침을 바꿔 직접 전자책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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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KT는 앱스토어 형태로 제공하게 될 콘텐츠를 전자책 단말기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또 TV 앱스토어와 연동시켜 IPTV에서도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방침이다.
KT 측은 “대형서점이나 출판사와의 제휴만으로 전자책 사업의 한계가 있어 쿡 북카페 서비스를 시작했다고”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KT의 이 같은 행보를 가장 먼저 아이패드를 도입할 징후로 보고 향후 교육 콘텐츠 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